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LA 한인타운에서 펼쳐진 노숙인 시설 반대 시위. 사진제공. 한타지킴이시민연대

지난 24일 LA 한인타운 월셔가에서 노숙인 시설 반대 시위가 펼쳐졌다. 이날 시위는 총 4번째 진행된 시위이며 참석자는 20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LA시 당국은 최근 조례안을 통과시켜 노숙인 시설 설치를 강행하고 있다. 한인들은 조례안 심의 전 공청회가 열렸지만 자신들의 반대 의사가 반영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조례안은 6월 내에 본회의 심의를 남겨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인들의 집단 반발에 지역 이기주의, 즉 '님비 현상'이라는 비난도 있다. 그러나 한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10년 가까이 한인타운에서 살아온 이민자 심 모 씨는 28일 미디어SR에 "이번 사안의 본질은 시가 한인회의 입장을 들어보지도 않고 졸속으로 강행했다는 점이다. 지금 이야기 되는 노숙인 쉼터 부지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와의 거리도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커뮤니티의 입장을 듣고 조율하며 설치해도 되는데, 이 과정이 전부 생략되었다"라며 "한인사회가 이기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다른 커뮤니티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노숙인 시설 설치를 강행했어도 같은 반발이 일어났을 것이다. 합의 없이 결정한 부분에서는 시의 책임이 크다"라고 전했다.

이번 노숙인 시설 설치 외에도 한인타운 내 방글라데쉬 타운의 범위가 확대되는 안 또한 이미 시 당국의 승인을 받아 유권자 투표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기도 했다.

이에 한인 사회는 그동안 한인들이 정부나 시 당국의 정책 결정 너무 무관심하고 또 정치적 의견 표출이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며 앞으로는 정부나 시의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서로를 독려하는 분위기다. 심 씨 역시 "그동안 중국인 등 다른 이민족들에 비해 한국인들이 정치에 무감했다. 중국인만 하더라도 노숙인 시설 반대 집회 및 서명 운동에 똘똘 뭉쳐 참여했으나 한국인은 그러지 못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목소리를 열심히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 관련 단체들은 현재 '불법으로 노숙인 시설 설치를 강행하려는 LA시장의 사임을 바란다'라는 내용의 백악권 청원에 한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한인 사회는 조만간 5차 집회를 통해 시 당국에 다시 한 번 항의 의사를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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