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함께' 스틸. '신과함께'의 중국 내 개봉 여부는 이달 중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발 한류는 확실히 달라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달라질 조짐이라는 것이 곧장 봄바람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년 전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한한령 조치로 인해 꽁꽁 얼었던 한중 문화 콘텐츠의 교류는 2018년 해빙무드 속 서서히 녹아내리고 있다.

한국에서 지난 해 개봉, 천만 관객을 모은 영화 '신과 함께'는 중국 개봉을 앞두고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 영화가 중국 내 상영이 일제히 중단되었던 2016년에 비해 개봉이 가시적으로 다가온 것은 '신과 함께'가 처음이다. 더불어 상영이 전면 중단된 '부산행' 역시도 상영 허가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특히 '신과 함께' 제작사이자 한국 VFX 전문기업인 덱스터스튜디오는 지난 달 중국 테마파크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중국 부동산 그룹 헝다가 중국 하이난 지역에 세울  테마파크에 580만 달러 규모의 콘텐츠를 납품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덱스터 스튜디오는 중국 유명 무협 판타지 '촉산전기'를 모티브로 한 스토리 기획부터 영상 구현, 사운드 등 모든 과정을 총괄할 예정이다. 이런 여타의 상황을 미루어 영화계에서는 '신과 함께'의 중국 개봉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해 한국 영화는 한 편도 초청하지 않았던 베이징국제영화제 역시 올해 '군함도'와 '그후', '클레어의 카메라' 등 한국 영화 7편을 초청해 한중 문화관계 해빙 무드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한·중 공동제작을 위한 MOU 사진제공.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그런가하면 지난 12일 막을 내린 부산콘텐츠마켓에서는 부산콘텐츠마켓위원회, 중국드라마제작산업협회,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중국 드라마 국제교역연맹 등이 한중 양국 드라마 산업발전을 위한 상호유기적인 엄무체계를 구축하고자 MOU 체결을 하기도 했다. 주요 협력 내용은 콘텐츠 제작 및 유통, OTT 플랫폼 구축, 인적교류, 정보교류 등이다. 올해 부산콘텐츠마켓은 최근 2~3년 사이 중국바이어들의 참여가 가장 눈에 띄는 해이기도 했다. 72초 TV의 서권석 전략 마케팅 이사는 "올해는 어느 해보다 중국 바이어들의 방문숫자도 많았으며 비교적 적극적인 참여도 눈에 띄는 해였다. 중국을 기반으로 아시아권에 숏폼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확실히 생긴 분위기이고 이와 관련된 계약들도 일부 진행된 것으로 알지만, 다른 쪽에서는 여전히 영화 등 긴 호흡의 콘텐츠들의 공동제작 등의 이슈도 논의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렇지만 이 모든 변화의 조짐을 지나친 기대 심리로 바라보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많다. '슈퍼차이나' 등을 연출한 KBS의 박진범 PD는 14일 미디어SR에 "아직 한중관계는 애매한 단계"라며 "비유하자면, 땅을 팠을 때 예전 한류는 물이 콸콸 쏟아지는 정도였고, 최근 2~3년은 아무리 땅을 파도 말라 있던 단계라면, 현재는 땅을 파보면 물이 조금 묻어나오는 정도"라고 전했다. 박 PD는 "한중관계가 아직은 애매한 부분도 있고 2년 사이 중국 콘텐츠의 경쟁력 뿐 아니라 한류의 대체 콘텐츠로 인도나 싱가포르 등의 콘텐츠들의 중국 내 진입도 있었기에 경쟁력이 떨어졌다"라고 전했다.

SBS에서 중국과 해외 교류 사업을 여러차례 진행했던 한 관계자 역시 "아직은 손에 잡히는 성과는 없다. 다만, 프로그램의 공동제작의 시도들이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단계이기는 하다"라며 "확실히 분위기는 지난해에 비해 좋은 편이기는 하나 뭔가 눈에 보이는 또렷한 성과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원 문화평론가 겸 한양대 겸임교수는 "이제는 국가 주도하에 제제를 한다고 타국가의 콘텐츠를 전면적으로 차단되는 시대는 아니다. 우회적인 경로로 한국의 콘텐츠를 계속 봐왔던 한류층들은 있다. 다만, 양국의 분위기가 좋을 때는 한류팬층 외에 일반인들의 호응도 확실히 좋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경색되는 측면도 있다"라며 "또 중국이라는 국가의 특성을 감안해서 바라볼 때 여전히 전체적인 분위기는 경색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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