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부터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적용돼 직장인(300인 이상 규모 사업장)의 노동시간이 주52시간으로 단축됐습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노동 환경의 변화는 개인의 삶과 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시행된 지 보름 남짓이지만, 변화의 조짐들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당초 정부의 취지대로 삶의 질이 개선됐다는 입장도 있었고, 노동시간의 단축으로 소득이 줄어 불만이 가중된 곳도 있습니다. 산업의 측면에서는 52시간 적용으로 인해 기대 심리를 갖는 곳이 있는 반면, 경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낙담하는 곳도 있습니다.

미디어SR이 들여다본 개인과 사회의 변화의 조짐. 과연 줄어든 노동시간은 삶과 산업을 개선시킬 수 있을까요? [편집자 주]

여의도 직장인들이 오전 7시 50분 무렵부터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이승균 기자

주 52시간 근로 제도 시행으로 일하는 시간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저녁 문화가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던 주류, 음식점, 택시 산업 취재 결과 주류 업계와 주점에만 일부 영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근무 시간이 줄어들고 퇴근이 빨라지면서 회식이 줄어 술 소비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는 모습이다. 주류업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시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회식 문화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는 분명하다"면서도 "52시간 도입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업계에서 도수를 낮추고 가볍게 한 잔 즐길 수 있는 소용량 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혼술을 즐기고 폭음을 피하는 문화에 맞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술집의 경우는 조금 더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통계청 자료 확인 결과 2018년 4월 기준 주점업 서비스업생산지수는 97.4(불변지수)로 10년 연속 하락했다.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회식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일반 음식점의 경우 대기업이 몰려 있는 상권을 제외하고 별다른 영향은 없었다. 한국외식산업협회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외식이 줄었다는 보도가 나가기도 했지만, 특별히 52시간 제도 도입으로 힘들다고 토로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대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공덕, 종로 부근 업주 중에서 매출이 부분적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주요 고객인 야간 손님이 줄어들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였던 택시 업계 역시 큰 영향은 없었다. 서울특별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나름대로 택시 기사들의 고충을 듣고 있으나 큰 변화는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52시간 제도 도입으로 국민 생활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 일까? 이와 관련 김승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근로시간 단축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하나 그 효과는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고 국민 생활 방식에 암묵적으로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장기간 걸쳐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연관기사
[주52시간 시대, 어떻게 달라졌나①] 늘어난 여가시간에 문화·교육·레저업계는 기대심리 증가
[주52시간 시대, 어떻게 달라졌나②] 주류·음식점·택시 산업은 큰 영향 없어
[주52시간 시대, 어떻게 달라졌나③] 능률과 시스템 잡으니, 저녁이 생겼다
[주52시간 시대, 어떻게 달라졌나④] 제조업∙중기중소 근로자, "일은 그대로, 월급만 줄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