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요구에 응답한 삼성... 규제 완화 요청도 간접 피력

삼성이 향후 3년간 국내에 13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내용을 밝히면서 삼성은 바이오 사업의 육성 경과에 대해서도 상세히 전했다. 정부가 당부한 국내 투자 및 채용 방안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바이오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촉구한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삼성은 8일 신규투자 확대와 청년 일자리 창출, 미래 성장사업 육성,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 상생협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사안들은 모두 기업별 이사회를 거친 사안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월 6일 삼성과 현장소통 간담회 참석 차 경기도 평택 소재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삼성의 이번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방안의 발표는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예고된 바 있다.

또 지난 달 인도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만나 "한국에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이후 이재용 부회장은 경제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성 측은 정부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선긋기에 나섰다.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은 8일 미디어SR에 "정부가 지시해서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180조원의 투자는 정부의 지시로 인해 갑자기 생길 수 있는 수치는 결코 아니다. 삼성이 그동안 잘 할 수 있고 잘 해왔던 신사업 중에 더 집중하고 선점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실현가능성 있는 사업 위주로 투자 계획과 고용 계획을 발표한 것이라 보면 된다. 또 직전 3년 역시도 삼성은 150~160조 규모로 투자를 해왔다"라고 전했다.

삼성 측은 이번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방안의 실행과 지속 가능성의 극대화를 위해 회사의 투자 · 고용 수요와 미래 성장전략, 삼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조화시켜 경제 활성화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 산업 육성을 위한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삼성의 혁신역량과 노하우를 사회에 개방·공유하며 오랫동안 지속돼 성과가 입증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상생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규모 일자리 창출 방안의 확대는 AI, 5G, 바이오, 전장부품 등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 및 미래 수요 예측 개념에 있다. 삼성은 "삼성이 기존 사업에서 초격차를 유지하며 AI, 바이오,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 등 신 산업 분야에서 리더십을 선점하기 위한 성장 전략과 내부 수요를 반영해 투자와 채용확대 방안을 마련했다"라고 전했다.

삼성은 구체적으로 향후 3년간 18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이 가운데 국내에는 130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투자 계획 관련, "현재 PC나 스마트폰 중심의 반도체 수요 증가에 이어 미래 AI, 5G, 데이터센터, 전장부품 등 신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을 대비해 평택 등 국내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디스플레이는 글로벌 경쟁사의 대량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 차별화 제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직접 채용 4만명을 포함, 70만명의 직간접 고용을 유발하겠다고도 밝혔다.

실제 채용 계획 상 3년 고용규모는 대략 2만~2만5000명 수준이지만 여기에 추가로 2만명을 더 고용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주52시간 근무제 정착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직접 채용 규모의 구체적 지표에 대해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딱 공개할 수는 없으나 아무래도 삼성전자나 삼성전자 계열사 중심으로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또 투자가 진행되어서 라인을 하나 짓게 되면 여기에도 필요한 인력들이 있지 않나. 그런 인력들까지 모두 포함한 향후 3년간의 수치라고 보면 된다"라고 전했다.

간접 고용 지표에 대해서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투자로 약 40만명의 간접 고용이 유발되고, 생산에 따라서는 30만명의 간접 고용이 유발된다는 것이 삼성의 전망이다.

삼성은 또한 해당 내용의 발표 말미 삼성의 바이오 사업 육성 경과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덧붙였다. 삼성은 "바이오시밀러 제품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 6~7년간 약 2000억원의 개발비가 필요할 정도로 장기 투자가 필수적이다. 2010년 삼성의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선정된 바이오 사업은 업계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성장해 왔다"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성과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와 관련, 삼성은 앞선 김동연 경제부총리와의 간담회에서 평택 단지의 안정적인 전력 확보 및 핵심산업기술 보호 방안, 바이오 분야 규제 개선과 세제 혜택 등 정부의 규제 완화 등을 요청한 바 있다.

한편 이외에도 삼성은 청년 1만명에 소프트웨어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외부로 확대하고, 삼성과 거래가 없는 기업까지 포함, 총 2500개의 중소기업에 스마트 팩토리 전환을 지원하는 등의 상생협력에 대한 방안 역시 함께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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