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82년생 김지영'에 쏟아지는 맹비난, 혐오의 연장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쏟아지는 맹비난, 혐오의 연장
  • 권민수 기자
  • 승인 2018.09.1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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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유미 씨(왼쪽)와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 제공: 숲엔터테인먼트, 민음사
배우 정유미 씨(왼쪽)와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 제공: 숲엔터테인먼트, 민음사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제작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개봉도 하기 전 일부 남성들을 중심으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원작은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으로, 민음사에서 2016년 출간돼 약 100만 권이 팔린 베스트셀러다. 

배우 정유미 씨가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출연하기로 하자 정 씨의 SNS는 악성 댓글로 난장판이 됐다. "실망이다", "앞으로 정 씨의 작품을 보지 않겠다"며 정 씨를 거부하겠다는 댓글이 수백 개다. 이들은 정 씨에게 "커리어에 확실한 오점 하나 찍는다", "영화는 당연히 보이콧 당할 것이고, 정유미 나오는 프로그램 모두 보이콧할 것"이라며 비난을 가했다. 정 씨에게 욕설과 성희롱을 하는 댓글도 목격됐다. 

평점 테러도 일어났다. 현재 '82년생 김지영'의 네이버 영화 평점은 4.75점이다. 개봉하지도 않은 영화에 1,535명이 평점을 줬다. 1점을 줘 평점을 낮춘 이들은 '성갈등이 더 심해지는 지금 불을 더 지피는 영화'라며 비난하고 있다. 반면, '여성의 현실을 담은 영화라 기대된다'며 긍정적인 기대평을 남긴 이들도 있었다.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자신을 19살 남학생이라 밝힌 청원자는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영화화를 막아달라는 청원을 12일 올렸다. 그는 여성이라는 특정 성별이 바라보는 왜곡된 사회에 대한 가치관이 보편화되어서는 안 된다며 '82년생 김지영'이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할 성평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82년생 김지영'이 소모적인 성갈등을 조장하므로 영화화에 반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반응은 백래시(사회적 변화에 반발하는 심리 및 행동)에 가깝다. 남정숙 인터컬쳐 대표는 미디어SR에 "최근 미투운동 등으로 권위주의를 타파하는 움직임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처럼 제작되지도 않은 영화에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며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일러주는 것은 권위주의로 회귀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예술은 사회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는 한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제작된 결과물이 사회적인 기준에 못 미치면 잘잘못을 얘기할 수 있지만 제작도 하기 전에 방향성을 제시하고 일방향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극단으로 가는 것 같다. 강박적인 반응으로 보이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현재 사회적으로 성 관념이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전체적인 흐름으로 봤을 때 갑론을박은 좋은 현상이지만, 이 과정에서 인격∙평등 등 변하지 않아야 할 가치는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82년생 김지영'은 현재 여성이 겪는 여성혐오와 그 윗세대가 겪은 가부장제의 폐해를 담담히 써내려간 소설이다. 소설 속 김지영은 어쩌다 한 번 아이를 데리고 나와 커피 한 잔 마셨다고 '맘충' 소리를 듣는 등 여성들이 직접 듣고 겪는 아픈 일들이 담겨 있다. 

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82년생 김지영을 안아주십시오"라는 문구와 함께 '82년생 김지영'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일부 반발과는 상관 없이 영화 제작은 계속될 예정이다. '82년생 김지영'을 제작하는 '봄바람 영화사'는 미디어SR에 "저희의 본분은 제작을 잘해서 좋은 영화를 보여드리는 것이다. 좋은 영화를 만들어서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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