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주고 음원을 듣는 것이 당연해진 시대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설문조사 결과, 음악을 온라인으로 즐긴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 1200명 중 70.6%에 달했습니다. 이 중 유료로 음원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대답한 비율은 절반에 가까운 49.9%입니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디지털 음원시장의 규모는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최근 본격화된 AI 스피커 등 AI의 사업들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AI플랫폼 생태계는 가입자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록인 효과가 상당해 초기 단계인 AI 스피커 시장에서 사용자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는데요. 실제 올 상반기 전략적 요충지인 음원시장을 둘러싼 사업자간 경쟁은 치열했습니다.

미디어SR은 국내 주요 사업자들의 음원시장 전략을 살펴봤습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 다각화된 전략들이 꿈틀거리는 음원시장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음원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 음악을 창작하는 창작자들의 권리 보호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음원 시장의 불균형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봤습니다. [미디어SR]

왼쪽부터 멜론, 지니뮤직, 벅스, 바이브

스마트폰 이용자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비율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모바일 앱 분석 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한국은 2018년 1분기 스마트폰을 통한 음악 스트리밍 데이터 사용량은 전년 대비 51% 증가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IT 기업 다시 말해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음악 산업 관계자는 "음원 유통의 핵심 역할을 통신사가 맡아왔으나 현재는 IT 기업들이 기존 통신사의 시장을 잠식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치열한 경쟁으로 시장 복잡해져

동시에 이권 다툼도 치열해지고 시장도 복잡해지고 있다. 시장 1위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카카오M은 지난 5월 카카오에 흡수 합병되었다. 

멜론을 육성한 경험이 있는 SK텔레콤은 자회사 아이리버를 통해 지난 1월 SM, JYP, 빅히트의 음원 유통권을 확보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신규 음악 플랫폼 론칭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음악 산업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시장 진입으로 경쟁은 치열해지겠지만, 음원 시장 특성상 기존 사용자 이탈이 적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T의 자회사이자 LG유플러스 역시 투자에 참여해 음원을 공급받고 있는 지니뮤직은 지난해 하반기 SM, JYP의 음원 유통권을 뺏기면서 B2B 수익이 악화되어 CJ디지털뮤직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지난 3월 YG에 1천억 원을 투자하고 6월 인공지능 기반 AI 음원 서비스 VIBE를 출시해 시장 장악에 나섰다. 

그렇다면 IT 기업, 통신사, 기획사, 유통사의 복잡한 조합으로 탄생한 음원 서비스 플랫폼은 각각 어떤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을까? 멜론, 지니, 벅스, 바이브를 서비스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제공 : 카카오M

# '멜론', 맞춤형 큐레이션에 카카오와 연동으로 접근성 편의성 높여

멜론은 시장 점유율 60%대의 압도적인 1위 서비스 사업자의 지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AI 기반 음악 추천 서비스가 퍼지고 있는데 무엇보다 누적 3,300만 회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개인별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에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윤서한 카카오M 커뮤니케이션팀 매니저는 "멜론은 시간, 장소, 상황까지 접목해 정교함은 물론, 큐레이션의 확장성과 다양성까지 확보하고 있다"며 "이용자의 기온, 날씨 상태에 어울리는 음악을 실시간으로 선곡해주는 `날씨 기반 추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 1월부터는 카카오톡 계정연동을 통해 플랫폼 접근성과 편의성이 강화되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멜론 이용자는 카카오톡 공유하기 기능을 통해 인앱에서 음악을 손쉽게 들을 수 있다. 멜론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1분 미리듣기를 할 수 있다. 카카오톡 대화로 음악을 추천하는 뮤직봇 '로니'도 인상적이다. 이용자와의 채팅을 통해 기분과 상황에 딱 맞는 곡을 실시간으로 추천해주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서비스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카카오멜론’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제공 : 지니뮤직

# 지니뮤직, 통신사 회원은 데이터 걱정 No

지니뮤직 역시 AI 기반 맞춤형 큐레이션을 지난해 6월부터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미국 AI 음성인식 기술기업 `사운드 하운드`와 기술 제휴를 맺고 음악 탐색 서비스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음을 흥얼거리는 허밍으로도 음악 검색이 가능하며 한 소절 듣고 해당 노래를 들려주는 `사운드 인식서비스`도 인상적이다. 

지니뮤직은 올해 상반기부터 큐레이션 특화 기능을 확충했다. 박주영 지니뮤직 대외협력팀 대리는 "현재 듣고 있는 곡과 유사한 곡을 실시간 큐레이팅 해 주는 ‘유사곡 추천’ 서비스, 이용자 개인의 과거 감상 이력 기반의 ‘그때, 당신이 즐겨 듣던’, ‘감상 이력의 재발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지니뮤직은 통신사의 번들링 서비스로 판매되는 상품이 매력적이다. KT나 LG유플러스 고객은 통신사 인증을 통해 스마트폰에서 지니 앱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시 별도 데이터 요금을 차감하지 않는다. 

 

제공 : NHN엔터테인먼트

# 내가 찾는 곳 '벅스'에는 다 있다, 음원과 음질 우리가 압도적

벅스가 내세우는 강점은 음원 수와 음질이다. 벅스뮤직은 지난 22일 4천만 곡 이상의 음원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고음질인 FLAC 음원 역시 1천 만곡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현준 NHN엔터테인먼트 홍보팀 차장은 "올해 1월에는 국내 음원 서비스 업체 중 처음으로 ‘AAC 256kbps 이상’의 음질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이는 고음질 FLAC 음원에 가까운 음질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현준 차장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고사양 음향기기는 수천만 원을 넘어섰으나 최근 몇 년 사이 기술 발전으로 음향기기 성능은 올라가고 가격은 낮아져 좋은 음질의 음악을 듣기 위해 20~30만 원 수준의 헤드폰으로 충분하다"며 "최근 고화질에 이어 고음질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벅스는 작년 11월 서울 코엑스에서 <슈퍼사운드 코리아 2017>을 직접 주최해 고음질 음원과 하이엔드 음향기기를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전시회를 개최 고음질 음원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제공 : 네이버

# 차세대 뮤직 플랫폼이란 바로 이런 것, '바이브'

네이버의 AI 기반 음원 추천 서비스 바이브는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타사 차별화하고 있다. 메인은 카드 형태의 `믹스테잎`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앱 첫 화면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음악 역시 사용자마다 전부 달라 마치 유튜브의 메인 화면과 유사하다.

바이브가 제공하는 AI DJ도 색다른 매력이다. 곡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분석한 AI가 현재 곡과 다음 곡을 자연스럽게 믹싱해 이어준다. 사용자들은 다양한 장르별로 구성된 다양한 AI DJ 스테이션을 통해 AI의 자연스러운 디제잉을 즐겨 볼 수 있다.

한동근 PR팀 대리는 "차트 중심이던 앱과 달리 앱 초기화면서부터 완전한 개인화된 화면이 제공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도 네이버 측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의 노하우와 콘텐츠 역량을 갖춘 YG와도 다각적으로 협력, 시너지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먼저 국내 최대 수준의 음원을 확보, 메타데이터를 구축하는 등 바이브 AI 기술 및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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