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전자상거래가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동시에 전자상거래 기업은 시가 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한국도 폭풍 전야의 이커머스 시장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유통 대기업의 대단위 투자와 함께 기존 이커머스 사업자와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포털 사업자도 가세해 시장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전망할 수 있는 것은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디어SR은 이번 기획을 통해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나름의 차별화 전략을 세우고 있는 사업자들과 전체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편집: 권민수 기자

신세계, 롯데, SK 등 국내 공룡 대기업들이 이커머스 1등 자리를 거머쥐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정체된 오프라인 시장과 달리 온라인 쇼핑은 급성장하고 있다.  2018년에는 100조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통산업 규모는 약 300조 원이다. 온라인 시장이 무려 전체 유통산업의 삼 분의 일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이커머스 시장을 잡기 위해 수조 원의 투자도 불사하는 이유다.

증가하는 온라인 쇼핑 거래액. 2017년부터 2018년 7월까지 1년 동안 꾸준히 성장했다. 제공: 통계청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에 1조를 투입하겠다고 지난 1월 발표했다. 신세계는 자체 이커머스 전담 법인을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외국계 투자운용사 사모펀드 어피니티·BRV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커머스를 전담하는 신설 법인을 올해 말에서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재 법인 설립은 문제 없이 진행 중이다. 법인 설립 후 투자 방향성 등 세부적인 내용은 정해지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2023년 현재의 5배 규모인 10조 원의 매출을 달성하고자 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플랫폼은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여러 브랜드를 통합해서 볼 수 있다는 점과 물류센터를 두고 있어 신선식품도 당일배송 가능하다는 점에서 타 브랜드와 차별점이 있다고 본다. SSG닷컴, 이마트몰 등 현재 가지고 있는 브랜드가 상당한 파워가 있다고 봐 이를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3조 원을 이커머스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지난 8월 발표했다. 롯데쇼핑은 롯데닷컴, 엘롯데, 롯데면세점, 롯데하이마트, 롯데마트, 롭스 등 계열사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할 계획이다. 목표는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 원 달성이다.

이커머스 성장을 전담하는 e커머스사업본부도 지난 8월 1일 출범했다. 인공지능(AI) 플랫폼 기반의 보이스 커머스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2020년 통합 쇼핑몰 '롯데 원 앱(Lotte One App)'을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그 전신인 '투게더 앱(Together App)'을 내놓고자 한다. 

롯데쇼핑은 2015년까지 약 29조 원의 매출을 유지하다 2016년 하락하면서 2017년에는 18조 원까지 내려앉았다. 영업이익도 8,500억 원에서 5,299원으로 줄었다. 2017년에는 적자를 봤다. 매출과 이익이 꾸준히 줄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쇼핑은 흑자 전환을 위한 무기로 이커머스 확대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동종업계 경쟁자에 비해 한 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타 유통기업과 비슷한 행보를 보여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SK플래닛도 7월 11번가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했다. 11번가는 H&Q코리아로부터 5,000억 원을 투자 받아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5,000억 원 중 국민연금이 3,500억 원, 새마을금고가 500억 원을 투자했다. 수 년 간 적자를 내고 있는 11번가에 국민연금이 투자한 것은 국민연금이 11번가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라 풀이된다. 

11번가 분사 후 SK텔레콤에서 AI서비스를 총괄한 이상호 사장이 신임대표로 왔다.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AI 음성검색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발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지난 3일 출범식에서 "11번가는 쇼핑정보 취득, 상품 검색, 구매 등 쇼핑과 관련한 모든 것을 제공하고 판매하는 '커머스 포털'로 진화할 것"이라 말했다. 

이커머스 기업들의 목표는 비슷하다. 미국의 아마존처럼 절대 강자가 되어 이커머스 시장을 독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승자를 향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쿠팡, 위메프, 티몬은 2013년부터 적자 사업을 이어가며 출혈 경쟁을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쿠팡의 적자규모는 6,000억 원을 돌파했다.

다만, 대기업 투자로 온라인 쇼핑이 성장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온라인 쇼핑은 아직도 성장하고 있고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파이가 아직 남아 있다. 신규 플레이어들이 참가하면 기존 플레이어들이 돈을 더 들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단기적으로 손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파이의 확장을 가져온다. 오프라인만 이용하던 고객을 온라인으로 끌어오는 것이 이커머스 기업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폭풍전야 이커머스 시장 ①] 100조 시장의 성장과 경쟁
[폭풍전야 이커머스 시장 ②] 승자 향한 유통 공룡들의 '전쟁'
[폭풍전야 이커머스 시장 ③] 우위 점한 뉴페이스 쿠팡 티몬 배민의 전략
[폭풍전야 이커머스 시장 ④] 온라인 vs 오프라인 전쟁 승자는?
[폭풍전야 이커머스 시장 ⑤]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네이버&카카오
[폭풍전야 이커머스 시장 ⑥] 기업이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
[폭풍전야 이커머스 시장 ⑦] 인터페이스 전쟁
[폭풍전야 이커머스 시장 ⑧] AI·VR 이커머스 권력 재편할 신기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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