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네이버 무비

상상하기 싫겠지만, 만약 누군가가 당신의 집에 침입하여 사랑하는 가족을 무참하게 살해했다면…. 그리고 당신이 무기력하게 지켜보던 앞에서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던 범인들이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영화 ‘모범시민’의 원제는 ‘Law Abiding Citizen’ 인데 한글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다소 밋밋한 제목이 돼버렸다. 영화의 첫 장면은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한다. 갑자기 들이닥친 괴한들에 의해 아내와 딸이 무참하게 살해당한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클라이드. (제라드 버틀러)
범인들은 곧 잡히지만 담당검사 닉(제이미 폭스)는 범인 둘 다 기소가 어렵자 현실적인 방안으로 범인 한 명과 불법적인 사법거래를 하여 풀어준다. 그러나 풀어준 이 한 명이 범행의 주범이고 다른 한 명은 종범에 불과했다. 이를 알게 된 클라이드는 범인들과 그들을 보호한 법원과 정부기관을 향해 ‘사적인 응징’을 준비한다.

사건 후 10년이 지나고, 클라이드는 긴 세월 동안 짠 치밀한 시나리오로 범인을 잔혹하게 살해한다. 먼저 감옥에 갇힌 범인이 아무런 고통 없이 편하게 사형당하는 모습을 용납치 않는다. 사제 약물을 투여하여 극심한 고통 속에 죽게 만들더니 무죄로 풀려난 범인을 잡아 이번에는 범인의 신체를 25개로 절단하는 방식으로 처참하게 죽인다. 살인범으로 클라이드가 지목되고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순순히 유죄를 인정하고 감옥에 들어간다. 그런데 클라이드가 감옥에 수감되자 그가 경고한 대로 연일 처참한 살인사건과 대형 폭파 사건으로 도시는 혼란에 빠지게 되고 당황한 검사 닉은 온갖 사법수단을 동원하여 그의 거침없는 살인 행각을 막으려 애를 쓰지만, 복수극은 살벌하게 계속된다. 

영화 ‘모범시민’은 언제든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답답한 현실 앞에서 영화로나마 통쾌한 반전을 꿈꾼다. 아내와 딸을 죽인 범인이 불법적인 사법거래로 감형을 받고 풀려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 앞에 자신을 던져 그들에게 항거한다. 이 영화의 힘은 바로 ‘법 앞에 힘 없이 굴복한 이들을 대변하는 평범한 시민의 통쾌한 복수극’을 보여주고 사법체계의 아이러니함을 비웃고 권력을 희롱하는 모습을 보며 사이다처럼 속 시원하기도 한다. 

영화 ‘300’에서 폭발적인 남성미와 탄탄한 몸매를 과시하며 카리스마를 분출했던 헐리우드 톱스타 제라드 버틀러와 영화 ‘레이’, ‘드림걸즈’, ‘킹덤’ 등을 통해 아카데미는 물론 골든 글러브까지 휩쓴 헐리우드 최고의 연기파 배우 제이미 폭스가 열연한다.
제작자인 루카스 포스터는 “이 영화는 흑백 논리의 영화가 아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은 최소한의 정의에 대해 자신들의 논리로 무장 되어 있지만, 그 둘 다 모두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다. 때문에 영화 ‘모범시민’은 논쟁을 불러일으킬 영화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화는 제목 그대로 이 시대를 성실하고 모범적으로 살아온 누군가에게 ‘어떻게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 싶은 사건이 벌어지는 순간을 영화적으로 포착했다. ‘최소한의 정의’를 실현해야 하는 사법부가 더 이상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사적(私的) 복수’의 근거가 마련되기도 한다.

최근 사법정의를 훼손한 대법원장 사건으로 우리 사회의 보루인 사법부가 흔들리고 있다. 국민들의 60%가 재판 결과를 수긍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법을 믿지 못하면 제2, 제3의 클라이드가 생겨난다. 그런 사회는 영화처럼 지옥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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