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과 CSR③] 유명 연예인의 CSR지수, "낯설지만 의미있는 시도"
[연예인과 CSR③] 유명 연예인의 CSR지수, "낯설지만 의미있는 시도"
  • 배선영 기자
  • 승인 2018.08.09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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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영화계 스태프들은 노조까지 꾸려 산업의 불균형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토로했습니다.

연예계 콘텐츠를 제작하는 제작비에서 절대 다수는 주연급 출연료로 흘러갑니다. 피라미드 가장 아래에 있는 스태프들은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임금을 받고 고강도 노동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물론 스타급 출연자들은 억대 출연료에 상응하는 시장성을 담보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그들에게 높은 가격을 지불한다는 주장도 일부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끼리의 경쟁' 속에 천정부지로 솟은 출연료와 그들로 인한 리스크 발생 시에는 그 어떤 보상도 받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문제점은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별개로 연예인의 사회적 책임(CSR, Celebrity Social Responsibility)에 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는 '연예인을 공인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 아닌가. 우리 사회는 연예인에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아닐까. 왜 그들의 사생활이 대중의 가십거리로 소비되어야 하는가'라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산업에 영향력을 미치고 산업을 지탱하는 자본의 대부분이 흘러가는 일부 유명 연예인들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에 대해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논의입니다.

미디어SR은 연예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연예인과 그들의 사회적 책임, 연예인 출연료가 불투명한 이유, 유명 연예인의 CSR을 평가에 대한 업계의 니즈에 대해 들여다보았습니다. [편집자 주]
소녀시대 윤아(왼쪽)와 미쓰에이 수지. 영향력 있는 스타인 이들은 지속적인 고액 기부로 개인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사진. SM·JYP
소녀시대 윤아(왼쪽)와 미쓰에이 수지. 영향력 있는 스타인 이들은 지속적인 고액 기부로 개인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사진. SM·JYP

"유명 연예인이라고 해서 그들의 연애나 결별, 가정사 등등까지 대중이 왈가왈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철저히 지켜져야 하는 사적 영역이죠. 하지만 그들이 범죄를 저질렀다면요? 그건 이야기가 달라요. 명백한 피해자가 존재하니까요."

한 방송 스태프의 말이다. 그는 유명 연예인이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사적 영역이 아닌, 철저히 공적 영역에서다. 여기에는 마약, 폭력, 성폭력, 도박 등 법이 정해놓은 범법행위가 포함된다. 이런 일탈 행위들을 유명 연예인들이 저질렀을 때, 산업 내부의 누군가는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한다.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에 이들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많이 이야기하는데, 사실 그런 측면보다는 이들의 일탈 행위로 인해 누군가의 생계는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다들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이미 캐스팅과 촬영을 진행했지만, 몇몇 배우들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해당 촬영분이 모두 폐기되고 재촬영에 들어가는 사례들이 최근 연예계에서 종종 있어왔다.

재촬영에는 인력과 자금이 들어간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인력과 자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동 조건을 열악하게 잡게 되고 권력의 피라미드 가장 아래에 놓인 스태프들이 이를 감당하게 되는 구조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자금적 손해는 만만치 않다.

누군가는 가해자는 사라지고 없는데 피해자만 남아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해자도 있고 피해자도 있지만 보상이 없는 상황이다.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 가해자에게 보상을 요구하는 과정에 아직 명확한 기준이 없다. 기준이 모호하니 보니 법적 소송으로 번질 확률이 높은데, 여기에서 불거지는 이슈들이 작품에 피해를 주는 노이즈라고 판단해 애초에 보상을 포기하게 되는 상황이 절대 다수다.

이런 상황의 유일한 예방책은 기획사 차원에서 하는 관리이지만, 아직은 주먹구구식에 불과하다. 그나마 일부 대형기획사를 중심으로 소속 연예인들에 사회 공헌 이미지를 주기 위한 전략을 짜는 CSR팀을 꾸리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 모든 것은 결국 대중과 산업에 영향력을 미치는 연예인들의 사회적 공헌의 이미지가 중요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연예판에서는 아직 드물게 일어나는 변화이지만, 최근 공기업이나 대기업에서 CSR은 상당히 신경 쓰고 있는 분야다. 국가 차원에서 기업의 CSR 수준을 측량하고 평가하는 시스템도 존재한다. 8일 삼성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한 신규 채용 및 국내 투자, 중소 벤처 기업에 대한 지원 역시도 일종의 CSR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대기업 차원에서의 CSR은 결국 산업의 토양을 건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불균형 구조가 심각한 연예판 역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영향력이 막강하고 자본이 쏠리는 유명 연예인들이 개인 혹은 소속사 차원에서 나서서 CSR에 신경을 써야 할 타이밍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연예인 개인의 본업(연기력, 진행력, 가창력 등)에 대한 능력지수(인지도, 경쟁력, 장래성)와 시장성을 비롯해, 사회공헌을 얼마나 수행하고 있으며 스스로 이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또 대중에 신뢰도를 얼마나 주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 역시도 객관적이고 세밀하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외에서 영향력을 가진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평가를 시도한 사례는 드물지만 존재한다. 과거에는 학계를 중심으로 연예인의 사회적 책임활동이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연예인의 사회적 책임활동과 소비자(대중)의 반응 사이 연관성을 찾는 연구도 눈에 띈다.

이처럼 연예인들의 사회적 공헌도를 수치화하고 이를 평가하는 시스템에 대해 연예계 관계자들은 "낯선 개념이지만 객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한다면 의미있는 시도가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영화 투자사 관계자는 "대중이 유명 연예인을 소비할 때 이들에게 엄격한 윤리적 잣대를 두는 시대인만큼, 이들의 사회적 공헌에 대한 지수가 나온다면 캐스팅에서도 충분히 고려해볼 사항이 될 것 같아 보인다"라며 "다만, 연기력과 시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 하에 검토하는 후순위 적인 성격이 될 것 같기는 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예능 관계자는 "사회적 공헌 지수와 함께, 개인의 범죄 행위 여부를 반영한 척도가 생긴다면 이를 참고할 것이다. 또 이런 척도가 생기는 것이 유명 연예인들 스스로가 책임감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현재의 불공정한 자금 구조와 불투명한 집행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유명 연예인과 그들의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 인식을 감시 관리하는 시스템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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