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리용남 내각부총리는 남측 경제인과의 만남에서 철도협력과 수산업을 강조했다.
18일 오후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은 인민문화궁전에서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와 면담을 가졌다. 이날 면담 주요 내용은 언론 등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제사회 대북제재라는 변수가 있는만큼 구체성을 띈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큰 틀에서 남북경협에 대한 서로간의 공통된 이해관계를 재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이날 북측에서는 리용남 내각부총리, 방강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조철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용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황호영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지도국장 등 총 6명이 자리했다.
남측에서는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구광모 LG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오영식 코레일 사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웅 쏘카 대표, 장병규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태원 SK 회장,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리용남 내각부총리는 "처음 뵙지만 다 같은 경제인이고 통일을 위한 평화번영을 위한 지점이 같아 마치 구면인 것 같다"는 인사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특히 리 부총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의 기본 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인데, 평양역 건너편 새로 지은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써져 있는 것을 보았다. 이게 한민족이구나라고 느꼈다"라는 인사말에 "우리 이재용 선생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던데.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화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리 부총리는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철도공사 사장이 기차를 타고 (평양에) 와야 하는데, 앞으로 한반도 평화가 정착돼 철도도 연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현재 우리 북남관계 중 철도협력이 제일 중요하고 제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1년에 몇 번씩 와야 할 것이다"라며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전했다.
남북간 철도연결은 지난 6월 남북철도협력 분과회담이 열려 남북간 공동연구조사와 현장점검에 착수한 사안이다. 2차 회의 역시 지난 8월 진행된 바 있다.
이어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이 "2007년 민간 교류 차원에서 평양에 왔었다. 서해, 동해, 남해를 그야말로 어망으로부터 통일하자는 제안을 받고 개성공단에 어망을 들고 들어가 활동을 하게 됐다"고 말하자, "수산업 발전이 매우 중요하다. 생산 위주의 수산업에서 자원보유의 수산업으로 가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북한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외에도 리 부총리는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의 소개에 "새 시대 사람"이라며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이렇듯 북한 측이 남측 경제인과의 만남에서 적극적인 경제협력 의사를 표현한만큼, 우리 정부가 그리는 한반도 신 경제지도에도 한 발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또 우리 정부의 신경제벨트 구상에 주요 축인 철도·도로의 연결과 수자원·산림자원에서의 협력에 대한 북측의 공통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의미를 가진 만남이었다.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교수(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분과의장)는 19일 미디어SR에 "이번 만남은 기업 측에서도 충분히 이득이 되는 만남이었다고 본다. 우리 경제인들이 앞으로 논의될 북측과의 경제협력에 있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비단 경제인 뿐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에 좋은 기회가 되는 방향으로 구체적 논의들이 흘러가야 한다"고 전했다.
경제인들은 19일에는 오전 10시 두 정상간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황해북도 송림시 소재 양묘장을 방문하게 된다.
한편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재벌 총수들이 평양을 찾은 배경에 북측의 메시지가 있었나라는 질문에 "경제인들의 방북과 관련해서 북측의 요청이 있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전적으로 우리 정부에서 결정을 한 사안이다. 남북관계의 미래를 위해 경제인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경제인들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이전에 있었던 모든 정상회담에서 경제인들이 다 같이 참여를 했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경제 MOU 체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MOU는 이번에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지금 남북 간에 진행해오고, 논의하고, 논의를 이제 막 시작한 그런 여러 협력 분야에 있어서 대화들을 더 진척시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