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 김시아 기자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온갖 곳에서 시끄럽습니다. 정부 각 부처는 부처대로 변화와 혁신을 주장하며 정신없이 돌아가고 새롭게 시작하는 지방정부는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바쁩니다. 모두가 국민을 위한 바쁨이겠고 더 나은 미래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개인의 목소리에는 대기업 오너 일가의 만연한 갑질에 대해 놀라움과 분노, 그들에게 당해온 수많은 을에 대한 응원, 또 다른 대기업의 이해하지 못할 일탈 행위,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 최저임금 변화에 따른 목소리, 자기 생각과 다름에 대한 서운함을 담은 목소리, 지지하고 응원하는 목소리로 소란스러운 요즘입니다.

공정사회로 가기 위한 과정에서 도마 위에 오른 기업의 문제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수많은 쟁점이 쏟아져나오고 그 쟁점에 대해 수많은 개인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시끄러운 건 당연합니다. 과거처럼 조용히 그들만의 짜고 치는 고스톱이 이상했던 겁니다. 변화가 있고 시끌벅적한 건 살아있는 증거이기도 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변화하고 있는 지금의 과정은 우리가 살아왔고 경험했던 지금이 아니니까 소란스러운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신없고 혼란스럽지만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국민은 관심을 가지고 살피고 부족한 점이 있는지 불편한 점이 있는지 있으면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합니다.

국민은 국가의 주인입니다. 주인이 자기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정책과 방향이 개인이 아닌 보편적인 측면에서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응원하고 때로는 매섭게 질책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후배에게,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습니다. 

분노와 억울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토론하고 따져 물어야 합니다. 공론장은 대화와 토론도 있고 기고도 있고 댓글도 있습니다. 청와대와 각 부처의 소통 창구도 있습니다. 의견을 내려고 하면 낼 곳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물론 억울한 것이 있으면 그것대로 또 따져봐야 합니다. 좋은 방향으로 간다고 해서 억울한 사람이 생기는 것은 곤란하니까요.

"200년 전에 노예해방을 외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100년 전에 여자에게 투표권을 달라고 하면 감옥에 집어넣었습니다. 50년 전에 식민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면 테러리스트로 수배 당했습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불가능해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는 계속 발전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의 유명한 메모 내용입니다. 가슴 깊이 스며드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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