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네트워크
최태원의 네트워크
  • 이승균 기자
  • 승인 2018.08.1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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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minzada
그래픽. minzada

대한민국 대표 기업 SK의 최태원 회장. 그의 좌우명은 `승부에는 최선을, 결과에는 승복을`. 6년 전 하이닉스 인수라는 최대 승부수를 띄웠고 이는 그의 인생 최대 치적으로 남는다. 이사회 내부에서 대부분 반대하고 나섰으나 "믿어달라. 하이닉스 성공시킬 자신 있다"라며 오랜 기간 설득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SK 그룹 정관에 이윤창출을 빼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넣을 정도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관심이 많고 잘 아는 기업인으로 통한다.

"기존의 껍질을 깨는 파격적 수준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딥 체인지` 핵심이다." 지난 1월 신년사에서 그가 한 말이다. 그가 말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는 기업 경영 성과 측정에 사회적 가치를 포함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실제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사회적 가치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사회적 가치에 관한 연구와 관심은 상당한 수준이다. 이를 토대로 다보스포럼, 보아오포럼 등 굵직한 국제 포럼에 참석해 자신의 이론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열린 주요 기업인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최 회장에게 “직접 사회적 경제란 책을 쓰기도 하고 많이 투자하지 않았느냐”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관심을 가진 것은 최 회장이 2014년 옥중에서 쓴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란 책이다. 계열사 펀드 출자금 유용 등 혐의로 징역 4년형을 받아 2015년 특사로 사면되기 전까지 옥중에서 쓴 책이다.

그의 가족들도 언론이 꾸준히 관심 두는 대상이다.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태원 회장의 차녀 최민정 씨는 해군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최근 중위로 전역했다. 재벌가 여성으로는 처음 있는 자원입대로 화제를 모았다.

 

브이소사이어티
2000년대 대중 노출을 꺼리는 재벌 2·3세가 주축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만든 모임. 최태원 회장이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김준 경방 사장,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등이 주요 회원이다.

정보통신 미디어 기술에 관심 많은 대기업 경영자들과 벤처기업인들이 모여 현장에서 공부하는 모임으로 다른 재벌 사교 모임과 달리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공개 토론회도 진행했다. 

2003년 최 회장이 분식회계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당시 브이소사이어티 회원 전원 이름이 담긴 최태원 구명 탄원서가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SK그룹이 소버린펀드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을 때 브이소사이어티 회원 일부가 최 회장을 도와 경영권 방어를 도왔다는 소문도 있다. 이를 두고 단순 공부 모임이 아닌 이너써클로 변질했다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최 회장에게 이 당시 인맥들이 각별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별다른 활동 없이 명맥만 유지하다가 2014년 8월 청산 절차를 거쳐 완전히 사라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육사 동기. 전두환과 함께 군 내 사조직 하나회를 결성해 12.12 군사반란을 주도하고 직선제로 선출된 최초 대통령. 보통사람이라는 그의 슬로건과 다르게 그는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된 대통령이다. 최태원 부인 노소영 씨의 아버지. 즉, 장인이다. 대한민국 혼맥사 그 자체다.

재계 3위 SK그룹의 역사는 노태우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0년 재계 1위 기업 대한석유공사를 선경그룹이 인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바로 노 전 대통령이 했기 때문이다. 당시 최동규 전 동력자원부 장관은 자신의 저서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에 전두환 전 대통령과 나눈 이야기를 적었다. "유공을 선경에 넘기게 한 사람은 보안사령관이었던 노태우야, 나도 몰랐었어". 당시 재계 순위가 떨어지는 선경그룹이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한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평가할 정도의 사건이었다. 노태우 집안이 SK 그룹의 성장에 얼마나 큰 기여를 했는지는 계산조차 불가능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 회장과 재계 선후배 사이다. 삼성 휴대폰과 무선통신 1위 SK텔레콤으로 엮인 사업 파트너이자 반도체 시장의 경쟁자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3년 최 회장에 이어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의 상임이사에 선임됐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최 회장님이 특별히 부탁하신 만큼 3년 동안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을 자주 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 회장과는 주로 문자를 이용해 연락한다. 최순실 특검팀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 부회장은 최 회장이 `문자 메시지를 고집해서`라고 주장했다. 최순실 특검 조사에 따르면 이 둘은 연간 100차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당히 주기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전후해서 더욱 연락이 잦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둘은 증인으로 참석해 가장 중앙 자리에 나란히 앉아야 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최 회장의 심복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인수에 나설 당시 SK텔레콤 모든 임원이 반대하던 하이닉스 인수를 유일하게 찬성한 인물이다. 실제 SK텔레콤 사업개발실장 시절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팀장을 맡아 진두지휘했다. 인수합병 전문가로 최근에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을 역임하며 도시바 인수에도 큰 기여를 했다.

박 사장과 최 회장의 인연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소버린펀드와의 경영분쟁에서 최 회장 비서실장으로 그를 보좌했다. 재계에서는 둘의 관계를 회장과 계열사 사장이 아닌 경영 동지로 본다. 실제 최 회장은 중요 현안이 있을 때 박 사장을 항상 기용했다. 

 

사회적기업
최 회장은 2008년 사회적 기업 국제 포럼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사회 문제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해결 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던 끝에 사회적기업에서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이후 2010년 사회적기업사업단을 구성, 500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사회적기업 다수를 지원해왔다. 이 시기 SK그룹의 3천여 개 협력사로부터 사무용품, 공구 등 소모성 자재를 구입, 계열사를 비롯해 일반 기업에 공급하던 MRO코리아를 사회적기업 `행복나래`로 전환했다. 행복나래는 현재 국내 가장 큰 규모의 사회적기업이다.

2013년에는 카이스트와 협력해 사회적기업 MBA 과정을 개설했다. 정부의 사회적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사회적기업가 숫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을 때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사회적기업 분야의 질적 성장을 꾀했다.

2014년에는 옥중에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란 책을 써 출간한다. 그는 책을 통해 `딥 체인지`의 핵심이 되는 기업이 결산을 통해 낼 세금을 정하듯이 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그 사회적 가치의 일정 비율을 인센티브로 제공해 이타적인 사람들이 사회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는 공동체 정신을 배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루카스
학문적인 세계에서 20세기의 마지막 25년 동안 가장 영향력이 컸던 거시경제학자는 시카고 대학의 로버트 루커스일 것이다. 그레고리 맨큐의 말이다. 그는 정부의 인위적 경제개입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합리적 기대이론’ 연구의 업적으로 1995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최 회장은 시카고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 통합 과정을 수료하며 로버트 루카스 교수와 연을 맺었다. 그 이후로도 시카고 패밀리 최 회장은 그의 스승 로버트 루커스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에게 종종 자문을 구한다.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는 교육 시스템과 개방적인 기술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참인 2009년 최 회장과 로버트 루카스 교수가 만나 3시간가량의 릴레이 토론 끝에 도출한 결론이다.

로버트 루카스 교수는 자신의 1993년 논문 기적 만들기(Making a Miracle)에서 "1960년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은 어떤 경제이론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기적"이라며 "한국 성장의 주요 동력은 인적자원의 축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누구 보다 동의하는 것은 "인적자원을 활용하는 데는 동양적인 사고방식이 더 유용하다고 믿는다"고 말한 최 회장이 아닐까?

Who's Next
38세 SK그룹 총수가 된 최태원에 이어 40세에 LG그룹 회장이 된 구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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