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의견을 듣기 위해 열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개인적인 감정과 특정인을 혐오하는 게시글이 난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국민청원 게시판을 '실명제'로 운영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사이트에 황당한 글이 올라왔다.  "수지 사형을 청원합니다." 연예인 수지를 사형시켜달라는 청원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캡처.

청원의 배경은 이렇다. 수지가 유튜버 양예원씨와 관련해 성폭력 피해 호소 청원을 공개 지지하면서 비공개 촬영회가 일어난 스튜디오에 대한 비난이 일었다.

그러나 현 스튜디오 주인이 아닌, 전 주인이 관련자인 것이 밝혀졌다. 청원자는 수지가 섣부른 행동으로 관련 없는 사람에게 피해를 줬다며, 대가를 '사형'으로 치를 것을 요구했다. 

청원 말미에는 "15만 돼지를 대표해 수지를 사형이라는 엄벌에 처해 돼지들에게 사회 정의의 본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여기서 '돼지'는 보통 여성을 혐오할 때 쓰이는 표현이다. 해당 청원은 수지와 여성들에 대한 혐오를 담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21일 현재 글은 삭제됐다.

이외에도 한국 여성은 일본 여성에게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요구, 특정 지역에 핵폭탄 투하, 기독교 금지법을 제정해달라는 등 황당한 청원들이 국민청원 페이지에 난무한다. 이런 일부 청원들이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 "닭도리탕 순우리말 맞죠, 친구들과 내기했는데 전부 닭볶음탕이래서 갈굼당하고 있습니다. 도와주세요 닭도리탕을 순우리말로 인정해주세요 "등 개인적인 사건에 대한 글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에 올라온 황당한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캡처

이에 국민청원 '실명제' 운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국민청원 사이트에 이와 같은 요구가 수십 건에 달한다. 이름을 걸고 청원을 하면 황당하거나 혐오성이 짙은 청원을 하기는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다만, 익명제가 가진 순기능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지인(20, 가명) 씨는 "황당한 청원을 거를 방법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명제는 답은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청원의 익명성이 누구나 청원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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