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몰아친 1일 지하철역 출입구 공사현장 근로자들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승균 기자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정부가 1일 공공발주 공사의 낮 시간 작업중지를 긴급명령하고 민간공사도 공사 중지를 권고한 가운데 민간 부문은 물론 공공 부문 상당수 건설현장 근로자들은 작업 중단 없이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일 건축·토목 등 공공발주 공사의 경우는 긴급히 안전과 관련된 작업이 아니면 폭염이 심한 낮 시간대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덜 더운 시간대에 일하거나 작업을 며칠 연기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이와 함께 민간부문 작업장에도 공사중지 내용을 권고하고 특히, 근로자들이 열사병 예방안전수칙 등을 준수하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하도록 요청했다.

반면, 서울 111년 만의 최고 폭염이 몰아 닥친 1일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출입구 건설 현장 근로자들은 땡볕 아래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건설 근로자 A씨는 미디어SR에 "현장 감독관이 작업을 중지하자는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어렵다"며 "발주처 재량이니 눈치껏 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장 시공사 관계자는 "발주처로부터 작업 중지 관련 공문은 아직 못 받았다. 열사병이 우려되어 현장 근로자들에게 에어컨이 있는 휴게시설에서 쉴 수 있도록 조치하고 충분한 양의 물과 화채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 대형 건설현장 모습. 이승균 기자

삼성, GS, SK건설 등 주요 건설사도 근로자 안전을 위해 37도가 넘으면 외부 작업을 중단하도록 조치한 가운데 현장 근로자들은 폭염속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대형 건설사 현장 근로자 B씨는 "37도가 넘어가면 옥외 작업 금지시키고 화채 주고 하는데 이 더위면 일을 안 시키는 게 맞는 것 같다. 땀으로 옷이 다 젖어서 수영복 입고 일하고 있다. 폭염 속에 일하니 형벌받는 기분이 들 정도"라고 호소했다.

고용노동부는 3일까지 작업장 특별점검을 시행하고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업체에 작업금지 등 행정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어 고용부 관계자는 "촉박한 공기를 이유로 충분한 휴식 등 기본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점을 고려하여 공사연기의 사유에 폭염도 포함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의 개정을 추진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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