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9일 한성숙 대표가 네이버 뉴스 및 댓글 개선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구혜정 기자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26일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노출제외 검색어에 대한 검증보고서 발표하면서 `검증 대상 기간 동안의 노출제외 검색어에 조작이나 왜곡을 의심할만한 특별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으나 대기업 총수 일가와 관련한 일부 검색어를 제외 처리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KISO는 2009년 인터넷 사업자들이 업계 이슈를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출범시킨 단체로, 네이버는 검색어 조작 논란이 벌어진 2012년 이후 이 단체에 검증을 맡겨왔다.

26일 공개한 '2017년 상반기 검색어 검증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상반기 최태원 SK 회장의 사생활과 관련된 연관검색어 다수를 '명예훼손' 사유로 자체 판단해 노출에서 제외했다. 반면, 검증위원회는 `해당 검색어가 명예훼손 또는 개인정보 침해 사유에 해당해 제외처리 대상이라는 점에는 동의하나 당사자 신고에 의해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네이버가 삭제 사유를 자체 판단에 의해 제외 처리한 것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이에 네이버 측은 검증위원회에 SK측이 최태원 회장의 사생활과 관련된 실명 및 인적사항이 노출되는 검색어를 개인정보 침해 사유로 제외 요청한 내역이 담겨 있는 메일을 보냈다. 이에 위원회 측은 고객센터를 통한 정규 신고절차가 아닌 경로로 접수된 신고를 처리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으나 당시 이메일 내용에 의해 SK 측의 신고가 있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으므로 신고에 의한 처리로 분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조현아 연관검색어의 경우 `대한항공 조현아-김준현 김정은`이 제외되었다. 조현아 측이 삭제 요청을 하자 네이버는 `연관 검색어를 선택했을 때 그러한 의미와 무관한 내용만 검색되고 있음을 확인하여 삭제했다고 밝혔으나 위원회 측은 `위원회 측은 타당한 제외 사유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나현수 팀장은 미디어SR에 "당시 TV 프로그램 SNL 코리아에서 김준현 씨가 분장을 하고 비행기를 타는 모습을 한 언론사에서 마치 조현아 전 부사장을 연상하게 했다는 기사를 작성, 출고 했는데 후속 보도가 안 된 건으로 별다른 이슈로 보기 어려워 검색결과 없음으로 처리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나 팀장은 "이번 검증위원회에서는 대선 관련 검색어를 중점으로 살펴봤는데 삭제된 것이 전혀 없고 그런 측면에서 적절하게 처리되어 있다고 판단했다"며 "언론에서 그 부분보다 대기업 총수 관련 건들을 주로 보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검증위원회는 최대한 검색어를 지우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며 "그런 부분에서 네이버 측이 검색 제외 처리한 것이 줄어 긍정적이지만 대기업 총수 관련 내용은 개선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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