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형 연구원]
Q. 열정대학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선생과 학생의 관계가 가장 어렵다. 20대의 선생이라고 하기엔 내 나이도 많지 않다. 학생들이 열정대학을 들어와서 유덕수를 바라본다. 자기가 다녔던 학교를 학교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열정대학이 진짜 학교이고 진짜 선생님이 나라고 이상적으로 투영한다. 그 이상과 현실과의 갭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데 힘들었다. 그래서 어떤 선생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 나의 좌우명은 그래서 ‘스승은 존재 가치가 가르침이다’이다. 내 삶 자체가 그 자체로 본보기가 돼야 하는데 힘이 든다.

TV에서 기타리스트 김태원씨가 할 말이 있다고 멘티들을 모아 놓고, “~이기로 하다”라고 말했다. 무슨 뜻인가 하면 자신이 어느 순간 ‘국민 할매’, ‘국민 멘토’로 불리게 됐는데, 자신이 무슨 멘토겠느냐고 생각을 하다가 ‘국민 멘토이기로 하다’고 생각하기로 한 것이다. “~이기로 하다”보면 그렇게 된다는 뜻이고, 그래서 나 역시도 ‘쌤이기로 하다’로 했다. 그 타이틀이 나에게 어울리는 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Q. 열정대학을 처음 만들고 첫 해 30명의 학생으로 시작했다. 졸업한 학생은 몇 명이고 어떻게 변화되었는가?
졸업 예정자가 2년 동안 들어온 친구 중 2명이다. 열정대학을 거쳐 간 학생들은 많은데 졸업하는 것이 어렵다. 전공활동까지 생겨서 자기 전공 프로젝트도 하고 선택 과목도 해야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행복한 글쓰기로 글도 써야 하고, 3학년 때는 자기가 설정한 전문가도 만나야 한다. 전문가를 만나는 일도 우리가 도와주지 않는다. 그러나 인터뷰 하지 않으면 제적당한다. 내가 전문가를 연결해줄 수 있지만 내가 연결해주면 졸업한 이후에도 내가 해주지 않으면 만나지 못한다. 알아서 만나면 앞으로도 알아서 만난다. 절박하면 그 힘이 나온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찍으신 표민수 피디, 뮤지컬 배우 최정원씨 모두 학생들이 다 만나서 인터뷰했다. 여러 가지 활동을 많이 하는데 졸업하기 굉장히 힘든 학교다.

사회적기업의 측정기준
Q. 사회적기업이 되려면 사회적 혁신을 어떻게 이뤘는지, 기여도나 성과를 측정해야 하는데 어려울 거 같다.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있는가?
현재,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은 상태는 아니고, 인증이 상위 단계는 아니다. 우리의 필요에 따라서 할 것이고 굳이 인증을 받아야겠냐는 고민이 있고 생각 중이다.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은 학생마다 활동을 수집해놓는 파일이 있다. 일정표와 과목에 대한 소개, 전문가 인터뷰, 버킷리스트들을 작업한 것, 지원서, 학년 마칠 때 마다 쓴 글, 자기 분석여행 결과, 독서노트, 특강후기, 무전여행후기 등 하나의 결과물로 1년 동안 본인의 기록을 모아 놓는다. 모든 게 피드백돼 후기를 남겨야 과목이 인증이 되기 때문이다. SK 세상 사회적 기업 콘테스트에서도 이 결과물을 보여드렸더니, ‘정말 이렇게 다하냐'고 물으시더라. ‘이렇게 하면 안 변할 수가 없지’ 라고 말씀하셨다. (웃음)

그리고 열정대학이 준비하는 홈페이지가 나온다. 홈페이지에서 졸업생을 클릭하면 열정 대학은 현재 ‘졸업생 두 명이 다양한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를 보여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김은혜-플로리스트, 김재석-사회적기업 으로 이름을 클릭하면 어떤 준비를 했고, 앞으로의 로드맵이 보여 질 것이다. 졸업생들이 많아지면 다양한 분야에서 졸업생들이 꿈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또 하나의 지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인 거 같다. 주요 수익원은 무엇인가?
등록금과 프로그램 비용이다. 등록금은 학생 7만원, 직장인 9만원으로 많은 돈은 아니지만 등록금이 남는 구조다. 등록금 조금만 더 올리고, 시스템을 잘 갖춰서 좀 더 많은 학생들을 받을 수 있다면 수익 안정에 괜찮은 구조다.

