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광화문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사진: 김시아 기자

'기내식 대란'으로 아시아나 경연진이 사퇴요구를 받는 가운데, 잇단 기체 결함으로 인한 출발 지연으로 '부품 돌려막기' 등 추가적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특별 점검을 시작하며 사태 해결에 나섰다.

22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5분 인천공항을 떠나 중국 상하이 푸동공항으로 가는 OZ363편의 운항이 6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태풍 파밀에 의한 기상 악화로 한 차례 운행이 지연 예고됐고, 출발 직전 항공기 유압 계통 이상이 발견돼 오후 4시 30분쯤 인천을 떠났다.

2시 20분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대만 타이베이로 가는 OZ713편도 3시간 20분가량 지연된 오후 5시 43분에 인천을 떠났다. OZ713편은 항공기 공기압 계통 결함이 발견돼 같은 기종의 다른 항공기가 대체 투입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6∼19일에도 잇단 항공기 고장으로 인천∼로마·뉴욕·로스앤젤레스·시카고 등 노선 출발이 최대 10시간 넘게 지연된 바 있다.

지난 16일 A380 항공기가 연료 계통 문제를 일으킨 데 이어 17일 B777 기종의 오른쪽 엔진 센서에서 결함이 발생하는 등 두 대의 기종이 문제를 일으켰다.

오픈채팅방과 익명 게시판 등을 통해 제보된 기체 결함으로 인한 운항 지연 내역.

한편,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기체 결함으로 항공기가 회항한 사례는 아시아나가 68건으로 타 항공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해에만 회항이 20건, 계열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까지 합치면 23건으로 지난해 기체 결함으로 회항한 항공기 중 절반가량이 아시아나항공 계열이었던 셈이다.

이에, 그때그때 다른 항공기에서 부품을 가져다 쓰는 '부품 돌려막기'부터 주재원 정비사를 줄이고, 정비사를 인턴으로 대체하는 의문스러운 결정에 관한 내부폭로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자금난 해소를 위해 아시아나항공 정비 인력 등의 투자 비용을 무리하게를 줄이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파만파로 커지는 파장에 국토부도 사태에 관한 직접 관여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22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을 대상으로 기체 관련 특별점검에 들어가며 안전에 관한 부분도 세밀히 따져볼 예정이다.

국토부 항공기술과 강경범 사무관은 23일 미디어SR에 "아시아나항공이 타 항공사들에 비해 유독 기체결함으로 인한 회항 건수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에 22일부터 특별점검을 시작했고 정비 인력의 접근성, 매매품 확보를 위한 예산 투입 여부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너리스크가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며 "조사에 따라 안전부실의 결과가 나오면 운항정지 등의 조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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