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지주회사도 조준... "총수일가 사익편취 우려"
공정위, 지주회사도 조준... "총수일가 사익편취 우려"
  • 권민수 기자
  • 승인 2018.07.0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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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 제공: 공정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 제공: 공정위

CJ, SK 등 국내 대기업 지주회사들이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국내 대기업 지주회사들은 자, 손자회사 등과 내부거래를 통해 배당외 수익을 과도하게 수취하고 있었다. 또, 지주회사가 직접 출자해야 하는 자회사가 아닌, 손자회사∙증손회사 등을 대폭 늘려 지배력을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기업집단 전체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18개 전환집단 지주회사의 수익구조와 출자 현황 등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3일 밝혔다.

조사 대상 지주회사는 SK, LG, GS, 한진칼, CJ, 부영, LS, 제일홀딩스, 코오롱,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동원엔터프라이즈, 한라홀딩스, 세아홀딩스, 아모레퍼시픽그룹, 셀트리온홀딩스, 한진중공업홀딩스, 하이트진로홀딩스, 한솔홀딩스 등이다.

공정위는 현재 지주회사들은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 사익편취 등의 수단으로 이용될 부작용이 상당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본래 지주회사는 주식소유를 통해 자회사를 지배하는 것이 목적인 회사다. 자회사를 소유함으로써 배당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공정위 기업집단국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실제로는 배당이 아닌 배당 외 수익이 더 많아서 지주회사의 주된 수입이 될 경우에는, 지주회사 자체의 원래 목적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들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18개 지주회사의 매출에서 배당 수익이 차지하는 비율이 40.8%에 불과했다. 18개사 중 11개사는 배당 수익 비중이 50%미만이었다. 특히, 부영(0%), 셀트리온홀딩스(0%), 한라홀딩스(4%), 한국타이어(15%), 코오롱(19%) 5개사는 20%미만이었다. 기타지주회사와 중견지주회사의 배당수익이 각각 56.8%, 58.9%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였다. 

반면 18개 지주회사의 매출액에서 브랜드 수수료, 부동산 임대료, 경영 컨설팅 수수료 등 배당외 수익은 43.4%에 달했다. 18개사 중 8개사의 배당외 수익 비중이 50% 이상이었으며, 셀트리온홀딩스는 배당외 수익이 100%였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84.7%), 한솔홀딩스(78.8%), 코오롱(74.7%)로 배당외 수익 비중이 매우 높았다.

공정위는 "자회사 지분율을 평균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지주회사일수록 자‧손자회사로부터 배당외 방식으로 수익을 많이 수취하고 있는 것인데, 지주회사의 수익 확보를 위해 자회사로부터의 배당에 의존하기보다는 배당외 수익을 확대하는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환집단 지주회사가 손자회사와 증손회사를 늘리는 방식으로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확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주회사는 자회사·손자회사의 지분을 상장회사의 경우 20% 이상, 비상장회사의 경우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실제 18개 전환집단 지주회사의 자회사는 2006년 9.8개에서 2015년 10.5개로 미미한 증가에 미친 반면, 손자회사는 2006년 6.0개에서 2015년 16.5개로 무려 약 3배 늘어났다. 

박기흥 기업집단국 지주회사과 과장은 미디어SR에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갖고 있는 게 정상이다. 해외의 경우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100%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주회사가 손자회사, 증손회사까지 지분을 가지면 밑단의 증손회사까지 지배력이 확장된다. 지주회사가 지배하는 증손회사가 많아지면 지배구조가 복잡해진다. 이전의 재벌체계와 다른 점이 거의 없어져 문제가 되는 것"이라 말했다. 

18개 지주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55%에 달했다. 하지만 기업 내외부의 감시, 견제 장치는 미흡했다. 배당외 수익 관련 거래는 모두 수의 계약 방식으로 이뤄졌다. 또, 배당외 수익 거래는 50억 원 미만인 경우가 많아 대규모 내부거래 기준에 미치지 않았다. 이에 대부분 지주회사는 물론 자회사, 손자회사, 증손회사에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주주총회 결의를 거친 사례도 전혀 없었다. 배당외 수익 거래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정위는 지주회사가 총수일가의 과도한 지배력 확대 및 사익편취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위에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다.

공정위의 요구에 따라 막대한 돈을 들여 지주회사 체계로 바꾼 재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박 과장은 "1998년 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여러 장점도 있었지만,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내부거래 등 부작용이 나와 이런 것들을 개선하려고 하는 것이다. 손바닥 뒤집듯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공정위는 향후 토론회, 간담회 등 외부 의견 수렴을 거쳐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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