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스튜디오드래곤

현재 tvN에서 방송 중인 드라마 '미스터선샤인' 을 비롯, '아는 와이프', '라이프 온 마스', '나인룸' 등 굵직한 화제작들을 제작한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 9월 첫 주 중 드라마 제작 가이드를 발표한다.

스튜디오 드래곤 관계자는 3일 미디어SR에 "금주 중 주68시간 근로시간 제한 준수 등의 내용이 담긴 제작 가이드를 공표하고 시행할 예정이다"라며 "여기에는 프리랜서 스태프와의 계약방식 개선에 대한 내용도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아직은 상세한 내용까지 대외적으로 이야기 할 상황은 아니다. 공개할 수 있는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앞서 지나 달 27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에 공문을 보내 "주68시간 근로시간 제한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에 적극 동의하며 실행을 위해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왔다. 프리랜서 스태프를 포함한 주 68시간 근로시간 제한 준수, 1일 최대 촬영시간 제한 등이 포함된 구체적 드라마 제작가이드를 차주 내 공표하고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프리랜서 스태프와의 계약방식도 함께 개선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한빛센터가 '나인룸' 제작 스태프로부터 하루 20시간이 넘는 촬영과 겨우 2~3시간의 수면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힌 것에 대한 일종의 회신이다. 

한빛센터는 스태프 제보 내용을 몇몇 언론을 통해 알렸지만 이후 스태프들의 상황에서 나아진 것이 없다고도 전했다. 한빛센터는 "제보자가 제보 이후 하루 24시간 촬영하고 하루 휴차하는 방식으로 스케쥴이 변경돼 더 힘들어졌다고 한다. 또 제작사에서 신고자를 찾고 있다는 말이 들려 보복이 있을까 두렵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기존에 약 이틀에 걸쳐 강도높게 진행되던 노동이 더욱 압축적으로 하루 안에 진행되고 다음 날을 통째로 쉬는 방식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런 식의 노동은 신체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대다수 스태프들이 일급제로 임금계약을 맺은터라 급여 역시도 삭감된다는 점에서 스태프들에게는 오히려 불리하다.

이에 한빛센터 측이 나서 현장방문을 시도했으나, 드라마 현장에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빛센터는 "지난 달 30일 전주에서 진행되는 '나인룸' 제작현장을 방문해 사실확인을 요청했는데 제작사는 이를 거부했다. 감독을 만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 역시 거부했다. 공문을 통해 근로시간 제한에 따른 가이드 등을 공표하겠다고 하지만 제보에 대한 확인을 거부하는 것은 이율배반적 태도다"라고 비난했다.

탁 소장은 3일 미디어SR에 "CJ E&M과 스튜디오 드래곤이 만든다고 하는 가이드 안에는 일일촬영시간 제한의 내용이 반드시 담겨야 한다고 본다. 또 일일촬영시간이 줄어든 것을 이유로 임금 삭감이 있어서도 안될 것이다"고 말했다.

탁 소장은 "비단 CJ E&M 뿐 아니라, JTBC, MBN 등 타 방송사에서도 편법의 형태로 주68시간 근무시간을 지켰다고 말하는 곳이 많다. 주68시간의 취지는 휴식의 보장인데, 3일 압축노동을 시켜 임금도 삭감해버리고 노동자의 건강까지 해치는 형태로 진행한 뒤 이를 지켰다고 말하는 제작사가 여전히 많다"고 전했다.

앞서 한빛센터는 근로기준법 위반이 확인되면 CJ E&M과 스튜디오드래곤의 검찰 고발까지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탁 소장은 "현재도 채증은 진행 중이며, 개선되는 상황이 없다면 채증이 되는대로 검찰 고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이 3일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사와의 첫 산별협약을 체결하는 가운데, 이날 교섭 내용에는 장시간 노동 근절 및 노동시간 축소로 인한 임금 삭감을 막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기본적으로 일일 노동시간은 12시간으로 정해지고 상황에 따라 15시간까지 추가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스태프 협의체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또 어떠한 이유로도 15시간 이상의 노동은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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