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 쉐어러스 대표. 구혜정 기자

단절되는 청년층과 시니어층을 연결하는 플랫폼, 쉐어러스는 지난 3월부터 'SEE:NEAR(시니어)'라는 이름의 서비스를 론칭했다. 'SEE:NEAR'는 시니어의 경험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클래스를 개설해, 배움에 대한 욕구가 있는 젊은이들과 이어주는 플랫폼이다. 현재는 홈 페이지 기반으로 이뤄져있다.

시니어와 청년의 만남을 통해 '세대 통합'을 이루고자 하는 쉐어러스의 이병훈 대표는 기술과 경험을 가진 시니어들이 기술과 전혀 관계 없는 삶을 산다는 것을 발견한 것에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 발견은 '시니어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나 경험을 계속해서 활용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로 확장됐고, 그렇게 시니어들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플랫폼 'SEE:NEAR(시니어)'가 탄생했다. 

'SEE:NEAR'의 클래스는 다양하다. '수제청 만들기', '전통 조각보 만들기' 등 수공예 클래스부터 '스페인어 기초 배우기', '인생 설계하기' 등 지식 클래스도 있다. 시니어들은 클래스를 통해 누군가에게 자신이 도움이 된다는 기쁨을 얻을 수 있고, 수업을 신청해 듣게 된 젊은이들은 시니어의 지식과 경험을 배워간다. 

SEE:NEAR에서 제공하는 클래스들. SEE:NEAR 캡처

이병훈 쉐어러스 대표를 11일 서울대학교 관악큐브 창업지원센터에서 만나, 쉐어러스가 생각하는 시니어와 세대통합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쉐어러스와 'SEE:NEAR'에 대해 소개해달라. 
쉐어러스는 세대 간 통합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 쉐어러스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세대 공감 플랫폼이다. 관공서에서 진행하는 시니어 사업도 지극히 시니어 중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딱 시니어를 위해서만 존재한다. 시니어끼리의 커뮤니티, 교육 등에 집중돼 있다. 거기에 세대 통합이나 청년층은 없다.

이에 쉐어러스는 세대 간 소통이 가능한 'SEE:NEAR'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니어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을 클래스로 만들고, 클래스를 필요로 하는 젊은 사람들과 매칭해준다. 우리가 처음 가서 'SEE:NEAR' 사업을 제안했을 때, "가능하겠어요?"라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물론 어려운 것은 맞지만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며, 시니어는 (청년층에) 좋은 것을 나눠줄 수 있다. 시니어들이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것을 떠나서, 미래의 불확실성 등으로 힘들어하는 20~40대가 어른들이 살아왔던 경험들을 들어보고 활용해보는 것도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로 하고 있다. 

시니어들은 기본적으로 50세 이상이다. 생각보다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대부분 은퇴를 하시고 새로운 것을 찾아 열심히 공부하시는 분들이 많다. 

-'SEE:NEAR'라는 서비스명은, 시니어(Senior)와 비슷한 말소리지만 의미는 다르다. 무슨 의미인가? 또, 'SEE:NEAR'에 있는 클래스들을 소개해달라. 
'SEE:NEAR'라는 서비스명은 가까이서(Near) 보며(See) 이야기를 나눈다는 의미다. 'SEE:NEAR'의 클래스는 소수인원을 고집한다. 수십 명이 듣는 강연 형태면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말하는 강연이 되기 때문이다. 시니어와 청년층의 소통이 중요하다. 

클래스는 다양하다. 크게 수공예와 이야기 수업이 있다. 아로마테라피, 수제청, 떡케익 만들기와 명상, 커뮤니케이션 스킬 클래스 등이 있다. 사회초년생을 위한 자산관리 클래스도 있다. 수공예의 경우 시니어들이 오랜 시간 경험을 축적해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결과가 굉장히 고퀄리티다. 추후 시니어들이 만든 수공예품 스토어도 열 계획이다. 

