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그를 에워싼 승무원들. 박 회장 양 옆의 승무원들은 박 회장의 손을 잡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오픈채팅방 제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에 이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갑질 의전'이 다시 논란이다. 

승무원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침묵하지 말자'에서 그간 박 회장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해야 했던 '손깍지', '포옹', '달려가 안기기' 등에 대해 폭로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1월까지 매달 첫째 주 목요일마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 항공 본사를 찾아 여자 승무원들을 만났다. 박 회장이 방문할 때마다 승무원들은 박 회장을 둘러싸 원을 만들고 박수를 치며 박 회장을 맞았다.

뿐만 아니라, 승무원 신입 기수가 교육을 마치면 의례적으로 박 회장을 위한 장기자랑을 해야 했다. 

승무원들에 둘러싸인 박 회장. 아시아나항공 오픈채팅방 제보

아시아나항공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는 박 회장의 의전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승무원들은 "회장님을 둘러싸고 동그랗게 서서 이 타이밍에 A씨가 나와서 회장님께 사랑해요 외치고, 와르르 회장님께 달려가세요!  교육원에서 그랬었다", "양손 깍지 낄 사람 정하고 울 사람 정하고, 헤어지기 전에 붙잡기 연습 및 사진 찍자고 조르기 연습", "모든 기수 승무원들이 저렇게 수료한다" 등 당시 박 회장의 의전을 위해 해야 했던 여러 일을 토로했다.  

승무원들은 박 회장의 의전을 가장 최우선으로 두도록 강요받았다. 한 아시아나승무원은 "신입 교육받을 때 회장님 방문하신다고 하면 저런 퍼포먼스 기본, 우는 사람도 지정, 악수하고 껴안고 손깍지 끼고 한 마디씩 인사한다. 물론 오시기 전부터 연습한다. 수업도 중단시킨다"고 말했다. 

의전이 싫어 뒤로 빠져 있으면 교관들이 억지로 참가시켰다. 그는 "여기가 북한인가? 다른 회사도 이런가? 정말 엄청 충격받았던 기억이 난다. 저런 거 싫어서 원 뒤에 빠져있으면 임원진 혹은 교관들이 뒤에서 계속 밀어 넣었다. 심지어 교육 끝나고 수료식 끝나고도 선물 보따리 싸서 회장님 보러 광화문 사옥 회의실까지 갔다. 거기서 똑같이 퍼포먼스하고 한 명씩 인사, 포옹, 손잡기 등등 한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 한 아시아나 승무원은 미디어SR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나항공 내에서는 그 일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일이다. 그 일이 불거졌다고 해서 놀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 사실이었기 때문에. 지금은 2월에 미투가 보도된 이후 매달 방문했던 일이 싹 사라졌을 뿐이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이 박 회장을 위해 새빨간 종이를 들고 노래와 율동을 하는 영상이 보도되자, 아시아나항공은 신입 승무원들이 열정을 보여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아시아나항공 홍보실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교육생들이 수료식 앞두고, 가족들 두고 노래를 준비하는 게 있다. 그 노래를 개사해 부른 것은 교육을 열심히 받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며 "직원들의 반응을 모니터링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부족함이 있었다. 하지만 강제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장기자랑 등은 이제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지난 8일 있었던 아시아나항공 NO MEAL 문화제에서 박 회장의 의전은 자발적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한 승무원은 "캐빈 승무원들 로비에 둘러서서 회장님 맞이합니다. '회장님 만날 생각에 밤잠을 못 잤습니다. 사랑합니다.' 이거 저희 자발적으로 합니까?"라고 묻자 직원들은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발언한 승무원은 "이제 더는 그만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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