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씨 일가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대한항공 직원들이 4일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었다. 구혜정 기자

“조씨일가 물러나라! 물러나라!”

4일 오후 7시. 대한항공 갑질 근절과 총수 일가 퇴진을 요구하는 대한항공 직원과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현장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이날 광화문에는 조씨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한항공 직원들과 이들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미디어SR이 현장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직원들은 대한항공 내부의 갑질 근절을 위해서는 총수 일가의 퇴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가면을 쓰고 집회에 참여한 대한항공 기장 A씨는 미디어SR에 “조씨 일가가 지금까지 했던 만행들을 모두 알고 있다. 터질 게 터졌다는 생각이 든다. 조씨 일가의 퇴진을 원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장 B씨는 대한항공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B씨는 “회사는 윤리경영과 책임경영에 대해 항상 말했다. 그렇지만 막상 본인(조씨 일가)들은 윤리적인 행위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조종사, 승무원 등은 항상 책임 있는 자세로 일을 했다. 또 오너들에게 윤리경영,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지만 ‘갑질 태도’가 이어졌기에 이런 집회까지 열게 된 것”이라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책임을 요구하기 전 오너들부터 잘 했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자신을 대한항공 직원이라 밝힌 C씨는 “대한항공에서 이해할 수 없는 형태로 의사결정이 이뤄질 떄가 많다. 이는 권력이 조씨 일가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조씨 일가에게 벌벌 떨고 있다. 이런 문화 속에서 갑질이 일어나는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조씨 일가의 퇴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직원들이 함께 만든 이윤을 부당하게 오너 일가가 가져갔다고 강조했다. C씨는 “직원들이 함께 회사의 이익을 창출했으면 직원들과 제대로 나눠야 하는데 밀수 등으로 부당하게 자산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피켓을 들고 있는 시위 참여자들. 구혜정 기자

집회에 참여한 일부 직원들은 “겁이 난다”고 말했다. 사측의 명령으로 집회에 참여한 직원들을 축출해 추후 불이익을 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 직원들을 ‘채증’하는 인원들이 있다는 제보들이 빗발쳤다. 인터뷰를 거절하는 직원들도 많았다.

기장 A씨는 “지금 대한항공에서 직원들을 감시하기 위해 몇 명 사측 인원을 보낸 것으로 안다. 대한항공은 이렇게 노무관리를 하는데, 이렇게 회사에 반하는 직원들을 골라내 부당한 인사를 한다”고 말했다.

기장 B씨는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사측 인원 10명이 이곳에 나와 있다. 이런 사람들이 ‘인사 리스트’를 만들어 추후 인사고과에 나쁜 평가를 준다. 조종사 같은 전문직은 그나마 괜찮지만 승무원 등 서비스직 분들은 불이익을 많이 받을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현장 집회에 참여한 직원들은 대한항공을 사랑한다고 외쳤다. “대한항공, 사랑한다! 자랑스런 대한항공!” 회사를 사랑하기 때문에, 대한항공이 잘못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는 것.

미디어SR과 인터뷰한 대한항공 직원은 “대한항공이 잘못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자랑스러운 대한항공을 만드는 것이다. 시민들이 대한항공을 봤을 때, ‘우리 국적기’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대한항공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는 함께해준 시민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건넸다. "자신의 일이 아님에도 함께해준 시민들께 감사의 말씀을 보낸다. 그만큼 한국 사회가 성숙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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