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토끼가 잡혔습니다. 네이버, 다음, 레진코믹스 등 웹툰 사이트에서 연재되는 웹툰을 복제해 무단 게시하는 불법 사이트가 바로 밤토끼인데요. 웹툰 사이트에서 유료로 서비스하는 작품을 무료화해 사용자를 확보한 뒤, 도박 사이트 등에서 광고료를 받는 형태로 수익을 취한 이들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웹툰 업계는 환호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들이 미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바람에 정부 역시 손을 놓고 있었는데 거짓말 같이 그 꼬리가 잡혔습니다.

작가들도, 플랫폼들도 간만에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음악도, 영화도, 드라마 다시보기도 이제는 돈을 내야 하는 시대입니다. 웹툰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 입니다.

밤토끼의 검거를 계기로, 웹툰 업계는 '웹툰 콘텐츠도 돈을 주고 합법적으로 소비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고히 하려하고 있습니다. 웹툰의 유료화 없이는 더 이상의 산업의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합니다.

작가들은 지속적인 콘텐츠 창작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수익 보장이 필요합니다. 작가들에게 수익을 보장하는 플랫폼 입장에서는 적자 운영이 더 이상은 부담스러운 입장입니다. 소비자들이 더는 불법사이트를 기웃거리지 말고, 정당하고 합법적으로 웹툰을 소비해야 하는 산업의 구조입니다.

미디어SR이 작가들과 플랫폼의 이야기, 그 산업의 구조를 들여다보았습니다. [편집자 주]

대다수 청소년이 이용하는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는 성인,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 등으로 가득차 있다.

정부와 웹툰 업계 그리고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간 전쟁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최근 국내 최대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 밤토끼 등 8개 사이트가 차단되고 운영자가 검거되었으나 갈 길이 멀다. 유료 결제를 해야 볼 수 있는 인기 웹툰 대부분은 한두 번만의 검색으로 찾아볼 수 있는 등 저작권 침해는 여전히 심각한 상태다.

 

# 불법 공유가 산업 망쳐, 저작권 중요성 알려야!

현재 진행형인 웹툰 업계의 전쟁은 2000년대 초반 국내 패키지 게임 업계와 불법 게임 복제 사이트 일명 와레즈 간의 전쟁과 유사하다. 당시 패키지 게임 제작사들은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를 요청하는 등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패배했고 패키지 게임 시장은 몰락했다.

현재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도 당시만큼 심각한 상태다. 강태진 웹툰가이드 대표는 미디어SR에 "불법사이트가 산업 전체 성장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4월 기준 구글 트랜드 분석 결과 네이버 검색을 30만 번 한다면 밤토끼라는 키워드는 31배인 930만 번 검색 되었다. 국민 전체의 조직적 범죄로 봐도 된다. 웹툰을 즐길 정도의 나이면 불법이라는 인지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강 대표는 "최근 정부의 주요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폐쇄로 전체 주요 불법복제 사이트 트래픽이 64% 감소해 효과는 있었지만, 일부 풍선효과도 발생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영화 굿다운로드 캠페인처럼 만화도 캠페인을 통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대대적인 불법 웹툰 근절 캠페인을 계획 중이다. 이와 관련 백수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기획팀장은 "불법 사이트 운영자는 결국 죗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작가분들의 피땀 흘려 만든 웹툰을 정당하게 소비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 속도와의 전쟁, 기술적 차단에서 법률 개정까지

한편, 웹툰 불법 공유를 막기 위한 제도적 기술적 보완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김정재 의원이 지난해 7월 발의해 현재 법사위 계류 중으로 통과가 확실시되는 `저작권법 개정안`이다. 김정재 의원 개정안이 통과되면 해외 위치한 불법 웹툰사이트의 접근을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를 통해 차단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김 의원은 미디어SR에 "불법사이트 적시 차단으로 국내 저작권자의 권리를 신속하게 보호하는 현실적 대응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이견이 없어 국회에 상정만 되면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위원회도 개정 예정인 저작권법에 맞게 ISP 사업자와 협의를 해나가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까지 저작권 침해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기술을 도입한다"며 "ISP와 도입 방법과 시기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ISP 사업자를 통한 차단뿐만 아니라 저작권자의 신고에 대해서도 더 빠르게 대응할 계획이다. 이용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법질서보호팀 관계자는 "최근 저작권보호원과 협의해 저작권자 신고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저작권보호원의 심의위원회 개최 횟수를 월 1회에서 주 1회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동일 사이트가 URL만 바꿔 서비스하는 사이트는 동일성 여부만 판단해 즉각 차단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작가는 불법 사이트와 전쟁 중

PT맨 강코치, 블러드 프로젝트 등 다수 웹툰을 다음과 투믹스에서 연재한 박성철 작가는 불법 사이트와의 힘겨운 개별 전쟁을 펼치고 있다. 박 작가는 "불법으로 웹툰을 공유해도 벌금이 100만 원에서 200만 원 밖에 안 나와 한 번 검거돼도 나와 다시 비슷한 사이트를 오픈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박 작가는 지난 1월 불법 웹툰도용사이트 피해대책모임을 만들어 4월부터는 밤토끼 운영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준비해왔다. 그는 민사소송 외에도 불법 사이트 폐쇄를 위해 직접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을 기준으로 미국 ISP 사업자에게 서버 차단을 요청해 H코믹스 서버를 폐쇄한 전적이 있다.

그가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불법 사이트 운영자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는 "제일 확실한 방법은 미국 ISP 사업자에게 결제정보와 접속자 위치 등을 받으면 되는데 국내에서 법무부를 통해 협조를 요청받아도 1년 가까이 걸려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 의뢰를 위해 증거 수집도 해야 하는데 이것도 예산이 들어가고 상대방도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민사소송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마무리되어 불법 사이트 운영자도 두려움을 느껴야 모방 범죄가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웹툰 해외 진출, 불법 사이트 척결이 우선

한편, 현재 웹툰 플랫폼 사업자들이 해외진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불법 사이트 차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태진 웹툰가이드 대표는 "일본의 경우 전 세계 만화 시장에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다른 언어로 번역되어 제공되는 해외 불법사이트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정부와 산업계, 만화가 단체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 대표는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는 미래 마블(MARVEL)과 같은 콘텐츠 파워를 확보할 수 있는 글로벌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불법 복제로 인한 천문학적인 누적 피해액으로 작가 수익 부분에 대해서도 유료 웹툰 전문 플랫폼을 기준으로 작가 중 10~15%만이 기본 보장 고료(MG) 수익을 맞추고 있는 등 적자 구조를 탈피하기 힘들어 불법 사이트 척결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웹툰 유료화 시대의 2막①] 웹툰 20년의 역사, 1998년부터 2018년까지
[웹툰 유료화 시대의 2막②] 작가와 플랫폼이 말하는 웹툰 업계의 생태계
[웹툰 유료화 시대의 2막③] 웹툰 1조 시대, 다양해진 플랫폼별 전략
[웹툰 유료화 시대의 2막④]불법 웹툰사이트와의 전쟁 2라운드 돌입
[웹툰 유료화 시대의 2막⑤] 이지은 PD, "웹툰 불공정계약은 산업 구조에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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