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서울 혜화로에서 열린 '몰카 규탄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이 뿔달린 악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이들은 현 경찰수사 방식에 대한 규탄과 함께 몰카 촬영물, 리벤지포르노 등의 근절을 외쳤다. 사진 김시아 기자

국내 최대 음란물 사이트 '소라넷' 운영자가 구속됐다. 소라의가이드로 1999년부터 운영을 시작해 2003년 소라넷으로 명칭을 바꿔 운영한지 20년 만이다.

서울지방경찰청 홍보계 관계자는 26일 미디어SR에 "청소년보호법상 아동음란물 유포 방조 및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로 소라넷 운영진 A씨(45·여)를 검거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1999년 9월부터 2016년 3월까지 17년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소라넷 사이트를 운영해 불법촬영물(몰카)와 개인 간 성적 영상물(리벤지 포르노), 집단 성관계 등 불법 음란물을 공유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1999년 9월 '소라의 가이드' 사이트를 개설한 뒤 2003년 11월 이를 '소라넷'으로 개편했다. 이후 서버를 해외로 분산 이전하며 수사추적을 따돌리며 100만 가입회원을 거느려왔다.

'대부' 소라넷의 몰락에 대다수가 '잘 사라졌다'는 반응이다.

20대 남성 강 씨(가명)는 "소라넷은 일반적인 야동사이트와는 달랐다. 소위 말하는 '몰카'가 버젓이 유통돼왔고,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가 많이 행해졌었다"며 "소라넷 운영자가 언젠가 잡힐 줄 알았는데 드디어 잡혀서 다행"이라고 했다.

또 다른 20대 남성 박 씨(가명)도 "이 사이트는 너무 이상했다"며 "(소라넷 운영자가) 그냥 잘 잡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시각은 조금 달랐다. 이들은 사이트 폐쇄를 넘어서 불법촬영물(몰카)나 개인간 성적 영상물(리벤지포르노) 자체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대 여성 최 씨(가명)는 "몰카 범죄의 확산을 막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폐쇄가 정당"하다며 "다만, 몰래카메라를 찍고 공유하는 것은 사실상 소라넷 회원이기 때문에 몰카범죄를 해결하는 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변 씨(가명)는 "애초에 일반인을 몰래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보는 사이트가 그렇게 성행했다는 것은 소비 주체에도 문제가 있다"며 "공급, 유통, 소비체에 대한 대대적인 제재가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30대 남성 김 씨(가명)는 "소라넷 폐쇄 이후 2년, 대한민국 음란물 사이트 업계는 '춘추전국시대'가 됐다"며 "유사 웹사이트부터 SNS 등을 통해 비슷한 형식의 콘텐츠들이 여전히 유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라넷 폐쇄 후 유사한 사이트들이 대거 등장했으나, 대부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는 입장을 경찰은 내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 관계자는 "현재 제2, 제3의 소라넷 수사에 관해서는 말할 수 있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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