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제공 : 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9일 오전 9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했음에도 형인 신동주 에스디제이 회장과의 경영권 대결에서 완승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된 상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경영권 대결 중 가장 어려운 상황으로 보았으나 이변은 없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회장은 본인에 대한 이사 선임건, 신동빈 회장과 츠쿠다 사장 해임건을 주주제안으로 상정했으나 전부 부결됐다. 반대로 신동빈 회장 측이 제안한 잉여금 배당건, 이사 3명 선임건, 감사 1명 선임건 등 5개 의안은 모두 승인됐다. 

신 회장은 주총에 참석하지 못해 롯데 비상경영위원회 대표단을 전날인 28일 일본에 급파해 일본롯데 경영진들에게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서신을 전달했다. 29일 오늘 주총에서 신 회장은 주주들에게 서신 대독을 통해 의안 심의에 앞서 제안 사항을 전달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신동빈 회장이 부재한 상황 속에서 일본롯데 주주들이 다시 한 번 지지를 보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현 상황이 빨리 극복되어 한일 롯데의 경영이 불안정해지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신동빈 완승 배경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완승할 수 있었던 배경은 경영 능력이다. 신동주 회장은 경영 능력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왔으나 신동빈 회장은 거침없는 인수합병으로 한국 롯데그룹의 외형을 크게 확대해왔다. 매출액(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 의무공시) 역시 2005년 26조 원에서 2017년 72조 원대로 큰 폭으로 늘었다.

츠쿠다 사장은 롯데홀딩스 임원들이 신 회장을 지지하는 가장 큰 힘을 모아온 인물이다. 이 같은 지지 배경은 신동빈 회장의 경영 능력이라는 것이 롯데 측 주장이다.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해온 츠쿠다 타카유키 사장 해임건도 이번 주총에 의안으로 상정했으나 부결됐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을 대신해 1980년대부터 2015년 초까지 일본롯데를 사실상 진두지휘했으나 보수적인 경영전략으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 주주총회에서도 신동주 회장은 광윤사를 통해 28.1%의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으나 종업원지주회 27.8% 관계사 20.1% 등 주요 대주주를 우호 지분으로 확보할 수 없었다. 조선비즈에 따르면 신동주 회장은 종업원지주회 주식을 개인자산으로 행사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직원들을 설득 하는 등 경영 외적인 금전적 회유책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번 신동빈 회장이 다시 한 번 승리한 것은 일본 주주들의 신동빈 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신뢰의 의미다"라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해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일을 멈춰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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