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용. 네이버의 상징인 녹색 네모난 검색 창을 만들었다. NHN 창업 멤버는 아니지만, 네이버 브랜드를 창조했다. 국내 최고의 IT 기업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이라는 독특한 커리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과 세계를 창조해나가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본떠 만든 회사 `JOH`는 그의 상상력을 펼치는 공간이자 동시에 IT 업계라는 평면적 틀을 벗어나게 해준 도구다.

서울대 산업디자인 학사와 석사 출신으로 프리챌 디자인센터장을 거쳐 2003년부터 NHN CMD(Creative Marketing & Design)본부를 이끌며 네이버의 마케팅과 디자인을 담당했다. 네이버와 다음의 쌍두마차 체재가 완성되기 이전 포털 군웅할거 시대에 녹색 창으로 UI를 평정했다. 사용자를 자연스럽게 네이버의 핵심서비스인 지식, 책, 검색으로 유도하는 깜빡이는 텍스트는 그의 작품이다. 

그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일까? 네이버는 2004년 검색포털 1위에 등극한다. 다음 해 다음을 넘어 포털 사이트 1위 자리를 굳혔다. 2005년 하반기 검색시장 점유율은 급상승해 68%를 기록했고 NHN의 주가는 치솟았다. 그랬던 그는 2016년 10월 김범수 의장의 러브콜을 받고 카카오에 합류한다. 2018년 3월 `JOH`를 카카오에 매각하고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게 된다. 
 

김범수 : 냉혹한 승부사이자 인간 승리의 상징으로 불린다. 2015년 35세의 임지훈을 만나 그를 카카오 CEO 전격 발탁한 데 이어 2년 3개월을 못 넘기고 임지훈을 내친 것만 보더라도 그의 승부사 기질이 드러난다. 재수 시절 혈서까지 쓰면서 독하게 공부해 들어간 삼성SDS에서 나와 좋아하던 고스톱과 당구를 온라인에 구현하기 위해 만든 한게임으로 대박을 친다. 한게임을 만든 이후 삼성SDS 동기 이해진 사장의 네이버와 합병시키고 NHN 공동대표가 된다. 2003년 입사한 조수용 대표와 3년간 호흡을 맞추게 된다. 이후 누구나 아는 카카오톡을 만들어 한국 IT 업계의 신화가 된다.

김 의장은 2016년 조수용 대표가 카카오 브랜드총괄 부사장으로 스카웃하면서 카카오의 투자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JOH에 약 100억 원을 투자한다. 김 의장은 2018년 3월 조수용 대표를 카카오 공동대표로 승진시키면서 그의 회사 `JOH`를 293억 원에 인수한다. 그 결과 조수용은 100억 원대의 현금을 거머쥔다. 카카오 측은 "경험과 브랜드 자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최근 적자로 전환한 `JOH`의 기업가치를 넉넉히 쳐준 것만 보더라도 조수용 대표와 김범수 의장의 진득한 관계를 의심할 사람은 없어 보인다. 

 

녹색창 : 조수용의 상징. 그는 33세의 나이에 네이버의 UI 디자인을 총괄 400여 명의 직원을 이끌어 `녹색창`을 만들어냈다. 무심코 사용하는 이들은 잘 모를 수 있지만, 포털 안의 수백 가지 서비스들이 서로 자기를 먼저 보여달라고 아우성치는 격렬한 승부처라는 것이 조 센터장의 설명. 이용자의 숨은 욕구까지 찾아주는 녹색 창이야말로 조수용 그 자체다.

네이버 초기화면의 구성 역시 그의 작품이다. 광고와 디렉토리 일색의 포털 초기화면을 철저하게 개인에게 맞춤화된 공간으로 구성한 것은 조수용의 아이디어였다. 당시 NHN 홍보실장은 그런 그를 `NHN의 최종병기`로 표현했다. 

