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이슈로 출연 중이던 드라마에서 하차한 배우 조재현. 사진제공.KBS

드라마 제작사들이 잇딴 성폭력 잡음과 관련, 배상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25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회원간 실무진 회의가 매달 진행된다. 최근에 성폭력과 관련된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이와  관련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조만간 열리는 실무진 회의를 통해 논의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제작사가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 등에 관련된 논의도 진행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올 초 서지현 검사의 '미투'(나도 당했다)를 시작으로 업계 내의 고질적인 성폭력을 폭로했던 여성들의 캠페인은 대중문화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 결과, 성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된 조재현, 오달수 등이 출연 중이거나 출연 예정인 드라마에서 전격 하차하기도 했다.

오달수의 경우 촬영 전이라 다른 배우를 급히 캐스팅 해 위기를 무마했지만, 조재현은 주연급으로 출연하고 있던터라, 급박하게 대본을 전면 수정하는 등 제작진의 고초가 심했다.

최근 한 여성을 강제 추행하고 협박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배우 이서원. 사진제공.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최근에는 배우 이서원이 강제 추행 및 특수 협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출연 예정인 tvN 드라마 '어바웃 타임'에서 하차했다. 이 드라마는 지난 2월부터 촬영을 시작한 상태라, 이서원의 출연 분 역시 상당 부분 촬영된 상태였다. 결국 제작진은 배우를 다시 캐스팅 해 추가 촬영에 임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소모되는 인력 및 제작비 등은 오롯이 제작사가 감당해야 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업계에서는 "가해자는 있는데 책임 질 사람이 없다"라며 책임 소지를 명확히 해 더 이상 앉아서 피해를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제작사 차원에서 논의를 진행해 명확한 배상원칙을 세우게 될 전망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이미 일부 제작사에서는 개별적으로 이와 관련된 진전 사항이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대부분의 제작사에서 법적 검토는 고심 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계약서 조항에 '사회적 물의를 빚었을 경우, 배상의 책임이 있다'는 조항이 있어 여기에 보다 구체적으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 '성범죄'를 명시하기란 어려울 것이고, 또 지금 미투 캠페인을 통해 가해자로 지목되는 경우는 법적으로는 무죄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배상의 책임을 물게 할 근거가 부족하다. 다각도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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