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SR은 앞서 웹툰과 음악 산업의 유료화에 대해 짚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미디어SR의 업이기도 한 뉴스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뉴욕타임즈는 지금으로부터 4년전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비지니스 모델은 강력한 저널리즘 콘텐츠 공급으로 전 세계 수백만 독자들이 기꺼이 돈을 내고 우리 기사를 읽게 하는 것"이라고 선언 합니다. 그리고 뉴욕타임즈의 비지니스 모델은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뉴스의 유료 비지니스 모델이 성공을 거둔 사례들이 희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의 유료화가 가야할 길이라고 믿는 이들도 있습니다. 또 뉴스의 유료화는 국내 시장에는 적용하기 힘든 모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미디어SR은 뉴스의 본질, 뉴스의 유료화가 과연 국내 시장에 타당한 것인지를 한 번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은 주요 36개 국가중 스마트폰으로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보는 비율이 가장 높다. 편집 : 이승균 기자

전 세계적으로 종이신문 판매 부수가 줄면서 디지털 뉴스 유료 구독자 확대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쏟아지고 있다. 그중 일부 언론사는 도전에 성공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종량제 유료화 모델을 도입해 지난해 하반기 유료 구독자 250만명을 확보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업계에서 불가능하리라 예상했던 완전 유료화 모델로 구독자 100만명을 넘겼다. 전체 수익 대비 구독료 비율이 6할을 넘겨 성공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한국에서는 일부 대형 언론사에서 유료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으나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사례는 없다. 현재는 시도조차 없는 형국이다. IT전문 매체 '아웃스탠딩',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영상 전문 뉴미디어 '닷페이스', 여성 생활 미디어 '핀치' 등 일부 스타트업에서 뉴스 콘텐츠의 유료 모델을 시험하고 있을 뿐이다.

제공 : 플리커(Anthony Quintano)

그렇다면 한국에서 유독 뉴스 유료화 논의조차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형 포털을 통해 뉴스를 무료로 보는 문화가 정착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실제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내가 좋아하는 언론사의 디지털 뉴스를 유료 구독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을 때 `매우 많다`고 응답한 한국인 비율은 1%에 불과했다.

반면, 독자가 아니라 콘텐츠 자체의 차별성이 부족하고 현재 미디어 산업 구조 자체가 유료화에 적합하지 않으며 기존 언론사들이 유료화 전략이 부실하다는 의견도 있다. 

전중연 미디어SR 대표는 현재 언론사의 조직 구조 자체가 유료화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한국의 기자 중심 조직은 한계가 있다. 해외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하거나 일정 사이즈 이상 플랫폼이 된 미디어의 공통점은 기자가 아닌 에디터, 기획, 엔지니어, 디자이너 중심 조직이다. 바로 버즈피드다. 디지털 미디어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는 뉴욕 타임스도 취재기자 수를 줄이고 디지털 분야 전문가 조직을 확충했다. 국내 언론사는 기사를 생산하는 조직만 있지 디지털 분야 전문가가 없는것이 현재 언론사 구조다."라고 말했다.

전중연 대표는 "지난 2016년 기준 버즈피드 직원 1300명 중 기자는 190명, 에티터 475명이다. 조직에서 기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15%밖에 안 되는 것은 독자 중심의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균형을 맞춘 것이다. 취재가 필요한 주제는 기자가 그렇지 않은 화제성 콘텐츠는 에디터가 맡아 제작한다. 국내 언론사 웹사이트에 접속해 만족하고 가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이 포털 플랫폼에서 뉴스를 보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언론사가 신문을 배달하는데 편집, 제작, 인쇄, 유통에 엄청난 리소스를 쓴 것처럼 디지털 전환에서도 더 편리하게 기사를 제작하는 도구와 독자에게 월등한 접근성을 제공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언론사에서 그러한 부분에 투자를 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업계 전문가들은 언론사의 유료 모델 단독 도입이 어렵고 포털에 무료로 뉴스가 제공되는 국내 환경 속에서 포털과 직접적으로 협업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언론사가 국내 포털의 기사 유통, 사용자 인터페이스, 콘텐츠 접근 제한, 데이터 저널리즘, 결제 편의성 등 부문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대표는 "뉴스 유료화를 위해서는 언론사가 수준높은 뉴스를 만들어야 하는것은 물론, 뉴스를 편안하게 읽고 결제할 수 있는 환경, 접근성,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등 모든 부문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현재 언론사 인프라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댓글 조작 사건으로 포털 뉴스를 클릭하면 언론사 뉴스 페이지로 연결해주는 아웃링크 방식 도입과 관련 포털과 언론사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는 유료화에 있어 포털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환 대표는 "핵심 콘텐츠를 포털에 송고하지 않거나 아니면 별도의 패키지를 묶어 추가로 뉴스 공급 계약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뉴스를 굳이 우리 사이트에 와서 봐야 한다는 인식을 버리면 포털의 플랫폼을 통해서 유료화를 시도하는 방안도 검토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료화 관련 "물론 한국 시장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공짜 뉴스가 큰 걸림돌이지만 일부 기사를 네이버에 송고하지 않거나 네이버에 송고하지 않는 기사를 별도의 브랜드로 묶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의 이 같은 접근과 무관하게 네이버와 페이스북 등 플랫폼 사업자들은 뉴스 유료화를 검토 중이다. 네이버 유봉석 미디어서포트 리더는 지난해 11월 한 콘퍼런스에서 "네이버가 콘텐츠 유료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언론사 기사에도 유료화 모델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역시 지난해 7월 뉴욕타임스와 유사한 종량제 뉴스 유료 구독모델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 유료화①] 당신은 왜 뉴스를 보는가?
[미디어 유료화②] 뉴스 유료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미디어 유료화③]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 "광고없이 독자만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언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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