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구혜정 기자

검찰이 경찰의 신청을 받은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은 31일 경찰이 신청한 이 이사장의 구속영장을 검토하고 이날 밤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이 이사장의 영장실질심사는 다음 주 초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이 이사장에 특수폭행,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 등 7개의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이 이사장이 2011년 8월부터 지난달 3월까지 직원 11명을 24차례 폭행했다고 보고 있다. 이 이사장은 2014년 인천 하얏트호텔 공사장에서 직원에게 고함을 지르고 밀치고, 평창동 자택에서 경비원에게 전지가위를 던진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이사장은 지난 28일, 30일 두 차례의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이사장은 확실한 물증이 있는 인천 하얏트호텔 폭행 외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31일 “이 이사장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특별한 죄의식 없이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행과 모욕·상해를 가했다. 사안이 중대함에도 범행에 대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혐의를 부인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신청 이유를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영장 신청서에 죄의식 없이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들을 상습폭행했다는 내용이 들어간 것은 경찰이 수사하면서 느낀 것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 말했다.

일부 언론이 경찰이 이 이사장의 피해자 회유 정황을 포착해 신속히 영장을 신청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경찰은 그 내용과 상관 없이 영장을 원래 31일 신청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

또다른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경찰이 이명희 이사장의 피해자 회유 정황을 잡았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의 남편인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200억 원 규모의 회삿돈 횡령, 배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와 밀수 혐의를 받고 있다. 한진그룹 조 씨 일가 중 처음으로 이 이사장이 구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