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형 연구원] 유덕수 대표는 “개인적인 꿈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나는 현재 열정기업을 운영하면서 자신의 미션을 진행하고 있으니 이미 성공한 사람”이라고 행복한 웃음을 보였다. 그가 이끄는 열정대학은 어떤 곳일까.

열정대학을 시작하기까지
Q. 열정대학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소셜벤처로 창업하게 된 계기는?
유학원을 경영하면서 20대를 많이 알아야 한다고 판단, 2009년에 20대를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어 연수를 많이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한도전’이나 ‘남자의 자격’ 같은 TV프로그램처럼 조정이나 합창단 활동을 하면, 놀이를 하면서 성취를 느끼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서른 살을 갓 넘겼을 때 유학원이 잘되고 목표를 성취하니 ‘내가 겨우 이것을 위해 달려왔나’하는 회의를 느꼈다.

‘내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하다 자기계발 전문가가 되자고 결심한 뒤 열정대학을 만드는 계기를 만났다. 어느 날 고민상담 메일을 받았는데 부모님 이혼, 아버지의 병환 등 어려운 가정생활에 하루하루가 어려운 20대 청년의 글이었다. 위로와 격려를 담은 답장을 썼는데 “유덕수님의 메일을 받고 오늘 하루가 따뜻해졌어요”라는 답장을 받았다. 힘든 상황에 있는 친구가 나를 통해 따뜻한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터질 거 같았다. 그 친구를 만나 열정대학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자기계발전문가의 의미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계발이라는 말이 잘 못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하는 자기 계발은 자기는 없고, 계발만 있다. 자기 계발은 자신을 알아야 한다. 계발이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는데 자기를 모르고 계발만 하니까 다 똑같은 것만 계발한다. ‘스펙’이라는 것은 자기성찰이 우선이다. 내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 후 계발이 들어가야 한다. 나는 ‘자기를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열정대학에는 자신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Q. 사회적 기업 인증을 시도한 이유는?
열정대학을 학교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20대 때 그나마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한 건 경영이니까 사회적 기업으로 접목시킬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는 학교가 돼야겠지만 내가 하려는 게 사회적 기업이란 생각이 들었고, 지원제도가 많다는 점에서도 사회적 기업을 선택했다.

선택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많이들 한다. 선택을 하고 나서 그 일이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하고 보니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선택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선택을 하고 나서 그 일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이다. 선택을 잘못했더라도 열심히 잘하면 또 다른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나로서도 20대 초반에 CEO를 선택했다는 것은 옳은 선택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 일에 미쳐서 열심히 자신의 것을 만들다 보니 그 일이 또 다른 기회를 제공했다. 처음부터 교육을 해야겠다고 교육학과를 들어갔으면 학교를 못 만들었을 것이다. 기존의 학교에 들어가서 변화를 꾀하려고 애썼을 것이고, 그렇다면 답이 안 나왔을 것이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했고, 되돌아보니 그 때 최선을 다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벤처중소기업 전공, 동아리활동, 경영했던 경험 모두가 도움이 된 것이다. 박진영씨가 케이팝 스타에서 한 얘기인데 “잘못된 선택마저도 최선을 다하는 순간 그 선택이 옳아진다” 는 말을 좋아한다. 나의 경우가 그런 경우이다.

열정대학의 프로그램
Q. 열정대학의 과목은 필수과목 8과목, 선택과목 12과목으로 이루어진 1년 과정 프로그램이다. 구체적으로 열정대학의 프로그램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우리의 프로그램이 어렵다.(웃음) 그래서 열정대학 가이드북이 두껍게 나간다. 우리가 공개를 꺼리는 것도 아닌데, 어설프게 전파하면 오히려 곤란해서 책을 준비 중이다. 책 발간할 때 우리의 프로그램을 자세하게 알려줄 것이다. 대학 캠퍼스는 지금 없다. 경희대, 외대에서 원래 2년제로 시작을 했는데 어려워서 1년제로 바꿔 운영했다. 그 때 경희대, 외대에서 있던 학생들을 열정 1대학으로 통합했다.

열정 1대학, 2대학은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구분한 것이지 다 같이 활동한다. 열정대학은 온라인/오프라인 대학으로 나눠지지 않는다. 열정대학의 활동은 온라인 50%, 오프라인 50%로 이루어진다. 필수 8과목, 선택 12과목을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필수과목은 진로를 찾기 위해 꼭 해야 할 것을 모아놓은 것이고 선택과목은 다양한 활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건물은 어디서 빌리나요? 라고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하프마라톤 할 때는 한강에서 연습한 후 대회 참여하고, 번지점프 할 때는 가평이나 분당에서 뛰고, 등산정상 정복할 때는 북한산 갔다가 설악산 종주한다. 우리는 세상이 학교다. 장소는 크게 의미가 없다. 고정적으로 기반이 되는 장소라고 하면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싸이 월드 클럽이다.

Q.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서 과목을 만들 수 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진행하는가?
열정대학에서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선택해서 과목을 만들 수 있고 여러 개를 만들 수도 있다. 선생님께 얘기해 사전승인을 받으면 스스로 과목을 만들 수 있다.

Q. 선생님은 몇 명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가?
선생님은 나 혼자이고, 혼자서 170명을 맡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선생님이라는 역할이 무엇일까? 가르친다는 게 무엇일까?”를 정의했을 때, 내가 정의한 것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주는 사람이었다. 통상적으로 가르친다는 것도 광범위하고 사전을 찾아봐도 지식전달의 의미가 아니다. 선생님으로 있지만 전통적인 교육방식으로 학생에게 가까이서 무엇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Q. 그럼 학생들과 어떤 식으로 만나는가?
과목마다 만나고, 입학식 때 만나고, 게시판, 이메일로 만나고, 3학년 이상은 개별 면담을 한다. 왜냐하면 때론 내가 운동장을 만들어 놓았을 때 못 뛰어 놀기도 하기 때문에 일정수준의 면담이 필요하다. 면담에서 “뛰어 놀아도 괜찮아”를 말해주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뛰어놀 수 있지?” 란 고민을 함께 하기도 한다.

Q. 10기에는 112명 선발하는데 458명이 지원하면서 4: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신입생을 선정하는 기준은?
성실하고 절실하면 된다. 지원서에 보면 대학교 이름이나 경력은 전혀 안 쓴다. 열정대학을 성실히 임할 수 있고, 자기가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데 절실했으면 좋겠다. 면접 때도 자기 소개하지 말라고 한다. 보통 자기소개 때 학교얘기를 하고, 학교 이야기하면 나도 흔들리기 때문이다.
(2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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