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네트워크
백종원의 네트워크
  • 권민수 기자
  • 승인 2018.09.0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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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요리 연구가, 외식업 경영자 겸 방송인이다.

자신을 '요리탐구가'라고 소개한다. 그는 경영인으로만 불리기도, 주방장으로만 불리기도 원치 않는다. 음식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목표로 삼는 사람이 곧 백종원이자 요리탐구가다. 

1993년 쌈밥집을 오픈한 뒤 크게 성공했다. 이후 창업 실패와 성공을 반복했다.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외식업 회사 더본코리아를 매출 1,700억 원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0410, 새마을식당 등 수십 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전국 1,300여개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성공의 배경에는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끊임없는 음식 탐구가 있었다. 그는 44세 때 VJ 특공대에 젊은 창업가로 출연해 "식당으로 성공하려면 주방장만큼 요리해야 한다. 내가 하는 매장은 모두 내가 직접 개발한 거다. 메뉴를 100개 개발하면 써먹을 수 있는 메뉴는 2~3개다. 그만큼 메뉴 개발이 어렵다"며 음식에 대한 엄청난 열정을 보였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음식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백종원이 방송에서 쏟아낸 마법 같은 레시피들은 이런 연구가 뒷받침되었기에 나올 수 있었다. 백종원은 기존 요리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방식의 레시피를 소개했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맛있는 결과물이 나와 요리에 재미를 붙일 수 있는 레시피. 사람들은 열광했다. 구수한 말투, 푸근한 웃음, 재치 넘치는 입담 등 백종원이 가진 매력도 한몫했다.

이제는 '장사' 노하우를 널리 알리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2013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자영업자들을 만나 장사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장사이야기' 프로그램을 해왔다. 2018년부터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해 위기에 몰린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갑질 근절을 외치는 공정거래위원회와 백종원은 비슷한 코드를 갖고 있다. 바로 '상생'이다.

지난 3월 16일 열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프랜차이즈 대표 간의 간담회에서 백종원은 빽다방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납품가의 가격을 인하하고 고정로열티를 10% 낮췄다고 밝혔다. 당시 백종원은 "바잉 파워(buying power)와 장기계약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협력업체를 통해 가격을 최대한 낮출 수 있었다. 이렇게 생긴 수익을 본사만의 수익으로 취하지 않고 가맹점과 같이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종원은 이날 김상조에게 팬이라 고백하기도 했다. 백종원은 김상조에 "개인적으로 팬이다. 앞으로 투명하게 경영하고 가맹점주로부터 저희를 더 믿고 본업에 충실할 수 있게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조는 옆에서 고객을 끄덕이며 흐뭇하게 미소를 띄웠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6월 백종원을 직원워크숍 강사로 초청했다. 프랜차이즈 갑질을 잡아내기 위해서는 우선 프랜차이즈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이에 공정위는 프랜차이즈 전문가 백종원과 질의응답 형식의 토크쇼를 기획했다. 공정위의 피감기관인 더본코리아의 대표 백종원이 공정위에 강사로 가는 게 말이 되냐는 비판도 있었다. 

백승탁

백종원의 아버지. 충남도 교육감을 지냈다. 백종원의 할아버지는 예산고와 예화여자고등학교가 있는 예산학원 설립자로 알려져 있다. 교육자 집안이다. 백종원도 예산고 이사장 직위를 갖고 있다.

백승탁은 백종원이 교육자가 되어 사학재단을 운영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백종원 교육에 큰 뜻이 없었다. 백종원은 저서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에서 아버지에게 "교사가 되지 않겠다. 앞으로 사학재단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재단을 잘 운영하기 위해서라도 난 사업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백종원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버지가 반찬투정이 심했기 때문. 반찬 중 없는 걸 찾아내 왜 이건 없냐, 며 투정했다고 한다. 백종원은 이런 집안에서 자라 음식과 요리에 대한 남다른 시각을 갖게 됐다며 아버지께 감사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백승탁은 결국 백종원의 발목을 잡았다. 백승탁은 2015년 7월, 백종원이 MBC 방송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 한창 인기를 얻고 있을 때 성추행 스캔들을 터뜨렸다. 골프장 캐디를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아버지의 성추행 스캔들이 터지자, 백종원은 마리텔에서 잠정 하차했다. 당시 마리텔에 출연한 백종원의 어두운 표정을 보고 시청자들 간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실시간으로 올라온 악성 댓글을 보고 백종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는 등. 백종원은 마리텔 복귀 후 "악성 댓글이 때문이 아니다"라며 당시 요리 때문에 깊게 생각하느라 그렇게 보였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본인은 웃고 있는 줄 알았는데 방송으로 보니 표정이 어두워 보였다고 멋쩍어했다. 백승탁의 성추행 혐의는 무혐의로 결론 났다.

