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영향력 VS 빅히트의 근시안적 CSR 마인드
방탄소년단의 영향력 VS 빅히트의 근시안적 CSR 마인드
  • 배선영 기자
  • 승인 2018.09.04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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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저희가 좋은 일을 하고는 있지만, 홍보 자료로 활용하고 싶지는 않아서요."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에서 CSR은 아직도 "드러내어 자랑하기는 낯 뜨거운 것"에 불과하다. 기업 차원에서의 사회적 책임,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중요성이 연일 대두되는 2018년에 이 같은 마인드는 시대착오적이다.

특히 청소년들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엔터 산업 내에서 CSR에 대한 이런 마인드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 확산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공기업과 민간 기업에서 사회적 책임은 이제 해당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지수를 측정하는 평가 기준이 된다. 기업들이 앞다투며 CSR 전담부서를 만들어 고용을 창출하고 환경, 소외 계층을 향한 기부 등 사회공헌 캠페인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펼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CSR 활동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하는 것이 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된 시대다.

연예인의 사회 공헌 활동이 미치는 파급력은 기업의 CSR 활동 이상의 힘을 지닐 때가 많다. 그러나 국내 엔터 산업 내 CSR은 연예인 개인의 의지에 기대는 측면이 크다. SM 엔터테인먼트와 FNC 등 일부 규모가 큰 엔터 회사들에서 CSR 전담 부서를 만들어 체계적인 활동을 해오고 있지만, 그 외에는 CSR에 대한 인식 수준이 여전히 낮다.

최근 방탄소년단이 한국인 가수 최초로 빌보드 정상에 두 번째 올라 화제가 됐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홍보했다. 하지만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의 사회 공헌 활동을 알리는 것에는 주저하고 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기업 내부의 CSR 활동을 취재하고 싶다는 미디어SR의 요청에 "좋은 활동을 하고 있기는 한데, 홍보 자료로 활용하고 싶지 않아서"라는 답을 전했다. CSR 전담 부서가 있는 다른 기업들에서는 통상적으로 어떤 장기적인 계획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를 설명해주고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타임라인과 활동 내역 등을 공개한다.

서구원 한양사이버대학교 광고미디어학과 교수는 4일 미디어SR에 "최근에 우리 사회에도 인지도가 높은 스타들이 고액의 출연료 등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것을 보고 이에 합당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방탄소년단 역시 최근 빌보드에서의 성적으로 국위선양을 했으니 병역특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그렇다면 방탄소년단이 우리 사회를 위해 어떤 좋은 활동을 했느냐'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라며 "방탄소년단과 같이 우리 사회의 롤모델이 되는 스타들의 경우에는 소속사 차원에서 그들의 사회공헌활동을 중요하게 여겨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서 교수는 또한 "물론 서구권과 다르게 우리나라와 같은 동양에서는 좋은 일을 나서서 알리는 것에 겸연쩍어 하는 문화가 있기는 하다. 또 실제로 그런 일들을 알리고 나서면 의심하는 눈초리들도 있다. 반면, 서구권에서는 그 사람의 행위 속 진정성 유무와는 별개로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모습에 좋은 평가를 내린다"라며 "그렇더라도 기업에서 나서서 좋은 일을 알려서 확산하겠다는 의식을 가져야지만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도 이런 문화들이 심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소속사 차원에서의 미비한 CSR 활동을 최근에는 팬덤이 대신해주는 경향도 생겨난다. 팬들이 자신의 스타 생일에 맞춰 기부를 한다거나, 공연장이나 제작발표회 현장에 쌀 화환을 보내 소외계층을 도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을은 이제 국내 팬덤 문화에서 흔한 일이 됐다. 방탄소년단의 경우에도 세계 아동 청소년 폭력 근절을 위한 러브유어셀프 캠페인을 통해 팬들의 대대적인 참여를 이끌어 그 파급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럴 때일 수록 소속사 차원에서 CSR 체계를 확립해야 할 시기다. 소속사에서 우려하는 일부의 오해는 꾸준한 사회공헌활동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한다. 지난 2016년 오스카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수상 소감 가운데 기후 변화에 대해 언급한 것을 두고 평론가 허지웅이 비아냥 거린 적 있다. 그 때 디카프리오의 진정성 있는 환경 보호 활동을 오래 지켜봐온 팬들이 반격했다. 실제 디카프리오는 지난 1998년부터 재단을 설립해 환경 보호를 위한 기금을 마련해오고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해 환경 인식을 홍보해오고 있다. 환경보호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도 다수 제작하는 등, 그의 꾸준한 활동을 목격한 세상은 일부의 생각없는 비난을 부지불식간에 종식시킨다.

방탄소년단이라는 유례없는 브랜드를 만들어 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역시 근시안적 시각에서 벗어나 기업 차원에서의 장기적이고 진정성 있는 CSR 활동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방탄소년단의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2018년식 방법이자 방탄소년단을 아끼는 팬에 대한 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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