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워마드 운영자 수사에 여성들이 분노하고 있다. 지금까지 불법촬영물 유포를 방조한 타 남성향 사이트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유독 워마드 운영자 수사에만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5월 워마드 운영자 1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라 8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2월 남자목욕탕 불법촬영 사진 유포 사건을 수사하면서 워마드 운영자에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받았다. 

워마드는 여성주의 커뮤니티로 지난 5월 홍대 누드모델 불법촬영, 성체 훼손 등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일각에서 남성혐오 사이트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워마드 운영자 체포영장 발부가 언론에 보도되자 여성들은 분노에 휩싸였다. 여성들은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등 남성이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에서 여성 대상 불법촬영이 오랜 시간 유통됐음에도, 이들에 대한 수사는 진행하지 않으면서 워마드부터 수사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일베 등 커뮤니티에는 일반인 대상 불법촬영물이 올라오고 있다. 심지어 자신의 여자친구, 아내, 지나가는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한 불법촬영물도 유통되고 있다.

자신의 아내를 촬영해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올린 일간베스트 회원. 사이트 캡처

SNS에는 오랜 시간 불법촬영물 유포를 해온 사이트보다 워마드 운영자를 먼저 잡아들이는 것을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다른 불법촬영물을 대놓고 돌려보는 남초(사이트)는 안 때려잡고 오히려 워마드 운영자부터 먼저 잡아들인다는 명백한 선전포고요 백래시(반 페미니즘적 행동)다"라고 말했다. 

경찰이 여전히 편파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여성들이 불법촬영에 대한 게시물 등을 경찰에 신고해도 경찰이 "그런 건 처벌할 수 없다"며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인 반면, 남성이 피해자가 된 홍대 누드모델 불법촬영은 신속 정확하게 수사했다는 것이다. 혜화역, 광화문 시위는 이런 생각에 동의하는 여성들이 모인 시위였다. 지난 4일 7만 명의 여성들은 광화문에 모여 경찰에 '편파수사 반대'와 '불법촬영 근절'을 요구했다. 

승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미디어SR에 경찰의 워마드 적극 수사에 의문을 표했다. 

그는 불법촬영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경찰에 신고해도 '해외 서버라 잡기 힘들다'는 답변만 돌아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승진 활동가는 "심지어 한사성이 나서 경찰에 공조 요청을 해도 '국제 수사 공조는 어렵다'는 소극적인 답변만 돌아온다"며 경찰이 여성이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찰이 야동 문화와 강간 문화를 주도해온 남성향 사이트를 적극 수사하는 게 아니라 워마드를 먼저 수사한다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며 "편파수사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에 올라온 편파수사 규탄 청원. 사이트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동의 운동도 진행 중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워마드 편파수사하지 마라. 정부는 편파수사하지 말라는 여성의 목소리를 듣긴 한 것인가?'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있다. 이 청원은 올라온지 하루 만에 5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는 "워마드 운영자를 음란물 유포 방조죄로 잡으려면 당신들은 몰카, 웹하드 업체를 먼저 잡는 게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건은 또 방조하고 있다"며 워마드만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것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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