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1일 제7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국민연금 책임투자ㆍ스튜어드십 코드 연구용역 관련 중간보고를 받고 있다. 제공 : 보건복지부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운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내역을 공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국민연금공단은 29일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 및 합병 안건에 대한 찬반 여부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맡기기로 했다.

국민연금공단은 기금 의결권 행사 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판단하기 곤란한 사안에 관한 결정은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요청할 수 있다.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2005년 국민연금기금운용위에서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정부(2), 사용자(2), 지역가입자(2), 연구기관(1)에서 민간인 후보자 추천을 받아 총 9인으로 구성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내역 공개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관련이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수탁자 책임이행을 위한 7대 원칙이다. 원칙 중 하나로 의결권정책을 제정해 공개하고 의결권 행사의 적정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행사 내역과 그 사유를 함께 공개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관련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4월 한 포럼에서 "삼성 합병사태에 대해 국민연금의 책임이 있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관련 세부 지침을 위한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관련한 실무적 논의를 하고 있다"며 "의결권 행사 지침은 물론 전문위 운영 규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 측은 빠르면 7월 중으로 도입을 마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 유경성 주무관은 미디어SR에 "실무평가위원회와 기금운용위원회 보고는 끝났고 현재는 의결권전문위원회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7월이면 도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의결권 행사 내역의 공개를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어 공개 자체로도 국민연금의 주인인 국민들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연구용역보고서를 통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한 주주활동이 투자수익에 긍정적 연구 결과를 확인했다"며 "초과수익으로 이어지며 실패하더라도 손실을 입지 않는다"고 분석한 바 있다. 수익률 관련해서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연기금으로 1,200조 원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 Government Pension Fund Global)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광범위한 주주활동 내역을 낱낱이 공개하고 있다.

2015년 포스코대우의 자회사인 PT BIA가 열대우림을 팜오일 농장으로 만들어 환경 파괴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포스코대우와 모회사인 포스코에 대한 투자 중단을 권고한 보고서를 공개한 것이 대표 사례다.

GPFG는 보고서에서 투자 중단 권고 배경, 자체 조사 내역, 위원회 활동, 회사와 커뮤니케이션 내용 일체를 16페이지의 보고서로 만들어 공개했다. 

그 밖에도, GPFG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기업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고 착한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일명 사회책임투자에 앞장서고 있다. GPFG의 2017년 주식투자 수익률은 19.44%에 달한다.

이웃나라 일본 공무원연금(GPIF)은 앞서 2015년 3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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