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홍봉석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 구혜정 기자

쌍용자동차 노사가 9년만에 해고노동자 119명 전원을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쌍용차는 어제 저녁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재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쌍용차 기업노조와 교섭을 통해 복직 잠정 합의에 도달하고 오늘 오전(14일) 10시 광화문 경사위 회의실에서 합의문을 발표했다.

쌍용차 노사는 복직 대상 해고자 119명을 2018년 말까지 60%를 채용하고 나머지 해고자를 2019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2019년 상반기 대상자 중 부서 미배치자는 2019년 하반기까지 부서 배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또, 중재에 나선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무급 휴직자를 대상으로 교육 훈련을 제공하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본 합의와 동시에 회사를 상대로 한 2009년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한 집회와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지난 2015년 단계적 복직을 합의했으나 충분한 판매가 이뤄지지 않아 여건상 어려움으로 복직 시점을 확정하기 어려웠으나 올해 4천억 정도 자금을 투입하면서 신차 개발을 하고 생산시설 보완을 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전체적으로 100% 충원할 수 있다는 판단에 이번 합의를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사장은 "쌍용차 직원들의 60년 넘는 SUV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쌍용자동차를 글로벌 시장의 SUV 브랜드로 만들어 보고자 하는 꿈을 갖고 열심히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은 "교섭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노력을 기울여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손해배상 철회 와 남은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고 노조 측도 회사 도약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성현 경사위 위원장은 눈물을 흘기며 "119명의 해고 노동자들이 쌍용자동차를 살리고 노사관계를 살리는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한다. 해고 노동자들 뿐만아니라 이 자리에서 10년 동안 가정을 지켜주신 가족들에게도 정부를 대신해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쌍용차 해고 사태는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차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여파로 쌍용자동차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노동자들 고용문제를 방치하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2015년 쌍용차 노사는 2017년 상반기까지 단계적 복직을 합의한 바 있으나 채용과 관련해 새로운 차종이 나오거나 근로조건 변경으로 인한 결원에 따라 인원을 충원하기로 하면서 일부 해직자는 복직하지 못하고 잔류할 수 밖에 없었다.

왼쪽부터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홍봉석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 구혜정 기자

쌍용자동차 금속노조지부 김정욱 사무국장은 미디어SR에 "복직과는 별도로 국가 공권력의 폭력에 대한 진상조사를 통해 국가에 책임을 물어야 할 부분이 남아있다. 2009년 살인 진압 당시 어느 누구도 책임 지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경찰이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2009년 쌍용차 파업 강제 진압 작전을 펼치면서 공권력을 과잉행사해 파업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합의를 위해 정부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 회장을 만나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에 관심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쌍용차 노사 측 중재에 적극 나서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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