- 현재 사회가 생각하는 시니어는 어떤 모습인가?
어느 누구도 시니어를 생산의 객체로 생각하지 주체로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열렸던 시니어 박람회에 가서 놀랐었다. 헬스케어, 건강제품 등 시니어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이 즐비했다. 사회가 시니어를 소비의 대상으로 본다. 왜냐하면, 이들은 생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는 시니어를 단지 건강제품을 소비하는 사람으로 보는 것인데, 그 시각은 우리가 접근하는 방식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SEE:NEAR'를 통해 시니어들이 클래스를 만드는 것은 생산적인 활동이라 생각한다. 실제 시니어들은 젊은 친구와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무척 좋아하신다. 사회에 기여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기뻐하신다. 

- 'SEE:NEAR' 서비스 제공하면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시니어와 청년층 두 입장을 모두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시니어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직원은 시니어를 중요시하고, 마케팅을 하는 직원은 청년층의 목소리를 중요시한다. 두 입장을 모두 고려하는 것, 그것이 서비스를 준비할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SEE:NEAR'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수업보다 청년층과 시니어의 만남이 가능한 수업을 진행한다. 시니어가 원한다면 마음껏 재능을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취지지만 청년층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청년층과 잘 맞지 않거나 시니어를 대상으로 클래스를 만들고자 하는 분들은 정중하게 거절한다. 

이병훈 쉐어러스 대표. 구혜정 기자

- 청년층과 시니어의 화합이 어떨지 궁금하다. 실제 클래스를 들은 청년들의 반응은 어땠나? 기억에 남는 사례를 이야기해달라. 
정식 론칭하기 전, 시니어 클래스 테스트를 많이 했다. 실제 강의를 많이 하고, 설문도 많이 받고, 인터뷰도 많이 했다. 테스트 결과, 굉장히 반응이 좋았다. 청년들이 '들을 만 했어' 정도가 아니라 "너무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시니어에 대한 기대가 무척 낮았기 때문이다. 청년층들은 시니어들을 꼰대 등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잔소리를 많이 하는, 소통이 되지 않는 시니어들로 생각하고 온 것이다.

그러나 클래스를 듣고 시니어들이 가진 긍정적인 마인드를 좋게 생각하는 청년들이 많아졌다. 이런 청년들의 반응은 사업을 더 진행해봐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 기억에 남는 사례로, 팝송을 가지고 스토리를 설명해주는 시니어 선생님이 있다. 클래스에서 아버지가 그렇게 많이 팝을 들어 질린 학생이 있었다. 그런데 이 시니어 선생님이 팝과 역사적인 사건을 엮어서 이야기해줬다. 이 학생은 수업을 듣고 아버지가 왜 좋아하셨는지를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굉장히 반응이 좋았었다. 

- 시니어에게 편견을 가진 청년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나도 아이들을 키운다. 아이들은 음식 같은 것에 편견이 무척 많다. 그럴 때 "한 번만 먹어보고 얘기해" 라고 말한다. 이처럼 한번 경험해보고 판단했으면 좋겠다. 지금 20~30대가 꿈꾸는 세상이 50~60대가 꿈꾸었던 세상과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청년층과 시니어가 만날 수 있다면, 2~30대가 미래를 그려가는 데 있어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쉐어러스의 비전은 무엇인가?
시니어들이 가진 경험을 활용하고 싶다. 시니어들이 같이 함께하고 싶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세대공감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젊은 층도 '좋은 시니어 선생님들에게 좋은 강의를 들을 수 있어' 라는 신뢰를 얻는 것. 이 두 가지가 모였을 때 세대공감이 될 수 있다. 세대공감이 이뤄지면, 시니어들도 지속적으로 수업을 열 수 있기에 이런 목표를 가지고 있다. 

-쉐어러스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시간과 경험이 가치가 되는 곳. 쉐어러스다. 시니어와 젊은 층이 같이 만나 좋은 가치를 만드는 것이 쉐어러스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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