소유진

배우. 2000년 SBS 드라마 '덕이'로 데뷔했다. 백종원의 부인이다. 백종원이 방송에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 백종원은 '소유진 남편'으로 불리곤 했다. 

배우 심혜진의 소개로 만났다고 한다. 심혜진은 소유진과 백종원의 느낌이 비슷해 만나보면 괜찮을 것이라고 봤다. 그의 판단은 정확했다. 15살 나이 차이가 나지만 결혼에 골인했고,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며 부부의 연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는 셋.

축복받아야 할 결혼이지만, 사람들은 이들의 결혼에 삐딱한 시선을 보냈다. 관계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악성 댓글과 루머가 쏟아졌다. 특히 15살 나이차가 공격 대상이 됐다.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백종원이 마리텔에 출연해 한 말로 그간의 고생을 짐작할 수 있다. 백종원은 마리텔 시청률 1위에게 주어지는 자기 PR 시간을 통해 "와이프하고 정말 사랑하고 잘 살고 절대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그런 거 전혀 없다. 좋은 사람이고 착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와이프 좀 예뻐해 달라"며 떨리는 진심을 전달했다. 자기 PR 시간 1분 중 무려 40초를 소유진을 위해 썼다. 나보다 배우자를 더 위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시청자들은 그 1분 동안 왜 소유진이 백종원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는지 납득했다. 비난의 시선이 따뜻함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남들의 시선이 어떻든 이들은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소유진은 방송에 나와 자랑스럽게 남편을 이야기한다. 가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유진과 백종원을 보면 편안하고, 충만해 보인다.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설탕을 사랑하는 '슈가보이' 백종원의 요리법이 방송에 나오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설탕을 많이 쓰는 것은 외식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런데 백종원은 방송에서 설탕을 아끼지 않고 넣는 모습을 보여줬다. 설탕을 넣어야 맛있으니, 설탕을 넣는 것을 꺼릴 필요가 없다는 백종원의 요리법이 대중에 널리 전파됐다.

이런 백종원의 요리법은 건강, 유기농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공격의 대상이 됐다. 황교익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맛은 도파민을 분비시킨다. 도파민은 갈구의 신경전달물질이다. 쾌락을 불러오는 물질은 아니다. 도파민은 단지 도파민을 분비시킨 음식을 더 먹도록 추동할 뿐이다. 단맛이 음식을 자꾸 입에 넣게 하니 그 단맛의 음식이 맛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단맛은 재료가 부실하거나 조리 솜씨가 없는 이에게는 '환상의 조미료'가 된다. 이 쉽고도 환상적인 단맛의 조리법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렵다. 도파민에 중독되고 마는 것"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부실한 재료의 대중식당이 내는 거의 모든 음식이 '단단단단'으로 구성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렇듯 백종원을 돌려 깠지만, 막상 황교익은 백종원을 디스하는 것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설탕 쳐발라서 팔든 먹든, 그건 자유다. 욕할 것도 없다”며 “문제는 방송이다. 아무 음식에나 설탕 처바르면서 괜찮다고 방송하는 게 과연 정상인가 따지는 것이다. 그놈의 시청률 잡는다고 언론의 공공성까지 내팽개치지는 마시라, 제발"이라는 글을 올렸다.

백종원은 설탕 비판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다.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지적이라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다. 백종원은 중요한 것은 설탕의 양이 아니라, 요리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말한다. 요리에 도전하는 사람이 자신의 요리가 맛이 없어 포기하게 될 바에야, 맛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간의 기준을 세게 맞추는 게 낫다는 것이다.

