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전경. 홍익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홍익대학교가 남성 누드 모델의 사진 유출 사건에 소극적인 자세로 나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홍익대학교의 한 학생이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누드 모델의 사진을 찍어 여성주의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올렸다. 유포자는 '미술 수업 남누드모델 조신하지가 못하네요'라는 제목으로 나체가 고스란히 찍힌 사진을 유포했다. 게시글에는 모델을 성적으로 조롱하는 댓글이 달렸다. 현재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홍익대학교는 3일 교수진과 학생대표가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해당 수업 수강생에게 자백을 유도했으나 유포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학생들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학교 차원에서 해결하려 한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그제서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피해 모델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하영은 누드모델협회 회장은 "(피해자가) 며칠 동안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계속 울었다"며 피해자의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하 회장은 "(홍익대학교 측의 대응이)잘못했다고 생각한다. 저한테 제보했던 학생들도 협회에서 도와줘라, 학교에서 너무 쉬쉬하려는 것 같고 대응방법이 너무 허술하다 보니까 안타까워서 연락드렸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홍익대학교 관계자는 왜 경찰에게 먼저 알리지 않았냐는 미디어SR의 질문에 "답변할 수 없다"며 "수사 결과가 나오면 학교 차원에서 입장이 나올 것"이라 말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홍익대학교로부터 5일 신고를 받고 인터넷 기록과 강의실 현장 조사를 통해 사진 유포자를 찾고 있다. 유포자에게 적용되는 혐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이다. 박태석 마포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장은 미디어SR에 "자세한 조사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혐의가 입증되면 법 특성상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가해자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경장은 "필요하다면 사이버수사팀 등과 공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사진이 올라간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이용자들은 커뮤니티에서 피해자를 모욕하는 글을 올리는 등 2차 가해를 하고 있다. 피해자의 누드 사진을 조롱하는 그림들도 올라왔다. 이번 사진 유출 사건으로 워마드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기록하자 자축하는 글도 보였다. 일부 워마드 이용자들은 리벤지 포르노가 횡행하는데 왜 지금까지 있었던 여성 피해에 대해서는 침묵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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