 

김정호 : 이해진 의장과 함께 네이버 공동창업한 인물. 유니텔 PC 서비스 담당 과장을 하다 네이버 창업 멤버로 합류했다. 이후 NHN 한게임 대표와 NHN 차이나 대표 등을 지냈다. 2009년 발달장애인 고용 사회적기업 베어베터(제이앤조이) 대표로 성공해 번 돈을 나누는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무조건 창업을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왜냐고? 그는 투자가 더 잘 맞기 때문이다.

2009년 네이버를 나온 이후 제일 처음 투자한 회사가 카카오였다. 두 번째 투자한 회사는 코스닥에 상장한 퓨쳐스트림네트웍스. 그리고 배틀그라운드로 대박 난 블루홀에도 투자를 했다. 조수용 대표의 `JOH`에도 초기 투자를 했다. 하루는 조 대표가 창업하는데 투자를 해달라고 김정호 대표를 찾아간다. 김 대표가 그에게 자신의 가치가 얼마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100억 원이라고 답했다. 조수용은 그 자리에서 그 가치에 30%를 투자해달라고 했고 김정호 대표는 그날 바로 계약서에 사인했다. 김정호 대표는 JOH가 카카오에 매각되면서 60억 원을 거머쥐었다. 김 대표는 2013년부터 작년 3월까지 JOH 감사로도 활동하며 초기 투자는 물론 경영에도 일부 관여하는 등 누가 봐도 조수용의 최측근이다.

 

여민수 : 조수용 대표가 네이버의 얼굴을 만들었다면 여민수 대표는 돈을 벌어온 아버지 같은 존재. 조수용 대표가 2003년 NHN CMD 본부장으로 오기 3년 전인 2000부터 NHN에서 검색본부장을 맡아 검색광고사업을 이끌었다. 네이버에서 7년간의 인연에서 끝나지 않고 올해 3월부터 조수용과 공동대표를 맡아 카카오 호의 키를 잡았다.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경영대학원을 거쳤다. 오리콤과 LG애드를 거쳐 네이버의 전신인 NHN으로 이직했다. 2003년 네이버에서 기존 정액제 방식의 검색광고 대신 사업주가 키워드 공개 입찰을 통해 금액을 낙찰받고 클릭 횟수에 따라 광고비를 지불하는 클릭초이스를 도입해 NHN의 광고 매출에 로켓을 달았다.

카카오 : 조수용 여민수 신임 두 대표는 김범수 의장과 NHN에서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끈끈한 인연을 가진 인물이다. 카카오는 네이버라는 둥지를 떠난 IT 업계 거물들의 새로운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네이버 출신 공동대표 외에도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카카오VX 대표. 조항수 카카오프렌즈 대표 등 네이버 출신이 전부 카카오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다음 출신은 카카오에서 더는 중역을 맡을 수 없을 것이라는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범수 의장이 네이버 출신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워 다음을 지워나가는 과정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항수 카카오프렌즈 대표는 조수용 대표의 뒤를 이은 후배이기도 하다.

 

매거진 B : 본래 디자이너 출신인 조수용 대표가 자신의 분야에 집중해온 매개는 매거진 B다. 그래서 그의 잡지가 네트워크 마지막 주자로 뽑혔다. 그는 2011년 매거진 B를 창간한 이후 2016년 12월 카카오에서 브랜드 디자인 총괄 부사장과 2017년 9월 공동브랜드센터 센터장을 거치는 동안에도 잡지에 애정을 쏟아왔다. 그는 2017년 1월 매거진 B의 뒷이야기를 전해주는 B 캐스트 방송을 시작했다. 뮤지션 박지윤이 호스트로 조수용 대표가 고정 패널로 참여했다. 매주 얼굴을 맞대서였을까? 지난해 5월 한 매체에서 조수용 대표와 박지윤이 1년째 진지한 사랑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둘은 관계를 부인했다. "가까운 사이지만 연애하는 관계는 아니다"라는 가수 박지윤의 해명이 귓가에 맴돈다.

 

Who is Next

조수용의 매거진 B 49호에 소개된 비디오 방에서 출발해 수십만 명의 서비스 이용자 반응을 서비스에 반영해 방송 산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넷플릭스의 공동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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