그도 설탕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 백종원 방송에서 쓰는 설탕의 양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편집이나 일부 표현 등으로 설탕을 많이 쓰는 것처럼 오해받는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백종원이 방송인으로서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게 된 MBC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실시간 인터넷 방송 형식을 따와 패널들이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소통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백종원은 요리하는 '쿡(Cook)방송'을 통해 쉽고도 맛있는 레시피와 구수한 입담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백종원은 마리텔 파일럿 프로그램 때부터 참여했다. 마리텔의 입지를 다지는 데 큰 기여를 해 마리텔의 '개국공신'으로 불린다. 마리텔은 2017년 6월 종영했다.

마리텔 파일럿 프로그램에 처음 출연한 날 백종원은 “저 같은 사람 왜... 여기 나오라 했는지 잘 모르겠는데... 시간 되는 사람이 저밖에 없었나 봐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실시간 채팅 형식도 익숙하지 않았지만 금방 적응했다. 빠르게 올라가는 시청자들의 댓글도 놓치지 않고 답변해 팬들이 '소통왕'이라는 별명도 붙여줬다.

성공한 사업가, 소유진 남편이라는 타이틀을 떠나 백종원만의 이미지를 쌓게 된 계기가 마리텔이었다. 백종원은 자신의 실수도 쿨하게 인정하고 껄껄 웃으며 넘어가는 모습, 구수하게 사투리를 쓰는 모습, 아내에게 복종(?)하는 모습 등 시청자에게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백종원이 마리텔에서 선보인 레시피들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맛도 보통 이상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충 집에 있는 재료들로 어떻게 어떻게 따라 하다 보면 꽤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지니, 주부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많았다. 또, '남자'가 마치 집에서 저녁을 준비하듯 일상적인 요리를 하는 모습이 미디어에 나오자, 남편이 요리를 시작했다는 얘기가 주부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마리텔 이후에도 백종원은 '집밥 백선생', '백종원의 3대천왕', '백종원의 푸드트럭', '백종원의 골목식당' 등 활발한 방송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죽어가는 골목을 살리고 세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담은 SBS 예능 프로그램이다. 백종원이 자영업자들의 멘토로 등장해 가게의 문제를 진단하고 솔루션을 제공한다. 침체된 골목상권을 소비자들이 제 발로 찾아오게 하는 매력적인 거리로 만드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백종원은 음식 장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위생은 어떻게 신경 써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조리 시간이 줄어들 수 있는지, 메뉴 구성과 가격은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수익성은 얼마나 나오는지, 상권은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등 요리뿐만 아니라 장사 전반에 대해 분석하고 조언한다. 방송이 끝나도 자영업자들이 지속적으로 살아나갈 수 있도록 '장사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다. 

골목식당은 출연한 자영업자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장사는 장난이 아니다.' 쉽게 문을 여는 만큼 하루에도 수천 개씩 폐업하는 게 음식점이다. 골목식당은 자영업자들이 어떻게 장사해야 하는지, 그 '기본'을 보여주는 방송이 됐다. 

백종원은 음식점 주인들에게 독설을 내뱉는다. "일주일 밤낮 고민해서 나온 결과가 이거라면 (장사) 하지 마라" 등 수위가 센 발언도 서슴지 않게 나온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불쾌감은커녕 통쾌함을 느낀다. 그만큼 기본기가 없는 자영업자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위생관념이 없고, 오징어를 문어인 것처럼 팔고, 진지한 태도가 없는 자영업자들에게 쓴소리는 당연하다.

백종원의 독설은 쓰고 맵지만, 달다. 그 사람이 장사를 계속 해나갈 수 있도록 만드는 일종의 회초리다. "계속 장사하려면 사장님이 바뀌어야 해요." 따끔한 회초리에는 따뜻함이 숨어 있다.

백종원은 자신이 아는 것을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이미 더본코리아 주최로 백종원이 장사 노하우를 자영업자에게 전수하는 '장사이야기'도 수년 동안 진행해왔다. 마리텔 등 쿡방에서는 자신이 아는 요리 꿀팁을 전파했다. 이제는 장사로 먹고살고자 하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 장사의 기본을 알려주고 있다. 미디어에 출연해 그의 장사 노하우를 알리는 것은 백종원이 행하는 사회적 책임의 일부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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