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 작가가 평균 2억2000만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일부'의 이야기다. 대기업 임원에 버금가는 네이버 웹툰 작가와 달리, 웹툰 작가의 68.7%가 연 소득 3천만 원 미만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웹툰은 2017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1년간 자사 작가의 수입을 분석한 결과 1인당 연평균 2억2천만 원을 받는다고 11일 밝혔다. 데뷔 1년 미만 신인 웹툰 작가는 연평균 9,900만 원을 받는다. 작가 개인적인 외부 활동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화려한 연봉은 대형 플랫폼에 연재하는 작가들의 이야기다. 다른 중소형 웹툰플랫폼에서 연재하는 작가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만화웹툰작가 68.7% 연 소득 '3천만 원 미만'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웹툰 작가실태 기초조사'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8월 발표한 '만화∙웹툰 작가실태 기초조사'에 따르면, 만화∙웹툰작가 761명 중 2017년 연간 총수입이 '3천만 원 미만'인 사람이 68.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1천만 원 미만을 받는 이들은 24.7%나 됐다. 

한편, 5천만 원 이상을 받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16.8%로 웹툰작가들 사이에서도 소득 격차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창작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도 작가가 부담해 순수입은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가의 36.4%가 작업을 돕는 어시스턴트를 고용하고 있었다. 어시스턴트는 작가 본인이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웹툰 작가는 휴재 시 원고료가 없다. 캐릭터 상품 등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안정적인 수입이라 하기는 어렵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작가는 미디어SR에 "연재를 준비할 때마다 3~6개월 시간이 걸린다. 그동안 실업급여도 안 나오고 먹고살 수 있는 장치가 없다. 계약이 안 되면 또다시 3~6개월의 차기작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고 말했다. 작가마다 다르지만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 동안 수입 없이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 

게다가 웹툰 작가들은 대부분 근로계약이 아닌 프리랜서로 계약해 4대보험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작가의 61.9%가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고, 가입한 경우도 건강보험이 대부분이었다. 4대 보험에 가입하고 창작 활동을 하는 경우는 8.3%에 불과했다. 웹툰 작가는 안정적으로 직업 활동을 하기 위한 사회적 보장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는 결과였다. 

이처럼 네이버 웹툰 등 대형 포털 사이트 소속이 아닌 작가들은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만화∙웹툰 작가실태 기초조사'에 참여한 작가들은 창작 활동과 관련해 가장 만족하지 못하는 것을 '보수 내지 소득', '복리후생'으로 꼽았다.

네이버 웹툰 캡처

연봉 2억2천만 원? 네이버의 힘... 신인 작가 처우 '열악' 

네이버 웹툰의 연봉 2억2천만 원은 작가의 역량도 한몫했지만, 플랫폼의 힘이 컸다. 네이버 웹툰은 웹툰계 트래픽 1위로 가장 많은 독자를 보유하고 있어 작가들이 독자를 확보하기 쉽다. 또, 원고료뿐만 아니라 미리보기, 완결보기, 드라마화 등 다양한 수입원이 생겨 작가 수입도 늘었다. 

네이버는 작가들이 작품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동기가 된다고 봤다. 네이버 홍보실 관계자는 12일 미디어SR에 "높은 수익을 보장함으로써 작가들이 작품활동에 매진할 수 있다고 봐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작가들이 네이버나 다음 등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연재를 원하고 있다. 

한 웹툰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네이버가 트래픽이 많으니 거기에 상응해 높은 유료 매출이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네이버도 기본 원고료가 높다고 보기는 어려워 미리보기, 완결작 결제 등 유료 결제가 많았을 것"이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네이버 웹툰 작가들의 수입만 보고 모든 작가들의 수입이 이처럼 높을 것이라 생각할까 봐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수입은 절대 일반적이지 않다. 물론 작가들의 역량도 있겠지만 트래픽이 높은 '네이버라서' 높은 수입을 얻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실제 타 플랫폼 연재 작가들의 수입은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다. 특히나 신인 작가의 경우 더욱 그럴 것"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나 네이버가 아닌 타 플랫폼의 신인 작가들의 소득이 적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인 작가들은 인지도도 많이 떨어지고, 인지도에 따라 (소득) 격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들의 소득 보장을 위해) 완결하고 나서도 유료화를 해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웹툰업계 관계자는 "현재 웹툰, 만화 창작가들에 대한 본격적인 실태 조사를 하고 있는 단계다. 문체부와도 함께 정책 논의를 하고 있다. 정책의 기준은 가장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신인 작가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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