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둘러싸고 날선 비판이 연일 터져나온다. 몇몇 언론과 야당이 가세해 소득주도 성장이 경제침체의 근본 원인인 것처럼 몰아가는 모양새다. 정부도 나서 적극 반박을 했고, 소득주도 성장의 기조는 결코 물릴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단단히 날이 서있다.

불을 붙인 것은 최저임금이다. 올해 대폭 상승된 최저임금이 내년 역시 두자릿수 상승한 으로 확정되면서, 영세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셌다. 고융률마저 떨어지면서 정부의 기조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소득주도 성장이 원흉이라는 프레임을 더욱 강력하게 내세울 명분이 생긴 것이다.

미디어SR은 소모적 논쟁에서 벗어나 소득주도 성장의 개념을 다시 되짚을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운 배경과 실제 소득주도 성장 즉 임금주도 성장을 적용한 외국의 사례들을 살폈다. 최저임금이 마치 소득주도 성장의 모든 것이 되어버린 지금의 프레임에 대해 정부의 커뮤니케이션에는 문제가 없었나도 진단했다. 문제의 발단이 된 통계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 논쟁보다 더 중요한 쟁점에 대해 동국대 경제학과 이영환 교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편집자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해 정부의 정책 방향과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 : 청와대

"정책 홍보 자료는 많이 만들어주셔야 퍼트리기 쉽습니다.", "좀 더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어야 합니다. ", "유명 강사의 강의처럼 국민 다수에게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지난 26일 장하성 정책실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130초가량 설명한 영상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취업자 증가수가 둔화되었다는 통계청 발표로 사회적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청와대가 직접 국민과 소통에 나섰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학교 교수는 칼럼을 통해 "정책은 좋은 데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정책 기조가 옳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정책은 성공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의 함정에 빠져있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경제구조의 패러다임 대전환이 될 것이라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왜 추진해야 하는지, 개인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충분한 홍보를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홍보에 나선 것은 소득주도성장을 주제로 첫 국무총리 업무보고를 한 지난 1월 18일. 이후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는 별도 사이트를 개설하고 보건복지부는 문서로 제작해 배포했다. 

문제는 개별 부처에서 대국민 홍보를 하고 있어 홈페이지에서 업무계획은 찾아볼 수 있지만,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 내용은 없다는 점이다. 소득주도성장 관련 커뮤니케이션이 파편화되어 있어 정부가 합심해서 홍보해야 하는 핵심 정책임에도 누구 하나 큰 맥락에서 이해시켜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홈페이지 정책현안 코너에 소득주도성장의 근간이 되는 최저임금, 일자리 관련 항목은 있으나 지난 1월 일자리 안정자금 관련 홍보 영상을 올려 두고 업데이트하지 않고 있다. 장하성 실장이 상세히 설명하기 전까지 그 누구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명쾌히 말해주지 않은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소득주도성장이 뜨거운 관심을 받기 이전까지 관련 정책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구글 트렌드와 네이버 데이터랩 조회 결과 지난 12개월 동안 소득주도 성장 키워드 검색은 거의 전무했으며 언론 보도가 쏟아진 8월 18일을 이후로 크게 늘었다. 

이와 관련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이준구 교수는 미디어SR에 "보수언론의 부채질 때문에 불안 심리가 너무나도 쉽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했다면 좀 더 신중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현명함을 발휘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이유에 의해서든 국민이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하면 정책은 성공을 거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진단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무엇인가?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진단②] 고용∙양극화 쇼크, 모두 소득주도 성장 탓인가?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진단③] 정부, 국민 설득 노력 기울여야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진단④] 이영환 교수 "소득주도 성장 맞지만, 현 정부 거칠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