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구본무 LG 회장이 2016년 4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혁신한마당’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제공 :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떠났으나 그의 유산인 LG의 투명한 지배구조는 남았다.

LG는 2003년 지주회사체제를 출범하면서 계열사 간의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했다. 지주회사는 출자를 전담하고 LG전자는 출자에 대한 부담 없이 회사의 자체 가치 증대와 고유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것이다.

주요 외신들은 부고 기사에서 구 회장을 투명한 국내에서 가장 먼저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해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바꾼 점을 높이 평가했다.

LG는 정부가 외환위기 후 지주사 설립을 허용하자 2000년 7월 `21세기형 경영체제로의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2003년 2월 화학 부문 지주회사인 LGCI와 전자부문 지주회사인 LGEI를 2003년 2월 28일 합병해 통합 지주회사 LG를 그해 3월 1일 공식 출범했다.

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재벌 집단 내의 순환출자 해소·신속한 구조조정·외부의 경영 감시 용이성 제고·계열사의 책임 경영 강화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도입한 지주회사 제도에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호응한 것이다.

허만정 공동창업주와의 잡음이 없는 것도 인상적이다. LG그룹은 창업주인 구인회와 그의 사돈인 허만정이 공동출자하고 경영하며 만든 기업이다.

LG그룹은 2003년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된 다음 해인 2004년 이사회를 열어 사업 연관성이 적은 홈쇼핑, 유통, 정유 등 서비스업 부문 분리를 결정했다. 이는 GS계열로 전 구 씨 가문과 허 씨 가문의 동업경영을 청산의 신호탄이었다.

"당당히 실력으로 1등을 하든지, 부정한 방법으로 1등을 할 거면 차라리 2등을 하라". 고 구본무 회장 1995년 50세 때 LG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한 말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월 한 설명회에서 “지배구조 차원에서 가장 모범적인 곳은 LG그룹”이라며 “LG는 기업 분할을 잡음 없이 이뤘고 총수 일가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이 거의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LG그룹은 지난 2017년 11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추가적으로 대주주 지분 관련 비중을 높일 것을 촉구하자 구본무 회장은 일주일 만에 LG상사 지분 24.69%를 인수를 결정하는 등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 요구에 충실히 응해왔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전문가들도 대기업 중 LG를 가장 우수하게 평가해왔다. 이종오 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미디어SR에 "LG그룹의 지배구조는 지난 13년간 지주사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구축된 것은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대기업 중 가장 좋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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