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과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잇따른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분할합병 반대 권고에 백기를 들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1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계약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공시를 통해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반대의견을 권고하고, 그에 따른 주주들의 의견을 고려한 결과 주주총회 가결 요건 충족 가능성이 불확실해 분할합병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28일 기업설명회에서 `순환출자와 일감 몰아주기 해소 등 정부와 시장 요구에 부응하여 투명하고 선진화된 지배구조로 변화하겠다"고 지배구조 재편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이후 글래스루이스, ISS 등 해외 의결권 자문사가 분할합병 반대 의견을 밝혀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지난 17일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9.8% 보유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반대 의견을 밝힌 것이 이번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진행을 멈춘 배경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현해왔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입장문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해 다른 주주들의 공감을 촉구했다. 

엘리엇은 입장문을 통해 현대차그룹 개편안에 대해 "현대모비스의 국내 A/S 부품 및 모듈사업에 대한 적절한 가치평가를 반영하지 않고 있음을 강조"하며 "지금까지 현대차그룹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조치에 대해 형식적인 방편에 불과하고 근본적으로 모든 주주를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고 있다"고 반대했다.

 

# 합병비율 수정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

업계에서는 비상등 켜진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의 향후 시나리오를 합병 비율 수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기존 개편안에서 현대모비스의 인적 분할 비율은 0.79대 0.21,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 비율은 1대 0.61이었다.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 21일 입장문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주주 환원으로 선순환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대우 류제현 애널리스트는 "합병 비율이 주주한테 불리하다는 것이 주원인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 해소하는 쪽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홍보실 이호원 과장은 "지배구조 개편 관련 재추진되기는 할 테지만 아직 상세하게 나온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23일 보고서를 통해 "합병비율이 모비스 주주에게 보다 유리하게 재조정된다고 해도 모비스 주가 상승 및 주주총회 통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 밖에도,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를 합병하고 합병회사를 상장지주회사와 별도의 상장사업회사로 분할하고 나머지 지분을 정리하는 시나리오를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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