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반올림 '반도체 백혈병' 10년의 싸움 막 내릴까
삼성전자·반올림 '반도체 백혈병' 10년의 싸움 막 내릴까
  • 권민수 기자
  • 승인 2018.07.23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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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의 전신인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 규명과 노동 기본권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발족식 현장. 제공: 반올림

삼성전자와 시민단체 반올림의 '반도체 백혈병' 갈등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내놓은 2차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했다. 앞서 조정위는 조정안을 제시해 양측의 수락 또는 거부의 입장을 듣는 '조정' 방식이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조정위가 양측의 입장을 들어보고 결론 격인 중재안을 내놓으면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무조건 수용하는 '중재' 방식을 선택했다. 

24일 삼성전자, 반올림, 조정위원회 3자가 모여 ‘2차 조정 재개 및 중재방식 합의 서명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중재안에는 새로운 질병 보상 방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 삼성전자 측 사과, 반올림 농성 해제,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등이 담길 예정이다. 

10여 년의 긴 갈등이었다. 2007년 3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한 고(故)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황 씨의 유족들은 2007년 11월 20일 반올림의 전신인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 규명과 노동 기본권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세웠다. 다음 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 결성됐다.

반올림은 황 씨를 비롯한 6명을 산재 신청했으나 2009년 5월 근로복지공단은 전원 산재 불승인 처분을 내렸다. 이들은 불복하고 소송에 나섰다. 결국, 서울행정법원은 2011년 6월 황 씨와 고(故) 이숙영 씨를 산재로 인정했다. 근로복지공단이 항소를 포기하자 2014년 9월 황 씨와 이 씨의 산재가 확정됐다. 황 씨가 세상을 떠난 지 약 7년 만이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2012년부터 문제 해결 논의를 계속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반올림과 가족대책위는 2014년 11월 앞서 언급한 '조정위'를 만들었다. 조정위는 2015년 8월 삼성전자에게 1천억 원 규모의 별도 공익법인을 만들어 피해자 보상과 재발 방지 정책을 만들자는 조정권고안을 제시했지만 삼성전자는 거부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별도의 자체 보상안을 만들어 피해자들에 대한 개별 보상을 진행했다. 

이에 반올림은 "삼성직업병 조정위원회 권고안을 무시하고 삼성 마음대로 피해자를 선별해 보상하겠다는 '자체 보상위원회를 가동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2015년 10월 7일 마침내 반올림과 대화마저 단절했다"라며 항의 농성을 시작했다. 반올림은 2015년부터 1000일 넘게 농성을 이어왔다. 

지난 4월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반올림의 현수막. 권민수 기자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합의가 도출되지 않자 조정위는 강제 조정 방식을 선택했다. 삼성전자 홍보실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반올림과 삼성전자의 간극이 커 합의 도출이 쉽지 않았다. 이번 조정위원회가 조정 방식으로는 해결이 힘들다고 판단한 것에 따른 것이다. 우선 중재를 받아들이겠다고 합의부터 하고 중재안이 나오면 무조건 수용하기로 하는 강제조정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올림과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대화 진행해왔지만 간극이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이런 중재방식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반올림 관계자는 "합의 서명식을 하기 전인 현재 입장을 내기 조심스럽다"며 "합의 서명식 후 공식 입장을 낼 계획"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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