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들이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 4일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 집회를 열었다. 구혜정 기자

대한항공이 이번 달 직원들에게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직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대한항공은 일반직과 객실 승무원들에게 월 기본급의 50%를 격려금으로 이달 말 지급하겠다고 15일 밝혔다. 대한항공이 성과급이 아닌 별도 격려금을 주는 것은 2005년 이후 13년 만이다. 격려금은 인천공항 제2여객청사 정착과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협업을 약속한 데 대한 격려 차원에서 지급된다.

그뿐만 아니라, 대한항공은 2014년까지 소진하지 않은 연차에 대한 수당을 이달 말 지급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왜 하필 지금이냐'고 묻고 있다. 한진그룹의 '갑질'에 대한 직원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얘기가 직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격려금의 규모가 큰 것도 아니다. 대한항공 직원은 미디어SR에 "6급 객실(전문대졸 신입 승무원) 기본급은 거의 130만 원이다. 그중의 반이니 65만 원을 격려금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이라 말했다. 

2014년 연차를 이제 와서 정산한다는 것도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대한항공의 불법, 갑질 행태를 제보하는 오픈카톡방에서는 "조씨 일가 갑질 무마용 사탕이다"라는 말까지 나온다. 

격려금이 갑질에 대한 직원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대한항공은 "전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세혁 대한항공 홍보2팀 과장은 미디어SR에 "갑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것은 전혀 아니다. 이번 격려금은 좋은 취지다. 제2여객청사 정착과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는 큰 일이었고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격려 차원에서 지급하는 것"이라 말했다.  

격려금과 관계 없이, 대한항공 직원들은 한진그룹 조 씨 일가의 퇴진을 위한 가면 촛불집회를 이어나간다. 촛불집회는 18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광화문 세종로 공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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