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하도급 업체 향한 대기업 '갑질'에 압박
공정위, 하도급 업체 향한 대기업 '갑질'에 압박
  • 배선영 기자
  • 승인 2018.07.1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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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 제공: 공정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 제공: 공정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오르면 중소 하도급 업체는 대기업에 납품단가를 올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게 된다고 하지만,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대대적인 인식 전환없이 실효성 있는 법안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는 반응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6일 개정 하도급법 시행 및 가망새업법 개정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17일부터 시행되는 새 하도급법에는 중소 하도급업체가 계약 기간에 대기업 등 원사업자에 납품단가를 올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요건에 기존 원재료비에 인건비와 경비 등을 추가했다.

지금까지는 원재료 값이 오르는 경우에만 하도급 대금 증액을 요청할 수 있었으나, 법 시행 이후부터는 인건비나 전기요금, 임차료 등 각종 경비가 오르는 경우에도 증액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또 하도급업체에서 대금 증액 요청이 부담스럽다는 점을 고려해 중소기업협동조합이 하도급업체를 대신해 요청하고 협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됐다. 하도급업체로부터 대금 증액 요청을 받은 대기업 등 원사업자는 10일 이내 협의를 개시해야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협의를 거부하게 되면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조치를 받게 된다. 또 이를 수용하지 않는 경우, 공정거래조정원 등에 설치된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의 도움을 받아 하도급업체들이 대금을 증액받을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해 중소기업중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급원가 상승분이 하도급대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이 54%, 인건비 상승이 잘 반영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기업이 48%나 되었다"라며 "개정 법령 시행 이후에는 이런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도급업체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이 같은 조치가 자칫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전했다.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하도급업체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 공세로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그나마 옛 정으로 한국 업체 것을 쓰려는 상황들이 정리되고, 중국 업체의 저렴한 부품들을 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하도급업체 관계자 역시 "신규 생산물품에 들어가는 한 개 부품 업체를 대기업에서 선정할 때 여러 업체가 비딩에 참여한다. 인건비 상승분을 반영한 가격을 요구하는 업체가 한 곳이라면 비딩에서 탈락하게 될 것이다. 제도의 취지 자체는 좋으나 현실에서 반영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장기적으로는 결국 대기업에서는 가장 저렴한 해외 부품을 사용하려 들 것이다. 차라리 미국의 트럼프 정부처럼 중국 등에 관세를 먹이면 한국 업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관계자는 "대기업이 하도급업체와 거래를 할 때 생산성 향상 및 원가절감을 위해 단가를 깎는 것이 관행이다. 하도급업체의 납품단가를 애초에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마당에 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암암리에 불공정행위들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제도적인 차원에서 장치를 마련했다는 것에 의미는 있지만, 대부분의 하도급 기업들이 거래 단절을 할 생각을 하지 않는 이상 원사업자에 단가 인상을 요청하기 힘들고 이것은 단순히 제도만으로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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