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의 네트워크
마윈의 네트워크
  • 이승균 기자
  • 승인 2018.07.1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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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minzada
그래픽. minzada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기술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일찌감치 깨닫고 전자상거래로 세계적인 갑부에 오른 인물. 확신에 찬 표정, 단호한 어투, 독특한 외모, 영어 교사로 일하던 그의 과거 조차도 지금의 마윈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만큼 그의 철학은 독특하고 선명하다. IT 기술을 넘어 디지털 혁명의 시대에는 경천동지할 만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그의 말 속에는 사회적 책임 의식이 깊숙이 내재되어 있다. 그는 21세기 위대한 기업가가 되고 싶으면 사회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기업이 그리고 기업가 정신이 인류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리라는 믿음이 있다. 철학의 그릇 만큼 그의 네트워크도 각별하다.

 

김용 (金庸, 중국의 유명 무협 소설가)
풍청양은 마윈이 좋아하는 별명이며 김용이 쓴 소오강호에 등장하는 화산파 고수이기도 하다. 마윈은 김용의 팬이다. 알리바바 직원들은 중국 무협소설에서 등장하는 인물을 자신의 별명으로 삼아야 한다. 마윈은 반은 재미로 시작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젠 기업문화 일부가 되었다. 그의 집무실은 김용의 소설 의천도룡기에 나오는 광명정. 그는 인터넷 기업의 창업자들을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영웅들과 비교하곤 한다. 본인의 강연에서 보여주는 단호한 어투와 확신에 찬 표정은 마치 무협소설 속 영웅을 떠올리게 한다. 마윈은 젊은 시절 자신의 우상인 김용을 만나 종종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인터넷 군웅할거 시대를 평정한 마윈의 힘이 김용의 소설에서 나왔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반기문
마윈에게 무역의 미래를 맡긴 인물. 2016년 9월 6일, 마윈이 G20 항저우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전자세계무역플랫폼(eWTP)을 제창하자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마윈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에게 유엔무역개발회의 특별고문을 맡아달라고 요청한다. 반 총장은 전 세계의 무역을 하나의 전자상거래로 통합한다면 각국의 중소기업과 청년창업자를 도울 수 있다는 마윈의 철학에 공감하고 마윈에게 이러한 중책을 맡긴 것이다. 둘의 인연은 반 총장이 UN을 떠나서도 계속된다. 지난 2월 연세대학교 한 포럼에서 만난 마윈과 반 전 총장은 기업의 비즈니스와 자선 그리고 기부가 어떻게 섞일 수 있을지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다.

 

대니얼 장(장융)
루자오시의 뒤를 이은 알리바바그룹의 제3대 CEO, 알리바바그룹의 장융은 입사 8년 만에 알리바바의 새 엔진이 됐다. 그의 알리바바에서의 별명은 김용의 무협소설 속 주인공 소요자(逍遙子)다. 소요자는 최강의 무공을 지닌 세 명의 제자를 키웠으며 그중 가장 강한 자에게 문파를 승계했다. 마윈은 그를 걸출한 리더로 표현하며 그의 뒤에도 70년대 후반 세대 맹장들이 대거 포진해있다고 자랑하곤 했으니 소설 속 주인공과 다름없다. 창립 20주년인 2019년에 알리바바그룹을 매출 1조 달러의 세계 최대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마윈의 자신감 뒤에는 장융이 있다.

 

손정의 
고수는 통한다. 마윈은 인터넷의 무한한 가능성을 누구보다 빨리 포착했고 손정의는 그런 마윈을 한눈에 알아챘다. 야후 창업자 제리 양이 마윈을 손정의 회장에게 소개해주자 손 회장은 6분 만에 200억 원의 투자 결정을 내린다. 당시 투자설명회에서 둘이 나눈 대화는 더욱 흥미롭다. 손 회장은 마윈에게 "알리바바가 뭔지 모르겠지만 나는 투자하면 지분의 30%를 꼭 가져야 하는데 이 조건으로 계속 협상할 수 있는가? 묻자 마윈은 "어제 투자금을 받아 당신의 돈은 필요 없다"며 "우리는 인터넷의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는 있다"고 배짱 부린다. 손 회장은 이런 마윈의 근거 없는 자신감에 반해 2천만 달러를 투자한다. 

 

오바마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주목할만한 유명 인사들과의 개인 만남은 흔하지만 이들과 개인적으로 점심을 먹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전 백악관 대변인 조시 어니스트가 2016년 오바마와 마윈의 식사를 두고 한 말이다. 그 둘은 앞선 2015년 APEC 지도자 비공식회의에서도 교감을 나눴다. 당시 오바마는 마윈에게 왜 기후보호에 나서고 환경변화 문제에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물었고 마윈은 열정이 아니라 너무 걱정돼서 환경이나 기후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기업가가 왜 환경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긴 토론을 나눴고 이후 둘의 대화는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는다.

 

여성
괜찮은 기업이 아니라 완벽한 기업을 만들고 싶다면 여성을 많이 고용하라. 미래가 걱정된다면 청년을 더 많이 고용하라. 마윈이 항상 강조하는 것은 여성과 청년이다. 그는 앞으로 다가올 여성시대를 관망하는 것이 아니라 대비해나가고 있다. 실제 알리바바 플랫폼을 통한 창업인구 중 35%가 여성이고 임원 중 34%가 여성이며 직원의 52%가 여성이다. 그는 알리바바가 지난 15년 동안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여자 직원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가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은 그의 삶에 묻어난다. 마윈은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기는 이유극강이 세상의 이치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철학이 담겨 있는 태극권을 30년 넘게 수련해왔다. 알리바바 설립자보다 태극권 사부로 기억되는 게 꿈이다. 그는 2030년 성평등이 실현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Who's Next?

비트코인에 대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다가 최근 비트코인이 돈벌이 수단과 개념으로 전락했다고 말한 마윈과 달리 처음부터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꾸준히 주장해온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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