Q. 구상하고 있는 다른 사업이 있는가?
앞으로는 대기업 신입사원 교육도 생각하고 있다. 작년 말, 대기업 인사팀에서 조언을 받고 싶다고 찾아 왔다. 조언을 해드렸더니 열정 대학이 나중에 이쪽 시장에 들어와도 되겠다고 하더라. 아니면 30대 이상의 기성인이나 고등학생을 위한 열정대학을 만들려고 한다. 그런 사업에서 수익을 많이 내면 20대에 투자할 생각이다.

정체성의 문제
Q.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는다면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까?
여러 가지 모델들을 보고 있다. 사회적 기업화 시키는 것은 선택의 문제다. 나중에 학교가 되는 것은 맞다. 학교도 사회의 가치를 가지고 가면 기업은 아니지만 이미 현재 기업들의 존재 목적도 이윤 창출을 넘어섰기 때문에 광의의 관점에서 보면 학교도 사회적 기업 모델에 속할 수 있다고 본다. 사회적 기업의 정의에서 답이 없는데, 이런 면에서 정체성의 혼란이 있다.

명확하게 돈을 벌려고 하는 건 아니다. 사회적 기업을 고집하는 것도 아니다. 비영리단체로 전환하든지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든지, 졸업생들 출자로 학생이 주인이 되는 학교가 될 수도 있다. 학생과 소통하다 보니까 그동안은 내가 만들어놓고 따라오라고 했다. 못 따라오는 애들은 나가게 됐다. 그런 측면에서 ‘기업이냐 학교냐’란 고민이 있었고 이런 고민을 해오면서 내린 결론은 기업이 아니고, 학교다. 학생들한테 다 얘기하고, 같이 이야기하고 같이 가야 한다. 우선, 학교라는 것은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형태는 사회적 협동조합이나 기업이 될 수 있겠지만, 마음가짐은 학교로 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융합인재사관학교는 학교지만 사회적 기업이다.

Q. 준비 중인 활동이나 2013년도의 사업 계획을 듣고 싶다.
내부를 탄탄하게 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열정대학이 진짜 학교냐고 생각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 학사관리 시스템이 들어가서 사이버대학도 생기고, 학점제로 이뤄진다. 지각하면 학점이 깎이는 형태다. 일정도 앱하고 연동해서 볼 수 있고, 진로에 관한 웹진 및 팟캐스트도 준비 중인데 모두 볼 수 있다. 이것이 잘 만들어져야 열정대학이 도약할 수 있다.

Q. 10년 후 열정대학의 모습은 어떨까?
훨씬 더 많은 친구들이 있을 것 같다. 20대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 그리고 그 놀이가 직업이 될 수 있는 환경, 진로에 대한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 열정대학 졸업이후에도 그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그래서 열정대학이 전국화 되고, 대학교 캠퍼스도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굉장히 많은 친구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면서 살 수 있다. 훨씬 더 큰 운동장이 만들어지는 것이고, 많은 친구들이 큰 걱정 없이 큰 운동장에서 뛰어 놀 수 있게 하고 싶다.


"관심과 헌신은 다르다. 어떤 일에 관심이 있으면 시간이 날 때 혹은 하고 싶을 때에만 그것을 한다. 하지만 헌신이면 어떤 변명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저 관심만 보이는 사람을 육성하지 마라. 헌신하는 사람을 육성하라. 헌신 없이 성공할 수 없다." -켄 블랜차드

유덕수 대표는 지금은 학생들에게 집중해야 하고 열정대학을 탄탄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인터뷰나 강연요청이 많아도 다해내지 못한다고 했다. 무슨 얘기를 해도 열정대학과 꿈 이야기로 귀결되는 그를 보니, 헌신 없는 성공이 없다는 켄 블랜차드의 말이 떠올랐다. 열정대학이 성공했다고 하기에는 이르다는 그의 말처럼, 더 많은 청년들이 그가 만든 큰 운동장에서 뛰어놀 수 있을 때까지 그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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