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블록체인의 551만7596번째 블록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 수놓아졌다. 이로써 65년의 전쟁의 끝을 알린 기록은 영원히 변조되지 않고 보존된다.

28일 오전 개발자 류기혁(27) 씨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판문점 선언을 기록했다. 류 씨는 미디어SR에 "대한민국 개발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 뿐"이라며 "불변성, 영원성이 보장되는 블록체인에 한반도의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록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이더스캔 캡쳐

블록체인(Blockchain)은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거래의 정보를 암호화해 분산 저장하는 디지털 거래 장부다. 각각의 거래 내용이 담긴 블록이 체인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블록체인이라 불린다. 흔히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구동기술이라 알려졌지만, 블록체인의 참면모는 이번 판문점 선언의 기록에서 보여진 것처럼 정보가 영구적으로, 불변의 상태로 기록된다는 것이다.

류기혁 씨가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판문점 선언을 기록한 방법은 간단하다. 류 씨는 자신에게 0 이더리움을 송금하는 거래를 만들며, 거래 정보에 판문점 선언 전문을 넣었다. 은행에서 돈을 이체할 때 '비고'란에 글을 새겨넣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이 글은 전 세계 이더리움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에게 공개되고, 위/변조할 수 없다.

이더리움 거래내역을 조회하는 사이트 이더스캔(www.etherscan.io)에서 거래값(Txhash)으로 ‘0xe4ee15d3f63db8464a649e3237ed83e930f9b3e40e842537a626745d1c96553c’을 입력하면 두 지갑 주소 간에 0이더를 보낸 거래가 나온다. 이 거래에 16수로 기록된 입력데이터(Input Data)를 문자로 변환(Convert to UTF8)하면 판문점 선언 전문이 나온다.   

위 그림의 아래 쪽에 위치한 '문자로 변환(Convert to UTF8)' 버튼을 누르면, 16진수로 기록된 데이터가 판문점 선언 전문으로 바뀐다. 이더스캔 캡쳐

류 씨는 "국내에서는 암호화폐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로 블록체인의 기능의 이점보다는 가격 변동성과 투기만 비춰지는 것 같았다"며 "이번 판문점 선언 기록으로 블록체인의 데이터 불변성과 영원성이 사회에 알려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류기혁 씨는 영문으로 된 판문점 선언문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록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말했듯, 전 세계인들에게 선물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판문점 선언 영문판의 이더리움 트랜잭션 거래값(Txhash)은 ‘0xf56d81301da93f71368ad7f8d605648d77be6edb13e8875cf3e5906f38d1b548’이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록된 판문점 선언 영문판. 이더스캔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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