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형 연구원] 여기 열정이 넘치는 꿈에 대해 얘기하는 청년이 있다. 여느 사람과 다름없이 20대 때 그의 목표는 ‘외제 승용차와 100억짜리 빌딩’이었고, 돈을 벌기 위해 유학원을 창업했다. 사업 3년차에 각종 언론에서 성공한 청년사업가로 소개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이 후 유학원사업을 접고 자신이 느낀 바를 교육 프로그램에 옮겨 사회적 기업 열정대학을 창립하게 된다. 그 청년은 바로 열정대학을 운영하며 자신이 경험한 것과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방황하는 20대를 희망으로 이끌고 있는 유덕수 대표다. 그를 만나 자신만의 꿈을 만드는 연금술을 묻고, 열정대학에 대해 들었다.

유덕수 대표에게 묻는 꿈과 열정에 대한 이야기
Q. 꿈이 ‘창업’이었고, 유학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자신이 잘하는 것으로 꿈도 이뤘다. 그러나 허무함을 느껴 방황했다고 했고, 나중에 열정대학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던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발견하고서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했다. 자신이 잘하는 것으로 세상에 접점을 찾아 꿈을 이뤘던 일과,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일의 차이는 무엇일까?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인생이 목표냐 과정이냐는 것이다. 인생을 what으로 보면 그 인생은 목표가 되고, why로 보면 인생은 과정이 될 수 있다. 20대 살아온 것을 뒤돌아보면 CEO가 되는 것, 처음에 유학원창업도 그렇고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가 삶의 목표였다. 이런 삶은 과정이 재미는 있지만 의미 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30살에 유학원 창업에 성공했다고 꿈을 이뤘던 건 아니었다. 그 때는 인생이 목표였고, 목표 달성하는 기쁨은 순간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행복하게 하고 싶고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인생을 과정으로 보면서 열정대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열정대학도 세상의 접점을 찾아 꿈을 이룬 거라고 생각한다. 사회에서 동 떨어진 일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열정대학과 유학원 중에서 어떤 것이 나를 더 행복하게 해줄 것 인가 생각해 보면 유학원의 경우 목표를 두고 행복을 찾았는데 그 행복은 크지도 않고 순간적이었던데 비해 열정대학의 행복은 하루하루 행복이 쌓여서 훨씬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Q. 유 대표는 대학생 때 전국벤처기업동아리 회장을 지내고, 안철수닷컴이라는 도메인까지 선물하며 안철수 대표를 만나려하는 등 열정이 많은 학생이었다. 열정이 없는 학생들이 그만한 열정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열정은 없는 게 아니라 모두 다 열정을 가지고 있는데 다만 열정을 부릴 수 있는 것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교육 자체가 초중고를 겪어 오면서 한 가지 색깔로 만들어지도록 강요하는 부분이 있다. 그 색깔을 띠고 태어난 사람은 자신의 색깔로 열정을 부릴 수 있는데, 다른 색깔을 가지고 태어난 학생들은 교육환경 자체가 제한한다. 그래서 다른 색깔로 열정을 발휘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열정을 다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릴 수 있는 환경을 못 가지게 된다. 학생들이 열정이 없다고 비춰지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정의하는 열정은 ‘타오르는 것’이다. 우리는 ‘아무 것에나 타오를 수 없다. 우리가 어떤 것에서 타오르는 것인지 찾아야 한다’라고 얘기한다.

Q. 개인적으로 어떤 계기로 열정을 가질 수 있었나?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 열정을 발휘할 수 있었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나도 창업해서 돈 버는 일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인 줄 알았는데 나이 서른에 ‘내가 하고 싶은 게 이게 아니구나’를 깨달았다. 한마디로, 욕망을 착각하고 살았다. 착각을 했어도 욕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열정이 있었다면 그게 제일 중요한 계기였다. 구체적으로는 신동엽의 ‘신장개업’을 보고 창업이라는 꿈을 가지고 창업경영학과로 진학했다. 그리고 CEO를 찾아다니기 시작했을 때, 명함을 가지고 있던 열 세분 중 두 분을 연락했는데 두 분 다 만나주셨다. 만약 만나주시지 않았다면, 과연 제가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늘 학생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최초의 작은 성공은 꼭 이루는 것이 좋다. 에베레스트 산에 가겠다는 친구는 동네 뒷산부터 정복하면 된다. 동네 뒷산을 정복하면 좀 더 높은 것을 정복할 수 있다. 또한, 나 같은 경우 창업 동아리 활동에 집중하다 보니 대학생활 친구가 많이 없었다. 그런 것을 보면 어떤 부분이든 장단점이 있지만 창업 동아리 친구들 외에 현실에 현혹된 친구가 없어서 취업을 해야 하지 않느냐, 유명한 CEO들이 널 만나줄 수 있겠냐 라는 비판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주변에 별로 없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도 중요하다. 끼리끼리 놀기 때문이다. 자신의 모습을 정확하게 보고 싶으면 자신과 함께 하는 친구를 보는 게 좋다. 어떤 사람과 함께 있느냐가 중요하다.

Q. 열정대학의 여러 프로그램 중 유 대표의 꿈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었던 구본형 소장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이문재 시인의 ‘나를 위한 글쓰기’ 강연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 듣고 싶다.
우리는 보통 어떻게 살고(how), 무엇을 할지(what), 왜 사는지(why)에 대해 관심이 있지만,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훨씬 부족하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나는 왜 사는가’와 ‘나는 누구인가’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 그 동안 왜 사는가에 대해 고민한 줄 알았는데 ‘CEO가 되어야겠다’는 What과 ‘유학원을 통해서’라는 How만을 고민했고, ‘왜 사는가’에 대한 Why가 없었기 때문에 서른 살에 꿈을 이뤘는데도 행복하지가 않았다. What을 달성했는데 그 다음은 없었기 때문이다. Why를 제대로 고민하기 위해 ‘나는 누구인가’를 찾게 됐고 두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게 됐다.

왜 사는 가를 알려면 중요한 건 내가 누구인가를 알아야 한다. 기본 전제조건은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나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why, what, how을 고민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안다는 것은 타고난 유전적이고 기질적인 요인과 나를 만든 사회 환경을 같이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한 번도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다. A4 용지에 나에 대해 쓰면 2남 1녀의 장남, 어느 학교를 나왔고 밖에 쓸 게 없었다. 2남1녀의 장남이 아니면, 대학을 나오지 않았으면 유덕수는 누구인가? 에 대해 답을 할 수가 없었고, 내가 알고 있는 건 나에 대한 껍데기뿐이었다. 나에 대해 모르면서도 내가 왜 사는가를 고민한다는 것은 잘 맞지 않는 것이다. 이 두 프로그램은 자신을 알게 해준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두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컨셉은 과거의 기억 속에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자신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내 안에 있는 욕망, 재능, 가치관, 기질,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2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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