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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에서 전국 임대아파트 단지 경비실에 에어컨 설치를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지만, 부산의 한 임대아파트에서는 경비원들이 자청해 에어컨 설치를 거부하고 나섰다.

부산 영도구 동삼동 주공아파트 관계자는 25일 미디어SR에 "우리 아파트에는 경제적으로 열악한 주민분들이 많이 살고 계시다보니 에어컨이 없는 세대도 상당히 많다. 그분들이 더운 여름을 힘들게 지내는데 경비원분들만 따로 시원하게 지낼 수는 없다고 생각해 거절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LH 측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LH 주거자산관리처 관계자는 "경비원분들이 폭염 속에 건강을 지키며 업무를 보실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실시한 사업인데, 이 같은 상황은 미처 예상하지 못해 당혹스럽긴 하다"라며 "주민들에 전가되는 전기료 부담의 경우에도, 한 세대당 60원 규모로 파악이 되고 있어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시행했던 부분이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LH의 자료에 따르면, 1000세대 규모 단지에 소비전력 1.2KW용량의 벅걸이 에어컨을 하루 8시간 가동할 경우, 한달에 2만7000원 정도의 전기요금이 발생한다. 경비실 2개소에 설치하면 단지당 5만5000원 정도가 발생한다. 1세대 당 대략 55원이다.

LH 측은 "또 지자체에서도 전기료 지원 등을 해주기에 입주민의 부담이 극히 적을 것으로 판단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주공아파트에는 지자체로부터 냉방 및 난방에 관한 공동 전기료의 지원은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파트 관계자는 "공동전기료의 경우 가로등에 대한 전기요금을 지자체에서 지원해주고 있기는 하다. 난방요금은 에너지 바우처로 각 세대별 지원이 따로 나오지만, 냉방은 별도의 지원금이 있는 것 같지 않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영도구청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주민들과 경비원 분들이 무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복지관 안에 무더위 쉼터를 마련해 두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상의 대부분을 복지관에서만 지낼 수는 없고, 또 업무를 해야할 경비원들이 복지관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지자체의 복지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공아파트 측은 "현재로서는 경비원분들의 쉼터를 따로 마련해 그곳에서 선풍기 등으로 무더위를 피하게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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