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론칭된 나이키 30주년 광고의 대표 이미지: 콜린 캐퍼닉(Colin Kaepernick)이 이번 캠페인의 주인공으로 선정되면서 나이키 보이콧 운동이 촉발되었다. 출처

최근 나이키의 Just Do It의 30주년 기념 광고가 론칭되었다. 여러 스포츠 선수들의 이미지에 “어떤 가치를 믿는다. 그것이 모든 것에 대한 희생을 의미할지라도(Believe in something. Even if it means sacrificing everything)”라는 광고 문구가 삽입되어 있다. 그리고 그 유명한 나이키의 상징적인 브랜드 로고(Swoosh)가 Just Do It 문구와 함께 보인다.

그런데 이번 캠페인의 대표 이미지가 문제로 떠오르면서 론칭 하루만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보이콧 움직임까지 나왔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대표 이미지로 선정된 컷의 광고 모델 때문이다.

도대체 이 광고 모델은 누구이길래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일까? 이번 나이키의 상징적인 광고 모델로 기용된 주인공은 바로 콜린 캐퍼닉(Colin Kaepernick)이다. 콜린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팀의 쿼터백(Quarterback)으로 유명한 풋볼 선수다. 그런데 콜린은 2016년 NFL(미국 풋볼 리그: National Football League) 경기에서 흑인들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반대의 의미로 미국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무릎을 꿇는 행동을 취했고, 콜린의 행동에 그와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이 동참하면서 당시 사회적 이슈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후 NFL에 의해 블랙리스트로 선정이 되어 여러 불이익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여러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지금까지 선수로 활동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된 이슈로 NFL과의 소송도 진행 중이다.

캐퍼닉이 지난 2016년 NFL경기에서 불평등에 대한 반대의 의미로 무릎을 꿇은 장면. 출처

그런데 이번 광고 모델 선정에 대한 여파가 생각보다 크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까지 트윗을 통해 이번 나이키의 모델 선정 결정에 대한 실망감과, 캠페인이 시사하는 메시지가 심각할 정도로 부정적이라는 표현을 남겼다. 론칭 뉴스가 나온 지 하루도 안 되어서 화가 난 일부 소비자들은 나이키 상품을 불태우는 장면까지 SNS에 공유하는 등 그들의 격한 감정을 표현했다. #BoycottNike와 #JustBurnIt이 트윗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9월 3일 나이키 30주년 광고가 론칭된 후 하루 안에 SNS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나이키 보이콧 움직임. 출처

#소비자는 그들의 신념을 소비 행동으로 표현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상품들을 ‘구입’하고 ‘소비’하는 당사자로서 많은 상품 ‘구입’결정을 내린다. 아침에 이를 닦을 치약은 무슨 브랜드 제품을 구입할지, 출근 복장으로 어느 브랜드 옷을 살지, 점심은 무엇을 먹을 것이며, 주말에는 어디 극장에 가서 어느 영화를 볼지 등등. 그야말로 소비와 관련된 결정 과정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우리가 이렇게 결정하는 소비 행동은 일반적으로 우리의 신념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매번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소비자 A는 X라는 브랜드를 좋아하기 때문에 X브랜드 상품을 구입한다’라는 명제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그 좋아한다는 의미에는 단순히 상품이 좋다는 의미 외에도 그 브랜드가 추구하는 신념, 가치 등에 대한 평가를 포함한다. 반대로 ‘소비자 A가 X라는 브랜드의 신념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X브랜드 상품을 보이콧(boycott)하고 다른 브랜드 상품을 구입한다’ 역시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명제다.

미국에서 탐스 슈즈(TOMS shoes)나 더 어니스트 컴퍼니(The Honest Company) 같은 브랜드들이 짧은 시간에 성공한 이유 중의 하나도 이들 브랜드의 신념에 동조하는 소비자들의 상품 구입 덕분이다. 특히 제시카 알바가 공동창업한 The Honest Company는 제시카 알바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본인의 아이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유아 상품을 만들어야 겠다는 브랜드 스토리, 그리고 그녀가 강조하는 여성 리더로서의 역할이 여성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더 각광을 받았다. 상품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있어서 약간의 우여곡절을 겪어온 상황이긴 하지만, 올해 추가 자본을 확보한 후 유럽 진출을 추진 중이다.

소비자들은 이처럼 ‘소비 결정=브랜드 지지 의사’ 표현으로 이용한다. 그런 의미에서 소비자의 역할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중요하고, 그 중요성은 점차 커져간다. 물론 브랜드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던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던 그것은 소비자 개인의 자유고 존중받아야 하는 권리이기도 하다.

#나이키의 용기 있는 선택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나이키의 이번 30주년 기념 광고 모델 선정은 상당한 위험 부담을 동반하는 것이었다. 그만큼 미국에서 인종, 그리고 차별에 대한 논의는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그들의 선택이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겠지만 그래도 과감히 밀어붙인 모양새다. 이에 이를 반대하는 소비자들은 격분했고, 그들의 보이콧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이같은 극심한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경우에 얼마나 많은 브랜드가 자신들이 믿는 방향으로 광고 제작을 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타겟 소비자들로부터 최대한의 호의적인 반응과 상품 구입을 유도하기 위해서 보다 안전한 모델을 선택하고 광고를 제작하지 않을까?

어찌 되었던 어제 론칭된 나이키 광고의 문구와 콜린의 신념을 둘러싼 행동과 너무 잘 들어맞는 느낌이다. “어떤 가치를 믿는다. 그것이 모든 것에 대한 희생을 의미할지라도”. 그의 지난 몇 년간의 길을 너무도 잘 표현했고, 나이키는 이러한 신념에 힘을 실어주는 광고를 론칭하며 나이키 브랜드의 정체성(Brand Identity)를 확인시켜 주었다.

광고 모델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하는 소비자들, 그리고 그들의 보이콧 운동이 예상되었음에도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던 나이키. 이번 주말에는 오랜만에 나이키 매장에 들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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