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up과 큐리그

필자는 학교 오피스에서 연구, 집필 등을 하는 일상에서 처음 하는 일이 있다. 우선 오피스에 있는 큐리그(Keurig) 커피 머신에 피츠커피(Peet’s Coffee) K-Cup캡슐을 넣고 커피를 내리는 것이다. 출근 길에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를 픽업하기도 하지만, K-Cup으로 커피를 내리면서 오피스 안에 퍼지는 커피 향을 즐기곤 한다. 그런 탓에 오피스 휴지통에는 사용된 K-Cup들이 쌓여가곤 한다. 그걸 보면 왠지 죄책감도 종종 느끼곤 한다.  

#K-Cup과 함께 하는 우리 일상 

생각해 보면 K-Cup을 통해 고급 커피 문화가 가정집에 파고들었다. 필터를 사용해 드립 커피를 내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간단하게 캡슐 하나를 넣으면 고급진 향이 나는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커피 협회(National Coffee Association)이 2017년 조사를 기반으로 제공한 미국 캡슐 커피 시장 현황을 보자.  

•    미국 국민의 72%가 큐리그를 비롯한 캡슐 기반 일회용 커피 시스템을 알고 있음.
•    그 중 33%가 네스프레소, 큐리그같은 커피 머신을 소유하고 있음.
•    커피 머신 시장에서 일반적인 드립 커피 메이커(46%)에 이어 2위를 차지함. 
•    2016년 1월 3조 7천억 달러에서 3조 8천8백억 달러 규모로 성장함. 
•    2016년 기준 유통 시장의 커피 부문에서 캡슐 커피가 가장 큰 매출 성장세를 기록함. 그중 큐리그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함.  

K-Cup을 자주 사용한 게 그리 얼마 되지 않은 것 같기도 한데, 오피스에서 커피를 어떻게 마셨었나 마치 그렇게 오래전 일 처럼 기억이 어름하다. 그렇다면 K-Cup이 우리 생활에 들어온 건 언제일까?  

K-Cup을 선보인 큐리그는 1998년에 설립되었다. 오피스용 K-Cup을 먼저 론칭한 후 인기가 높아지자 가정용 K-Cup을 2004년 선보혔다. 이후 2006년 그린 마운틴(Green Mountain Coffee Roasters)가 큐리그를 인수하면서 큐리그 그린 마운틴이 탄생했다. 2016년  사모 투자 펀드 JAB홀딩 컴퍼니가 14조에 인수했다. 올해 1월에는 음료시장의 유명 브랜드 닥터 페퍼 스내플(Dr Pepper Snapple)과 큐리그 그린 마운틴은 합병을 발표 하였고 딜이 완성되는대로 큐리그 닥터 페퍼가 될 예정이다. 

K-Cup은 특수 용기로 만들어져 고온, 고압을 견딜 수 있고, 큐리그나 네스프레소 같은 전용 기기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커피를 내린 후 버리면 되는 일회용으로 이런 편리함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게 되면서 K-Cup 상품으로 큐리그는 매년 몇 배씩 성장씩 성장했다. 큐리그 웹사이트에 따르면 스타벅스, 피츠커피, 맥도날드의 맥카페, 던킨 도너츠를 포함해 무려 75개 브랜드가 K-Cup용 캡슐을 제조하고 있다. 웹사이트에서는 브랜드별, 카페인 함유량 별, 그린티와 허브티까지 무려 345개가 넘는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형형색색 다양한 맛을 가진 캡슐형 커피가 선보이는 캡슐 커피 시장. 출처

 #K-Cup을 둘러싼 이슈 

K-Cup의 폭발적 인기와 함께 몇 가지 중요한 이슈들이 불거졌다. 우선K-Cup으로 인한 환경 재앙의 우려가 제시되었다. 환경 관련 언론인 머레이 카펜터(Murray Carpenter)가 뉴욕 타임즈에 재활용이 불가능하고 자연 부식 되지 않는 플라스틱 포드 방식의 K-Cup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신랄한 비판을 담았다. 사실 큐리그는 2005년 재활용이 가능하고 커피를 리필 할 수 있는 캡슐, My K-Cup을 선보였지만 2014년 큐리그 2.0이 나오면서 My K-Cup을 단종시켰다. 비판이 거세지자 2015년 5월에 다시 큐리그 2.0에 사용 가능한 My K-Cup 을 선보였고, 2014년 지속 가능성 리포트에 2020년까지 K-Cup을 100% 재생 가능하도록 언급하기도 하였다. 

또다른 이슈는 제품의 불량성 문제다. 2014년 12월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걸쳐 7백만 대의 큐리그 미니 플러스 브루잉 시스템(Keurig Mini Plus Brewing Systems)을 리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물 온도가 너무 높아지는데다 커피 머신 밖으로 넘쳐 화상 사건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런 몇 가지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K-Cup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커져갔다. 2015년에는 “K-Cup을 없애자(Kill the K-Cup)”라는 캠페인도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2015년과 2017년에 큐리그의 공동 발명자인 존 실반(John Sylvan)이 아틀란틱 미디어와 한 인터뷰 내용도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존은 큐리그를 소유하지도 않고 자신의 발명품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고 언급하기도 한 것. 환경에 대한 악영향을 염두한 발언이었다. 여하튼 K-Cup을 둘러싸고 불거지는 환경 이슈는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K-Cup같은 캡슐 커피의 편리함 뒤에 숨겨진 환경 재앙에 대한 경고성 메세지를 담은 카툰. 출처

우리가 편하게 마시는 커피 한잔을 마시며 우리의 선택에 따른 책임에 대해서 생각해 볼 때다. 필자도 이제 머그컵과 텀블러 사용 뿐 아니라 캡슐 커피를 마시는 횟수도 줄여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선택은 우리 자신의 것이니까 말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