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경제,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답한다
위기의 한국경제,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답한다
  • 고대권 코스리 대표
  • 승인 2018.04.25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찬 교수
김기찬 교수

현재의 한국은 한 치 앞을 전망하기 힘들다. 수년 전의 한국은 먼 옛날에 존재했던 나라처럼 낯설다. 해묵고 낡은, 그래서 새로운 시대가 받아들이기 힘든 관념들은 수정되거나 폐기될 상황에 놓여있다. 

그렇다면, 과거의 것들을 대체할 새로운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경제분과의장인 김기찬 교수(가톨릭대 경영학부)는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으로 현재의 시대정신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 한국의 산업과 성장이 중간소득의 함정에 빠졌다. 

 지금까지의 성장 방식이 한계에 직면했다. 이제 바꿔야 한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1만불, 2만불 가량이던 시대엔 장비나 시설에 대한 투자를 통해 성장을 이루었다. 장비 투자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인데, 3만불 시대엔 이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 

-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인가?
3만불 시대엔 경쟁자가 바뀐다. 싸게 만드는 사람들은 더 이상 우리의 경쟁 상대가 아니다. 이젠 다르게 만드는 이들이 경쟁자다. 다르게 만든다는 것은 아이디어와 가치를 만든다는 의미이다. 이건 장비투자로 극복되지 않는다. 사람이 해야 할 일이니,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 현재 한국 경제는 기계와 장비가 주체인 시대에서 사람과 아이디어가 중심인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이 흐름을 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당장 눈앞에 있는 사양 산업들이 있다.

사양산업도 역사가 있다. 1960년대에는 탄광이 최고의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70년대는 건설현장이었다. 지금 이 산업들은 더 이상 ‘최고’가 아니다. 앞으로 잘 나갈 기업이나 산업은 어떤 곳인가라는 관점에서 현재를 바라보자. 사양산업의 공통점은 결국 원가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것인데, 우리가 원가를 아무리 싸게 하더라도 중국을 이기긴 힘들다. 체질이 바뀌어야 한다. 

-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추구하는 체질의 변화는 무엇인가?
원가 경쟁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가치의 싸움을 할 수 있는 기업으로의 변화이다. 과거의 R&D는 장비구입이었다. 이제는 사람을 키우는데 써야 한다. 사람을 키우면 혁신이 발생하고 그 성과가 나타난다.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중소기업들을 눈여겨봐야 한다. 아직 큰 회사들은 가격으로 싸우는 경향이 있다. 신제품과 혁신으로 싸우며 자기만의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희망이 있다. 

-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은 사람에 대한 투자가 혁신을 만들고, 이 혁신이 기업의 성과가 되는 선순환을 강조하고 있다. 낙관적이거나 이상적이지 않나?

기업 경영의 역사를 기업과 사람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보면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은 이상이 아니다. 당면한 현실이다. 기업이 직원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첫 번째 관점은 직원을 통해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지(profitability)였다. 그 후엔 직원에게 충분한 보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생존할 수 있는지(returnability)가 화두였다. 현재는 직원과 회사가 함께 지속가능할 수 있는지(sustainability)가 화두다.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은 지속가능경영과 만난다.

-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은 단순한 경영전략으로 보기엔 근본적인 무엇을 함축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의 일은 철학에 의존한다. 이걸 간과하면 안 된다. 사람들은 같은 일을 두고 공평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 반대라고 보기도 한다. 철학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기업과 사람이 50대 50의 분배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이게 안정적일까? 아니다, 가장 불안정하다. 안정적인 상태는 사업자는 더 주고, 직원은 더 열심히 일하는 상태이다. 성과공유제 같은 실험적인 제도들이 잘 정착되어야 한다.

-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기업철학의 근간이 된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도덕적 해이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도덕적으로 발생하는 허점들이 기업의 고도화를 가로막는다. 과거의 경영자들은 이 문제를 주인의식의 부재라고 쉽게 결론내렸다. 그러나 주인의식은 강요로 생기지 않는다.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잘 정착된다면, 직원과 기업은 일종의 팬덤 관계가 된다. 킹덤이 아닌 팬덤으로의 전환이다.  직원에게 공감해주고, 사람을 키우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직원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공평해져야 한다. 이런 것들이 자리잡으면 사람의 마음이 움직인다. 우리는 그런 사례들을 발굴하고 공유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가의 철학을 바꿔야 한다. 명령중심의 경영구조도 함께 바꿔야 한다. 

- 이미 각 국가들의 사람중심 기업가정신 지수를 측정하고 발표하는 등 상당한 활동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한국에서는 어떤 계획이 있나? 최근에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에 대한 신간도 출판했는데?

신간 도서에 참여했던 교수들이 함께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발전시키고 있다. 국제적으로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은 이미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한국에서도 콘퍼런스 등을 통해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을 화두로 제시할 계획이다.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의 적용사례들을 수집하고 분석하면서, 동시에 기업인들의 경영철학을 바꾸기 위한 포럼 등을 조직할 계획이다.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을 적용한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높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지 등에 대한 연구도 해볼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